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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알페온

알페온의 타이어 가격에 대한 설계자의 한마디


얼마전 알페온의 타이어에 대한 뉴스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알페온에 달린 18, 19인치 외국 브랜드의 타이어가 너무 비싸고 물량이 없다는게 그 기사의 내용이었습니다.


휠/타이어 설계팀에서 알페온을 담당했던 설계담당자로서 알페온 타이어대해 간단하게 한마디 해 볼까 합니다.



알페온 3.0에는 미쉐린의 P235/50R18 Pilot HX MXM4 타이어와 굿이어의 P245/40R19 Eagle RS-A 타이어가 들어갑니다. 굿이어와 미쉐린 모두 타이어 업계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죠. 그만큼 가격이 비싼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돼서 한 번 들여오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싼 그런 타이어를 굳이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은 잘 없거든요. 싼 타이어는 싼티가 나고, 비싼 타이어는 제값을 하기 마련입니다. 알페온이 필요로 하는 성능을 맞출 수 있는 타이어는 저렇게 비싼 것들 밖에 없더란 말이죠.


가격에 대해 한가지 더 말씀드릴 점이 또 있습니다. 저희 회사 뿐 아니라 경쟁사도 마찬가지인데, 타이어는 자동차회사의 A/S망을 통해 판매되지 않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부품은 부품회사가 만든 물건을 자동차회사가 구매해서 "순정품" 딱지를 붙인 후 자동차회사의 A/S망을 통해 판매하지만, 타이어는 타이어회사 자체 판매망을 통해 판매를 합니다.

즉 타이어회사가 자기 물건을 자기 마음대로 가격을 매겨 판매를 하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 자동차회사는 관여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타이어을 등한시"한다거나 "부품으로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업계의 관행이고, 자동차회사와 타이어회사와의 계약에 따른 결과이고, 다른 차종, 다른 경쟁사들 모두 기본적으로는 같은 상황입니다.
알페온 뿐 아니라 경쟁사의 어떤 차든 간에 그 차에 맞는 타이어는 자동차회사가 아닌 타이어회사가 파는 물건을 사야 하고, 그 가격은 판매자인 타이어회사가 정한다는 것이죠.


저희 회사에서 책임질 수 없는 애프터마켓의 타이어 가격으로 억울한 비난에다가, 이전에는 싸구려 타이어만 달아준다, 타이어 성능이 별로다라는 소비자분들의 불만이 많았었는데, 이젠 또 타이어가 비싸다고 그러니...

미쉐린 18인치 타이어때문에 쏟아부었던 피땀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새삼 인생의 씁쓸함을 곱씹고 있는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