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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전설이라 불린 레이서 - 아일톤세나 [4] '무한경쟁'


전설이라 불린 레이서 - 아일톤세나 [4] '무한경쟁'


안녕하세요 위저드아이언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스팔트에서 후끈후끈 열이 올라오고, 땡볕을 걸어다니니 숨도 헉헉 막히는군요. 아무래도 살좀 빼야할 것 같습니다 -_-;;;; 이런 더운날 거리를 걷다보면 문득, 서킷에서의 레이싱을 떠오릅니다.

에어컨도 없는 머신안에서, 바람도 통하지 않는 레이싱 수트를 입고, 가만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느는 날씨속에서, 등위에는 타는한 엔진열기와 싸워가며, 두 시간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고, 300km/h 로 달리다니요. 레이서가 편한 직종이 아닌건 확실합니다. -_-;;;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티비로 편하게 볼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구요.

                  더운 여름에 에어컨 없이 두툼한 긴팔옷을 입고 앉아있다니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모든 드라이버 본인들이 안에서 타오르는 열기와 싸우고 있는 여름시즌, 이번 이야기의 두 주인공 프로스트와 세나간 경쟁도 요즘 불볕더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불타올랐습니다.

세나와 프로스트의 불꽃튀는 경쟁도 1989년 정점에 다다릅니다. [1989년 산마리노 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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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같은 시즌을 한팀에서 보낸 1989년은 물론이고, 프로스트가 페라리로 이적한 90년, 91년 4년동안 두 선수는 관중을 열광케 할 명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흡사 한명이 카운터를 날리면 다른 한편이 다시 카운터를 날리는 그야말로 난타전 양상이었는데, 그렇게 싸우고도 어느 하나 물러설 기색이 없으니 계속되는 시즌은 그야말로 흥미 진진할 수 밖에요.

 특별했던 점은 두 드라이버의 기질차이었는데, 브라질리언인 세나는 브라질리언 특유의 열정적인 드라이빙으로 프로스트를 압박하고, 프로스트는 냉정한 계산으로 정면승부를 하여 시즌내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팽팽한 경기를 펼친 점이었습니다.때문에 이 4년간, 거의 모든 팬들은 세나 혹은 프로스트편으로 양분되어 두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았지요.

 게다가 매년 이벤트처럼 둘은 기가막힌 타이밍에 사고를 일으켜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지요. 간단히 소개해 볼까요?

 89년 시즌 초 산마리노 GP에서 프로스트를 백업하라는 팀오더를 무시하고 프로스트를 따돌려 세나가 팀을 엿먹여 버립니다. 우승에 목말라있는데 팀오더 따위가 중요했을까요?  때문에 바로 다음 경기에서 프로스트는 멕라렌 탈퇴를 선언하고 페라리로 이적을 예고합니다. 그리곤 포루투칼 GP에서 갈길 바쁜 세나를 페.라.리.팀의 만셀이 물먹여 버리죠. 만셀이 세나를 뒤에서 밀어버렸거든요. 결국 세나는 리타이어 고고싱.

  반칙이 선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계속한 만셀은 세나를 리타이어시켜 버립니다. [1989년 포루투칼 GP]

 그리곤 대망의 89년 일본 GP에서 두 사람은 F1 초유의 팀메이트간 컨택으로 사고를 내버립니다. 46랩 15번 시케인에서 충돌한 사고였는데, 프로스트가 선두, 세나가 뒤를 따르고 있던 상황. 인라인으로 코너를 파고드는 세나를 프로스트가 블록하다가 접촉후 두 머신이 서킷에 멈워서게 됩니다.

                  경쟁의 절정에 사고를 내버린 두사람 앞 세나 뒤 프로스트 [1989년 일본 GP]

 사고 후 프로스트는 경기포기, 세나는 고장난 머신으로 경기를 속행하여 결국 1등으로 체커를 받습니다,만....... FIA는 규정위반으로 세나의 1위를 몰수해버리죠.(규정위반 적용기준은 지금도 논란이 되고있습니다) 그로써 세나의 월드챔피언은 굿바이. 이해 우승 트로피는 프로스트가 가져가게 됩니다.

        프로스트에 비해 세나는 경기를 재개하며 분투하지만, 결국 몰수패를 당하고 맙니다. [사고직후 사진]


 90년이요? 똑같은 장소에서 상황이 역전된 둘 사이에 1년전 악몽이 재현됩니다. 팀을 페라리로 옮긴 프로스트, 멕라렌의 세나간 또 사고가 발생하지요. 이번에는 세나가 프로스트를 들이받아버립니다. 이 사고때문에 두 선수 모두 리타이어를 하게 되는데, 프로스트의 월드챔피언은 굿바이, 세나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게 됩니다. 복수전 아닌 복수전이 되어버렸는데, 경기 후 분에 못이긴 프로스트는 세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지요.

                     반복되는 악몽. 세나가 프로스트를 들이받는 장면 [1990년 일본 GP]
 
 89년 90년 스즈카의 경기가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던 이유는, 두 경기 다 시즌 종반의 중요한 시점의 경기라는 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89년의 경우는 세나가 리타이어를 하게 되면 프로스트의 자동 월드챔피언 확정, 90년은 프로스트가 리타이어 하게되면 세나의 자동 월드챔피언 확정의 상황이었거든요. 

 이것 뿐이었겠습니까. 소개해드렸듯 모든 모나코 GP에서는 세나가 전승(88년 제외). 비오는 날 무조건 우승(무슨 식당 이벤트도 아니고 -_-;;;), 프로스트의 컨디션이 좋을때는 프로스트 전승(포디엄), 세나는 올 리타이어.

              무리하게 프로스트와 경쟁할때 유독 세나의 리타이어가 많았습니다. [1990년 스페인 GP]

 두 선수는 엎치락 뒤치락 하며, 때로는 명 승부를, 때로는 각종 루머와 스캔들을 양산하며 F1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립니다.  공교롭게도 전성기 시절의 멕라렌은 혼다의 V10/V12 을 사용한 만큼 일본팬들이 상당히 많았고, 스즈카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많이 진행된지라 특히 일본에서의 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지금도 자료의 대부분이 일본자료들이고, 세나 다큐멘터리, 세나 교향곡(?) 까지 발매되어 지금까지도 일본에서는 상당한 셀러브리티지요.

 브라질에서는요? 
 영웅입니다. 세나의 장례식은 브라질 국장으로 치뤄지고, 세나 재단도 생기고, 국민의 영웅으로 지금도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몇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다음에 보도록 하고 잠깐 이야기가 샜네요. 결국 최종 결과는 어땠을까요? 

둘의 진검승부가 이루어진 기간동안의 상대전적을 보면 5년간 세나가 3번의, 프로스트가 2번의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가며, 세나의 판정승으로 끝나게 됩니다. 93년을 끝으로 프로스트가 은퇴를 하는 바람에 둘의 경쟁은 여기서 끝나게 되지만, 비슷한 조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점, FIA가 비유럽계인 세나에게 약간의 디스어드밴티지(비공식적인 내용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만)가 있었던 점등으로 미루어 봤을때 감히 세나가 천재 드라이버 라는 점에는 많은 팬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두 드라이버의 최종 결과는 세나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게 됩니다. 환호하는 세나 [1990년 시즌중]

단 프로스트가 역시 희대의 레이서라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요. 두 레이서가 정면 승부를 펼쳤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고, 둘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멕라렌의 15전 14승같은 믿기 힘든 기록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세나 사망후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프로스트와 세나간에는 경쟁을 넘은 모종의 존경감 같은게 있었다고 전해지고, 실제 세나의 사망에 가장 프로스트가 가장 마음아파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두 레이서가 정신없이 치고박고 혈전을 벌이고 있을때, 저 멀리서 유유히 또하나의 천재 레이서 마이클 슈마허 (미하엘 슈마허)가 등장하며 또 다른 파란을 예고합니다.

이상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gavkiwi.blogspot.com
http://www.f1fanatic.co.uk
http://motorhistoria.blogspot.com
http://nomundodavelocidade.blogspot.com
http://www.f1-grandprixhistory.net/Senna.html
http://www.independent.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