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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사회공헌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 하늘꿈학교에 간 라보

조숙현의 희망자동차 –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 하늘꿈학교에 간 라보



여러분도 북한을 떠나 천신만고 끝에 대한민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2013년 벌써 2만명을 넘어간 이들은 이제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80년대에는 뉴스에 그 소식이 나올 정도로 낯설었던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시선에도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탈북자라는 딱딱한 단어 대신 새 터전을 찾은 사람들이라는 뜻의 새터민이라는 표현이 자리잡은 것만 봐도 그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경제적, 사회적 기반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정착해야 하는 새터민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특히 가족단위 새터민이 늘면서 청소년들의 교육 문제가 크게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들의 한국사회에 적응과 정착을 돕기 위한 교육지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늘꿈학교는 바로 이러한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입니다. 어느 맑은 날, 맑은 하늘만큼이나 예쁜 이름을 가진 하늘꿈학교를 찾아갔습니다.

글ㅣ 사진 조숙현  



하늘꿈학교




김재영 팀장: "하늘꿈학교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3년 설립된 대안학교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위탁 교육기관이기도 합니다. 보통 새터민 청소년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처음으로 접하는 시설은 하나원입니다. 하나원을 졸업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관 중 하나가 하늘꿈학교입니다. 새터민 청소년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아 많은 학생들이 자원하고 있습니다."


2003년 설립된 하늘꿈학교는 약 220여명(2013년 기준)의 재학생이 있었으며 이중 46%에 달하는 100여명이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학교는 기숙학교 체제로 학생들에게 기숙사와 하루 3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초, 중, 고 과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교육과정에는 제과제빵이나 바리스타 교육 등 직업기술교육도 있어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오케스트라, 독서클럽, 운동회 등 동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늘꿈학교는 얼마 전 13년 동안의 터전을 떠나 성남시 복정동으로 이사했습니다. 이삿짐이 많아 이사업체를 고용하자니 비용 걱정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지엠 한마음재단이 기증한 라보 덕분에 걱정 없이 이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마침 찾아간 날에도 나머지 짐들을 2차로 정리하는데 라보가 동원됐습니다. 




김재영 팀장: "학교에서 짐을 옮길 때나 이동 할 때가 많거든요. 그 때 라보 덕을 정말 많이 봤어요. 13년 동안 묵은 이삿짐이 엄청났는데 라보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어요. 아이들과 같이 외출할 일이 생기거나 장을 보러 갈 때, 그리고 오늘처럼 짐을 옮길 때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주차비 할인 등 경차 혜택도 많아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나머지 이삿짐들을 나르고 난 후에는 역삼동의 한 교회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반찬을 준비해준다고 합니다. 수요일마다 라보도 김재영 팀장과 함께 움직여왔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아이들의 저녁을 책임져 주시는 고마운 교회 어머니들. 오늘은 새로 담은 김치와 따뜻한 저녁이 상에 오를 것입니다. 



김재영 팀장: "하늘꿈학교가 유지되고 아이들이 남들 못지않은 교육을 받는 데에는 여러 분들의 도움이 컸어요. 물품을 후원해 주시거나 아이들을 가르쳐주시는 봉사활동 선생님들의 노력이 없이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라보를 기증해주신 한국지엠 한마음재단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이 일을 하면서 뿌듯할 때는 아이들이 장래희망을 할 때 ‘남을 돕는 직업’을 하고 싶다고 하나같이 이야기 할 때에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알려졌다시피, 북한 이탈은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끼리 함께 이탈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는데요. 한국사회에서 홀로 넘어와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미 북한에서는 가족들이 한국과 중국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가족형태가 무너진 가정이 많고, 가족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도 많습니다. 




김재영 팀장: "하늘꿈학교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정규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한국사회에서 또래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어떻게 같이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거죠. 사실 아이들이 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거든요.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요. 버스나 지하철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몰라서 우는 아이도 있었어요. 북한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체계로 되어 있어서 관계를 깨트리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을 어떻게 자유롭게 표현해야 하는 것도 모르고요. 그럴 때 저희는 너희가 북한에서 왔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해요. 북한에서 온 정체성을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하라고요. 통일이 됐을 때 남북한을 잇는 사람이 될 거라는 희망과 자긍심을 가지고 임하라고 말을 해주죠."


탈북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 밝은 웃음을 보이는 아이들. 언젠가 다가올 통일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에 한국지엠과 라보도 응원을 보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