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8 08:30

강동구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에 간 스파크



유난히 햇빛이 쨍쨍하던 지난 여름 어느 오후날, 

취재 일정을 정하기 위해 강동구다문화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는데요, 센터장님과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어떡하죠? 지금 센터장님이 자리에 안 계신데요” 


수화기 반대편에서 억양은 낯설지만 상냥한 대답이 들려옵니다.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걸겠습니다.”

“네 안녕히 계세요.”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냥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궁금했습니다. 



글·사진ㅣ조숙현



강동구다문화가족센터


수화기 너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분들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이승연(한국식 이름으로 개명)(좌) 님, 

역시 베트남 출신 부이티후에(Bui Thi Hue)(우) 님. 


한국남자와 결혼해 한국에 정착한지 각각 6년, 4년이 된 두 사람은 

강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통역과 

한국어 보조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방문한 날은 오전부터 요리강좌가 있었습니다.

이런 날에는 센터 직원들이 직접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날라야 합니다. 



스파크에 쌀과 김을 싣느라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이전에는 차량 없어 조그마한 행사 진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핮미나 지난해 한국지엠에서 쉐보레 스파크를 기증받으면서

무거운 짐이 있는 행사 준비도 문제가 없습니다.


 

요리강좌는 한 달에 한 번, 한국요리에 익숙지 않은 이주민여성들을 대상으로 열립니다. 메뉴는 주로 국, 찌개, 밥 등 가정에서 써먹을 수 있는 한식을 중심으로 합니다. 한식 요리가 익숙하지 않지만 찌개와 잡채 등의 요리를 배우기 위해 눈을 빛냅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인구는 170만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주민과 다문화가정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바로 이렇게 늘고 있는 결혼이주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국요리강좌 외에도 한국어수업, 부부교육, 부모자녀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인 ‘부부교육’은, 다문화가정 부부가 다른 부부의 의사소통 방식을 보고 배우는 집단 교육입니다. 결혼이주민여성들은 한국에 시집와 바로 임신을 하고 가정에만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적 한계에 따른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이는 그녀들의 삶을 더욱 외롭고 힘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부부교육은 일반적인 한국 부부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인데요. 예를 들어 보자면 예전 한 남편이 이주민 여성 아내에게 “우리 아내! 예뻐 죽겠어!”라고 말해서 아내가 기겁하며 남편을 피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예뻐 죽겠다’는 표현에서 ‘죽겠다’는 것만 알아듣고 깜짝 놀랬던 것인데요. 부부교육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넘치는 애정의 표현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형식입니다. 익숙한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죠? 이주민 여성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부부의 모습이 때로 굉장히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 바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애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자녀 교육문제"



이광진 강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다문화가정에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이들의 자녀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느냐에 관심을 기울이는 거에요. 현재 약 19만 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있다고 추정되거든요. 이 중에서 한국에 처음으로 이주해 온 1세대 결혼이주여성의 자녀는 지금 벌써 군대에 갈 나이에요. 학교도 그렇지만 군대라는 사회 조직에서, 그 자녀들이 만약 차별을 받거나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면, 이들이 갖는 분노는 결국 나라로 향하거든요. 이건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다문화가정센터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이 자녀들을 잘 양육할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에요.

 


사무실 한켠에 있는 부채. 가족이란 글자에 햇살을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예뻐 보였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 자리에서, 부에티와 이승연씨는 여느 한국 직장 막내들처럼 숟가락 젓가락도 살뜰히 챙기고, 선배와 상사들을 위해 물도 떠 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조금 친근해진 것 같아 커피 한 잔 하러 간 자리에서 두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한국으로 결혼해서 이주해 올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혹시 서운했던 경험은 없었는지를요. 


이승연: 처음에 한국으로 왔을 때 당연히 무섭고 용기도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왔는데 베트남에서 왔다고 하면 어른들이 아이구 힘들었겠다, 하시는 거에요. 난 하나도 힘든 거 없었는데? 하면서 그럴 땐 조금 상처받았죠.



부에티후에: 저는 처음에 베트남 친구를 통해서 센터를 알게 됐어요. 베트남 여성들 모임도 있긴 한데 서로 바쁘기도 하고 해서 자주 만나지는 않아요. 그런데 센터에서 한국말도 가르쳐주고. 베트남 여성들이 제일 걱정하는 건 자녀 교육 문제에요. 한국 애들은 집에 와서 엄마! 나 이것 좀 가르쳐 줘! 하면 바로 가르쳐 줄 텐데 저는 그렇게 못 하는 게 제일 걱정돼요.


영화 <완득이>를 보면 다문화가정 자녀 완득이에게 아버지가 이렇게 타이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너희 엄마, 자기 나라에서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무시할 만한 사람이 절대 아니야.” 오늘 만난 이 두 분도 한국어-베트남어 통역을 담당할 만큼 똑똑하고, 낯선 나라로 모험을 올 정도로 용감하고 멋진 여성들이었습니다. 다문화센터에 나란히 세워진 각기 다름 생김새와 모양으로 알록달록한 우산들을 바라 보면서, 조금씩 다를 뿐,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점은 채워주는 센터의 모토를 잠시 떠올렸습니다. 



아직 찬바람이 불기 전이던 맑은 여름 날, 

두 분의 모습이 너무 예뻐 보여서 공원에서 한 장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늘 씩씩하고 건강하게,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한국지엠 차량기증활동


한국지엠은 임직원들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한국지엠한마음재단을 통해 2002년 회사 출범 이후 지금까지 전국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에 총 403대의 차량을 기증했습니다. 기증 차량들은 한국지엠 임직원들이 매월 모은 후원금을 통해 마련된 것으로, 아동, 장애인, 노인, 지역복지, 다문화가정, 노숙인, 자원봉사 등 관련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상담, 교육, 통학, 급식지원, 간병, 병원진료, 봉사활동 등에 필요한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데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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