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톡 블로그로 쉽게 배우는 MBA
한국지엠 블로그를 사랑하시는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게으른 곰에게 밀리고 있는 오랜만에 인사하는 어른곰™입니다. 개인적으로 불혹의 나이가 다 되어 공부를 더 하라는 혹하는 유혹에 넘어가 국내 대학에서 MBA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홍보팀 부장님은 토비토커 하나를 잃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왜 저는 떠날 생각도 하지 않는데 부장님은 절 보내려고 하시는 걸까요? 위기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제가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에 대해서 이 블로그를 통해 자동차 회사의 상황과 비교해가며 소개해 볼까 합니다.
그동안 경제, 경영, 회계 이런 단어들은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40여 년을 살다가 이제 살짝 공부를 해보니 재미있고 흥미 있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blog MBA 시리즈를 시작해 봅니다.
평상시 MBA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어떤 것들을 공부하는지 간접 체험하시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리 공부 잘 하는 학생은 아니지만 복습과 정보 공유 차원에서 무리한 시도를 한 번 해보려 합니다.
첫 시간 다룰 내용은 경제학 시간에 배운 "죄수의 딜레마" 이론입니다. 이 이론이 한국지엠이나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례를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죄수 두 명이 근무태만의 죄명으로 잡혀왔습니다. HR 담당자는 두 명을 각각의 방에 격리하고 이들을 꼬시기 시작합니다.
"만약 순순히 자백을 하면 너의 죄는 없는 것으로 해주겠다. 하지만 너는 자백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자백하면 너는 형량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죄수는 각자 고민하게 됩니다. 둘 다 자백을 하지 않으면 둘 다 행복하게 낮은 형량을 받겠지만 상대방을 믿을 수 없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자백을 하면 입을 다문 나만 독박을 쓰게 됩니다. 간단하게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A는 B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백을 하면 형량이 0년 또는 3년이 됩니다. 자백을 안하면 형량이 5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는 자백을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B도 마찬가지로 자백을 선택하게 되는 확률이 높습니다.
경제학 적인 관점에서는 두 사람 모두의 형량이 제일 적은 양쪽 침묵으로 가는 경우가 맞지만 실제 우리의 생활은 가장 최악인 합이 6년인 경우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론입니다. 공용 수도요금을 내는 주택의 가구당 수도요금이 높게 나오는 경우나 조별 과제에서 아무도 기여를 안하는 현상등이 이러한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른곰은 왜 이런 이론을 한국지엠 블로그에서 설명하고 있을까요? 이와 비슷한 표를 저는 엔지니어링 관련된 곳에서 봤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죄수의 딜레마 이론이 자동차를 만드는데 어떤 비슷한 사례로 적용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A 부품과 B 부품을 조립했더니 gap이 발생을 했습니다. 설계상으로 보면 조립 후에는 gap이 없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gap을 없애기 위해서는 A 부품이 도면을 만족하고 B 부품이 도면을 만족하게 생산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전체 gap을 줄이는데는 한 부품만 변경해도 가능하기 때문에 죄수의 딜레마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제 맘대로 엔지니어의 딜레마라는 이름을 붙여 보겠습니다. 각 부품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는 자신이 맡고 있는 제품의 품질 향상을 안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지 않더라도 다른 부품의 담당자가 개선을 하면 전체적인 결과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죄수의 딜레마 현상과 같이 자동차의 전체 품질은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동차의 품질 문제는 실제 여러가지 부품들의 조합으로 인한 현상이 많고 이런 문제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수 없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여러가지 대책이 있지만 오늘은 위에 죄수의 딜레마의 표와 거의 똑같은 표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표는 제가 품질 문제 해결을 위한 통계학적 접근 방법인 Red-X 라는 tool을 공부할 때 나온 표입니다. A와 B 두 가지 부품이 모두 품질에 영향을 줄 때 과연 어떤 제품을 선택하여 개선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가 즉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가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A 부품과 B 부품을 극단의 값으로 조립하여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의 표와 일치합니다.
이 표를 바탕으로 위와 같은 그래프를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어떤 부품을 좀 더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엔지니어링 판단의 근거는 경제학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지요.
사실 제가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결론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의 원리가 경제학자들의 머리속에서 그리고 책상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 공장에 근무하는 제가 다루는 내용에도 숨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수업 중 이러한 내용이 나오면 하나씩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가끔 무식이 드러나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악플은 삼가해 주신다면 꾸준히 비슷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공부하는 어른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