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랙스 제주도 시승기 1편 - 주행성능 및 연비
안녕하세요 더플린보이 입니다. 지난 2월 20일, 한국지엠은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글로벌 소형 SUV인 쉐보레 트랙스를 출시하였습니다. 공개된 가격 때문에 검색어 탑에 랭크되는 등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그만큼 자동차 매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던 차였던 것 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21일부터 22까지 쉐보레 트랙스 시승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요. 하루종일 쉬지 않고 트랙스를 타고 제주도 구석구석을 달려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1.4L 터보엔진을 장착한 트랙스의 주행성능은 어떠할지 시승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9시 제주도에 도착하니 전날과는 반대로 날씨가 아주 좋았으며
공항 주차장에는 이미 28대의 다양한 색상의 시승차들이 예열하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승코스는 제주도 공항부터 섭지코지까지의 약70km의 구간이었는데요. 초반 시내 구간부터 출발하여 후반엔 오르막길과 고속주행까지 트랙스의 실제 주행성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코스로 구성되었습니다.
모든 시승차는 최상위트림인 LTZ였으며, 제가 배정받은 차의 색상은 바로 샌디 비치 브라운 칼라로 채도가 높지 않아 세련되면서도 가벼워 보이지 않는 색상입니다.
사진을 통해 많이 봐왔지만 도로위에서 실제로 만나본 외관 디자인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형 SUV답게 콤팩트한 크기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았으며 제법 단단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입니다.
트랙스의 디자인에 관한 점은 추후에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랙스에 대한 가장 큰 관심은 오직 새로 출시된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차세대 Gen2 트랜스미션의 궁합이었기 때문입니다.
엔진 후드를 열어보니 엔진 룸 아래쪽에 오늘의 주인공 1.4 터보 엔진이 숨어 있습니다. SUV에 탑재되니 상대적으로 왠지 더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바로 요 터빈 덕분에 트랙스에 적용된 1.4L 가솔린 터보엔진은 140마력에 20.4kg의 토크를 뽑아냅니다. 1.4 터보 엔진은 스펙상으로 보면 그 마력이 1.6L~1.8L 가솔린 엔진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토크는 무려 2.0L 엔진과 맞먹습니다. (말리부 2.0 보다 최대토크가 높군요...-_-;;;)
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차이점은 바로 최대 토크 밴드. 일반 가솔린 엔진의 경우 평균 4,500rpm 이상까지 올려야 최대 토크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랙스에 탑재된 1.4터보 엔진은 가솔린 2,000cc와 맞먹는 토크를 단지 1,850rpm부터 4,900rpm까지 플랫하게 뽑아냅니다.
따라서 디젤 엔진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영역 대에서 엔진의 힘을 100%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드디어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링 중인 트랙스에 탑승합니다. 첫인상은 역시 정숙함이 뛰어나다라는 점. 디젤 특유의 진동까지 생각하면 안락함은 더욱 돋보이게 됩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그동안 제 역할을 못 해주었던 마이링크가 드디어 제 모습을 찾았다는 것. 브링고(BringGo)라는 앱으로 스마트 폰을 통한 네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제주도 맵에 조금 더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일 뿐 기능상에 다른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출발 후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주니 1,370kg 무게의 트랙스를 가볍게 움직여 줍니다. 중 저속 가속시의 반응은 좋으며 아직까진 정숙함을 유지 할 뿐입니다.
일단 시내 구간의 주행소감은 합격입니다. 정숙하고 변속도 빠르고 부드러웠으며 트랙스를 부담없이 움직여 주었습니다.
전고가 높은 SUV답게 시야가 좋아 운전이 편안하고 시트 포지션이 그리 높지 않아서 누구나 타고 내리기에도 부담이 없다는 점은 여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장점일 것 같습니다.
잠깐 트랙스의 디자인에 대해 말해 본다면... 일반적으로 이렇게 작은 크기의 SUV는 껑충해 보이기 쉬운데... 트랙스의 뒷모습은 볼륨감 있는 테일게이트와 낮게 깔린 테일램프 덕분에 무게감 있으면서도 넓어 보여 상당히 안정감 있는 느낌입니다.
따라서 제원상으로는 분명히 작은 차이지만 절대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시내구간을 빠져나간 후 어느 정도 정체가 풀리고 뻥 뚫린 도로가 나오자 오른발에 과감하게 힘을 줘 봅니다. 급가속 하면 엔진음이 실내로 침투해 옵니다만, 금세 원하는 속도까지 올려 주기 때문에 답답함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경사가 꽤 되는 오르막에서도 잘 치고 나갑니다. 가속되는 느낌을 굳이 비교하자면 크루즈 1.8L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시속 100km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약 2,000rpm
그리고 130km 구간에서의 회전수는 3,500rpm. 아무래도 디젤보다는 가속감이 떨어집니다만 그래도 터보 엔진이라 저속부터 일반 가솔린 보다 뛰어난 가속성능을 보여줍니다. 가장 가속감이 좋은 구간은 2,000~4,000rpm이며 일상 주행시에는 3,000rpm 내에서 대부분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하체는 단단하면서도 편안합니다. 급코너에서도 일반 SUV에 비해 롤이 심하지 않았고 핸들링도 SUV답지 않게 민첩하여 마치 일반 해치백을 타는 느낌입니다. 뒷좌석의 승차감도 나쁘지 않아서 2시간 넘게 뒤에 앉아 있었지만, 승용차를 타는 듯 전혀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SUV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에 승용차를 몰고 있는 것에 가까운 느낌. 이 점이 바로 트랙스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요?
트랙스에 탑재된 신형 Gen2 6단 변속기는 연비 위주로 세팅되어 있는 듯합니다. 가속을 시작하면 바쁘게 변속을 하며 금세 고단 기어로 올라가 버리는데 이때 수동모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언제라도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였습니다.
공인 연비는 신연비 기준으로 12.2km/L. 시험 삼아 급가속을 반복한 시내 구간에서는 10km/L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100km의 항속주행시에는 고속도로 공인 연비인 14.1km를 넘는 연비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시승 소감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1.4L 터보 엔진은 일반 가솔린 엔진과는 다르게 최대토크 밴드가 초반 실용 구간에 집중되어 있어 일상적인 주행에 최적화되어 답답하지 않고 편안함. 터보 엔진이라고 해서 고성능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일반 1.8L 가솔린 이상의 엔진을 충분히 대체 가능한 잠재력. 급 가속시엔 엔진 소음이 약간 있는 편. 부담 없는 크기의 SUV, 작은 차체 덕분에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였으며 주차시에도 부담이 없음. 적용된 Gen2 트랜스미션은 연비 위주의 변속 세팅이지만 수동모드로 충분히 스포티한 주행 가능.
1.4 터보 엔진 자체의 가격을 따져 본다면 일반 가솔린 엔진 보다는 약 100만원 정도 비싸고 반대로 디젤 모델 보다는 약 100만원 정도 저렴 할 것입니다. 엔진 성능을 봐도 디젤 엔진 보다는 토크가 떨어지지만 일반 가솔린 모델 보다는 잘 나가죠. 출시와 동시에 가격에 대한 논란도 많고 결국 차에 대한 판단은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환영할 만한 점은 준중형 가솔린 세단이나 디젤 SUV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한가지 더 생겼다는 점 입니다. 다음시간에는 쉐보레 트랙스의 디자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더플린보이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