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시죠?
터키에서는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라고 표현되기도 하고 커피를 주로 생산하는 Bean Belt 의 열악한 환경과 다국적 기업의 폭리를 빗대어 "악마의 눈물" 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교역량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피는 대중화 되고 있네요.
조금 있으면 우리 회사에도 메이저 커피숍이 입점을 할 예정인데 요즘은 정말 커피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동네마다 커피숍이 오픈을 하고 성업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로 유명한 도시는 어디일까요?
물론 대한민국에서 커피숍이 제일 많은 동네는 당연히 서울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커피 하면 떠오르는 동네는 바로 강릉입니다.
그리고 강릉의 커피 하면 생각나는 곳이 이번에 소개해 드릴 "보헤미안"과 "테라로사"입니다.
다음 기회에 테라로사를 소개할 시간을 한번 갖기로 하고 오늘은 보헤미안에 집중하겠습니다.
베네치아에는 "카페 플로리안"이 있고, 프랑스에는 "카페 프로코프"가, 그리고 로마에는 "카페 그레코"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카페 보헤미안"이 있습니다.
2000년 처음 조용한 바닷가 풍경이 좋아서 정착했다는 강릉에서 커피맛은 오로지 정성이라는 신념으로 지금도 직접 모든 커피를 핸드드립하고 계시는 모습에서 장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일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저기 저 앞에 작게 보이는 P 를 못봤습니다.
그래서 저기 넓은 공터에 주차를 했는데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었네요.
1주일 7일 중 3일 쉬는 커피숍 보셨나요?
이것이 오래도록 커피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박이추 선생님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가게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곳이 커피를 내리고 각종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입니다.
일요일 오전 9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우리 말고도 혼자 이 먼곳을 찾아오는 매니아들이 많았습니다.
커피숍 내부는 사진에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좁은 공간에서 주중에는 100~150명 주말에는 300여명의 손님들이 방문한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이곳이 강릉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려고 한장 찍었습니다. 저 멀리 바다 보이시죠? 비가 와서 잘 안보이긴 하겠지만 눈 크게 뜨고 보세요.
"바다로 간 커피" 이 문구가 바로 이곳 보헤미안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들어보셨나요?
평소에는 박이추 선생님이 이곳에서 로스팅을 하고 계십니다.
그러다 주방에서 준비가 되어서 부르면 바로 나오셔서 핸드드립을 하십니다.
이렇게 말이죠.
저는 모든 커피를 직접 내리실까 의심이 되었지만 모든 커피를 직접 다 내리신다고 하고 사진도 찍어 왔으니 맞겠죠?
TV에서 나왔던 이야기인데 박이추 선생님이 커피 내리실 때 주전자를 쿵 하고 내려 놓으시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냐고 특별한 대답을 기대하며 물어본 기자에게 박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힘들어서... 라고 하셨다네요.
이렇게 24년동안 반복된 과정이 조금은 육체적으로 무리가 아닌가 생각되더라구요. 그것이 일주일에 3일을 쉬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이 강릉의 또 다른 커피 맛집인 테라로사와 정책적으로 다른 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어느 방법이 더 좋은지는 저도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암튼 덕분에 우리는 장인이 내려주는 맛있는 커피를 이렇게 받아서 맛있게 마시고 왔습니다.
보헤미안을 방문하게 된 동기는 집사람과 집사람 친구들의 강릉 나들이에 운전기사로 선발이 되어서 함께 가이드 겸 운전기사를 하게 되었는데 전날 도착해서 TV를 보는데 바리스타에 관한 다큐(KBS다큐시대 '커피 빚는 사람들, 바리스타')를 하면서 보헤미안과 테라로사가 나오더라구요.
가게 이름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전에 가 봤던 곳이라 두곳 다 어딘지 금방 알게 되었고 거기서 박이추 선생님이 인터뷰 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투가 조금 어눌한 것이 영락없는 김성근 감독님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재일교포 2세였는데 아닌게 아니라 김성근 감독님과 많은 부분이 닯으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50ml 커피를 24년동안 손수 내리신 박이추 선생님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계실까요?
1. 신선하고, 맛있고, 몸에 좋은 커피로 안심하고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콩을 볶고 있습니다.
2. 보통 커피를 추출한다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생각 하지만, 양질의 콩을 사용한다면 누구라도 간단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그때 거품이 방울방울 생겨나서 마치 호빵같이 부풀어 오르고
커피가 식어도 색이 탁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서 뽑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대한민국 바리스타 1세대 박이추 선생님이 직접 내리신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보헤미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시간 되시거나 강릉 가시는 분들은 한번 들러서 장인이 내린 커피맛이 어떤지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그냥 끝내면 재미없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커피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
>> 팁(tip)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옛날 런던 커피하우스로 거슬러간다. 당시 이 곳에서는 눈에 잘 뛰는 곳에 청동으로 만든 상자에 “"To Insure Promptness(신속 서비스 보장을 위해)"이라는 글귀를 새겨 두어 손님들로 하여금 효과적인 서비스에 대해 약간의 대가를 내도록 했다. 그 결과 머릿글자 TIP이 새로운 용어로 탄생했다고 한다.(이에는 비슷한 여러 설이 있음)
>> 10월 1일은 일본에서 공식적인 커피의 날(Coffee Day)이다.
>> '라떼(Latte)'라는 말는 이탈리아어로 우유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태리에서 ‘라떼’주문하면 우유 한 잔이 나온다.
>> 16세기 터키 여성들은 남편이 집안의 커피 단지를 잘 관리하지 못했을 때 남편과 이혼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1727년 파리에서 밀수되어 들어온 커피 모종으로 경작을 시작했다.
>> 바하는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라는 아리아를 작곡했다. 가사에는 커피를“수천 번의 입맞춤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좋은 포도주보다도 더 순하다.”라는 내용이 있다.
>> 커피 가공회사들은 커피에서 제거한 카페인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제약회사에 판매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