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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甲 놀라운 도로들, 부산편


경사도甲 놀라운 도로들, 부산편


안녕하세요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입니다.

부산은 바다로도 유명하지만, 운전자들에게 난이도 높은 도로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부산에 자주 가는 편인데, 지금과 같은 바캉스시즌이 되면 해운대 근처만 해도
각지에서 몰려드는 차량에, 한정된 도로 공간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정체가 되곤 하지요. 

저번 바캉스 시즌,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넘어가는 약 5km 정도의 도로에서 엄청난 정체를 경험하고
(한 두어시간 걸렸던것 같습니다) 그 말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여느 관광지와 같이 해운대도 여름만 되면 밀려드는 차량에 극심한 정체가 일어납니다.
 

이유 중 하나가 부산엔 산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평지가 부족하고 때문에 도로를 위한 공간도 넉넉하지 못하여
좁고, 가파르고, 복잡한 도로들이 거미줄처럼 엉켜있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특히 도로의 경사도는 다른곳에서 찾기 힘든 난이도를 자랑하는데요. 
'드라이브 마스터' 코스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가파른 도로들이 있다고 합니다. 
수동차량이 많았던 시절, 시동꺼짐에 대한 공포는 둘째치고,  
베테랑 운전자들 조차 방심하면 1미터씩 뒤로 밀리는건 예사라 
많은 운전자들이 진땀을 흘렸다고 하네요.

결국 열악한 교통환경이 거꾸로 운전자에게 약이 돼서, 
베스트 드라이버 양산지 '부산' 이란 농담아닌 농담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

                               부산에서 이정도 언덕은 경사로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군요.

PT 연구소에서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도 높다높다 하길래 엔진제어 개발팀에서 직접 보기위해 부산까지 갔다가 
예상도 못한 기울기의 언덕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 방문때 저도 그 전설의 현장을 찾아가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전해들은 이야기는 부산에 30도 이상의 경사진 동네가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지인한테 확인한 바로는 가능성 있는곳이 두 세곳 정도 있었는데, 수정동과 반여동 그리고 남부민동이었습니다. 
이 동네들의 공통점은 산자락에 있으며, 새로이 개발된 곳이 아닌 6.25 때부터
난개발이 이루어진 동네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로 난개발로 산을 깎아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어지롭네요

'뭔가 엄청난 도로가 있다'라고 직감하고는
백문이 불여일견. 바로 수정동으로 고고고 해보았습니다.

지도에서 확인해보니, 수정동은 부산의 중심부인 부산역 - 부산항 바로앞에 자리잡은 동네였습니다.
산능선에 공원도 있고해서 경치도 좋을것 같아보였는데. 빙고. 역시 예상대로였습니다.
중앙공원에 올라보니 부산항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최근 여러가지 사건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도의 한진중공업 조선소도 저 멀리 보이는군요. 

                                  부산 중앙공원에서 내려다본 부산의 전경입니다.

                  저 멀리 한진조선소의 배가 보이는군요. 산 중턱 아파트들도 보이시나요? 두둥 

앗차 풍경을 감상하러 온게 아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오르락 내리락 산복도로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내려가다 잠시, 놀라운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도로 밑에서부터 산(!)을 오르는 시내버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으로 봐도 경사가 꽤 되던데, 운전기사분이 익숙한듯 코너를 돌아나가더군요.

심지어는 잠시 멈추었다가 출발하기도 하는 경이로운 운전실력을 선사했습니다. 
순간을 놓칠 수 없어 연속사진으로 차라락 담아봤습니다.



     뒷부분이 쓸릴듯 말듯 하며 오르는 시내버스는 보는이를 내내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습니다 -_-;;;

하지만 뭔가 부족한 듯 하죠?
버스가 오르내리는건 놀랍지만, 서울에도 이정도 경사는 쉽게 찾을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반여동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가는길에 잠깐 들른 산복도로. 
저 멀리 보이는 반여동은 뭔가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안개때매 흐릿하지만 앞의 사진과는 차원이 다른 높이를 보여주는 반여동의 전경

헉. 언덕으로 되어있는 반여동 저 멀리, 한참은 올라가야 다을법한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무슨 미지의 세계 입구에 서있는거 마냥 가슴이 두근반 서근반 하더군요.
꼭대기쪽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머리를 들어 처다보니 구름도 살짝 걸쳐있어 신*-_-*박함 마져 느졌습니다.

잠깐 내려 앞으로 올라갈 곳을 처다봤습니다. 이미 한참 올라온 참인데 심상치 않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놀라움의 연속.
산 중턱에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마도 후문인듯 한데, 이미 경사가 후덜덜 합니다.


                    이미 20도는 가뿐하게 넘어보이는 경사로.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등산(?)을 계속한 후 결국 소문만 무성했던 죽음의 경사로를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동부지검 앞 도로만 해도 이미 20도는 훌쩍 넘기는 경사인것 같았는데, 
이 골목길은 30도가 넘는것 같았습니다.


   파노라마 기능이 없어서 좌측 우측을 나눠 담아봤습니다. 눈이 안와서 천만 다행일법한 언덕이네요 -_-;;;

보이시나요 저 경사가?
장난삼아 동그란 돌을 굴려봤는데, 한참을 내려간 후 저 멀리서 멈추는 장면을 연출하더군요.
축구공이라면 잡기는 고사하고 갈수록 빨라질 듯한 미친듯한 경사였습니다 -_-;;;;

입구가 바리케이트로 막혀있길래 의아했는데,
지나가는분 말로는 비나 눈이오면 위험해서 저렇게 막아놓는다고 합니다.
이러니 운전자들이 진땀을 뺐을 수 밖에요.

게다가 언덕 정상에서 바라본 시가지는 마치 산에서 아래를 내려보는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이런곳에 사람이 산다든 것 자체도 대단한데, 아무렇지 않게 차가 다는 걸 보고
한번 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네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시가지 전경.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마을버스도 다니는것 같던데 벌어지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_@
 
제어개발팀에서 이곳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소문이 실감나게 다가오며,
베스트 드라이버 양산지라는 말이 틀지지 않음을 눈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상 입벌어진 토비토커 위저드 아이언이었습니다.


※ 본문의 반여동은 'jadepower' 님에 의해 재송동임이 확인되었습니다 ^^
     'ㅡㅡ' 님의 지적대로 30도 -> 30% 가 맞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