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2 10:08

삽질도 여러번 하면 훌륭한 기술력으로 남는다 - GM의 특이한 변속기

 


 지금이야 당연하게 사용하는 자동 변속기이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고가의 차량에만 적용되던 하이테크놀러지 장치였습니다. 기술적인 신뢰도 덕분에 4단에 묶여있어야 했고, 연비가 좋지않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싼 변속기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자동 변속기의 등장은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1934 GM에서 AST "Automatic Safety Transmission” 이라 불리는 자동변속기의 시작품이 개발되었던 것이지요.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1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1쉐보레 최초 50만대 생산 기념사진 / media.gm.com



 모든 자동차들이 왼발로는 클러치를 밟고 오른손으로는 뻑뻑한 기어를 변속하고 있을 때 (당시에는 수동 변속을 부드럽게 하는 싱크로 메시가 없었습니다.) 캐딜락의 개발팀은 스스로 변속하는’ 컨셉의 트랜스 미션 개발에 착수합니다불편했던 운전이 편해지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운전 할 수 있으리라 여겼었습니다그리고는 우선 중간 과정으로 클러치 조작의 불편함을 던 AST를 세상에 선보입니다.


 전진 4단 후진 1단으로 구성된 이변속기는 클러치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1, 2단 사이의 변속만을 손으로만 할 수 있었습니다나머지 3,4단은 일반 수동 변속기와 같은 방식으로 조작해야 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AST는 자동도 아닌수동도 아닌 존재였습니다기술적 성숙도도 부족했고그닥 편리하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가성비가 매우 부족했습니다차값의 약 10% 정도를 추가 지불해야 했으니대중의 외면을 받았던 건 안봐도 비디오... 태어난지 불과 2년만에 생산이 중지되고 맙니다.

 

 전화위복이라고 하나요새옹지마라 하나요. AST는 유성기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는데요유성기어는 현재 자동 변속기에도 사용되는 중요한 핵심 부품입니다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2캐딜락 하이드로매딕 광고 자료/ media.gm.com

 


 비록 실패하였지만 AST에서 개발된 유성기어는 다음 세대 변속기인 하이드라메틱에 적용되었고, 덕분에 하이드라메틱은 AST가 양산된지 불과 2년만에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클러치가 없고 토크 컨버터가 달린 진정한 자동 변속기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삽질같이 보였던 실패 뒤에 찬란한 성공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31953년형 콜벳/ media.gm.com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4chevrolet bel air 1955/ media.gm.com



 반면 토크 드라이브는 조금 다른 개념의 특이한 특이한 변속기입니다.


 토크 드라이브는 1970년대 쉐보레의 저출력 차량에 달려나온 수동형(?) 자동 변속기입니다. 유성기어와 토크컨버터가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변속을 해주어야 하는 세미 오토메틱 미션이었습니다. 기어는 LowHigh로 되어있어, 차가 약 50km/h에 도달하면 손으로 노브를 Low에서 High로 옮겨주어야 했습니다.

 

이 변속기를 편리한 수동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불편한 자동으로 봐야 할까요?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5파워글라이드 / www.curbsideclassic.com

 


 토크 드라이브는 비싼 하이드라메틱을 대체하기 위한 염가판 변속기였으므로 불편한 자동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GM은 하이드라메틱 아래에 파워 글라이드라는 서브 제품군을 가지고 있었고, 기어 구성을 전진 4단에서 전진 2단으로 줄여 판매 중이었습니다


 토크 드라이브는 손으로 변속을 해야 했으니 파워 글라이드 제품군 중에서도 가장 염가판으로 만들어진 변속기였던 거죠. (원래 파워 클라이드는 탄생 초기에 1, 2단을 수동으로 조절해야 했는데, 토크 드라이브는 과거로 회귀한 특수한 버전이 맞습니다)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61974년형 쉐보레 노바/ media.gm.com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7쉐보레II 노바 SS 모델/ media.gm.com

 


  토크 드라이브는 쉐보레 노바 3세대에 달려 나왔는데, 역시 판매량은 안봐도 비디옵니다. 불편한 자동이라는 인식 덕분에 1968년부터 1971년까지 단 4년만 생산되고 양산이 중단됩니다.

 

 그런데 이런 시도가 있어왔기 때문일까요. 현재에도 비슷한 컨셉의 변속기가 생산되는 중입니다. 바로 오펠의 이지트로닉’ (MTA)이라는 녀석입니다. 이지트로닉은 연비가 낮고, 무게가 무거운 자동 변속기를 수동 변속기도 대체하고자 개발된 트랜스미션입니다. 일반 수동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클러치 시스템이 달려 있지요


 수동임에도 자동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클러치 조작이 전자제어 유압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당연히 쉬프팅도 유압으로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8MTA 변속기의 내부/ media.opel.com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9MTA의 제어모듈/ media.opel.com




 일반 수동에서 사람이 클러치를 밝고, 손으로 변속해주었다면 이지트로닉은 유압 시스템이 스스로 변속해줍니다. 복잡해 보이는데 그냥 수동에 로봇을 올려놨다고 보시면 됩니다. 메커니즘상 수동이기에 연비가 뛰어나고, 적은 시스템으로 자동화가 되었기 때문에 수동과 자동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요새 유행하는 듀얼클러치 DCT와는 또 다른 개념의 변속기입니다.

 



희대의 삽질로 보였던 GM의 특이한 변속기 개발사10MTA / / media.opel.com



이지트로닉은 현재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중입니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이런 시도들은 축척되어 다음 세대에 높은 기술력이 되어 돌아 오는 건 분명합니다 패러다임이 바뀌어 전기차 세대가 오더라도 기술축적의 과정은 매한가지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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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5.09.11 00: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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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수동 변속기를 제어만 자동으로 하여 자동 변속기 처럼 조작하는 변속기(여기서 이야기하는 MTA)가 시장에 많이 팔렸죠. 단지 평가가 변속 충격이 심한 변속기란 게 단점이죠. 푸조에서는 MCP라고 팔았습니다. 평가가 너무 않좋아서 일반 토크 커버터 자동 변속기로 변경하는 것 같던데.. .

    • Favicon of http://blog.gm-korea.co.kr wizard_IRON 2015.09.17 16: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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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맞습니다. 수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겉보기는 자동이니 당연히 소비자들은 변속충격을 받아들일 수가 없겠지요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