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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과 현대 산업 - 1편, 자동차 생산이 가지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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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동차 생산부서에 근무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동차 생산에서 엔진 생산 라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 때 저희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생산 라인에서 조립을 경험해 보는 OJT(On the Job Training)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눈빛이 초롱초롱한 신입사원들에게 희망 부서를 물으면 다양한 부서들을 대답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희망부서로 호명된 적 없는 부문이 있었으니... 그곳은 지금 제가 근무하는 생산부문입니다. 가고 싶어 하는 곳은 다양했지만 가기 싫어하는 곳은 모두 한목소리였습니다. 일부 신입사원은 생산부문에 근무하는 저의 눈치를 보면서 돌려서 말하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100%의 신입사원들은 생산부서 근무를 기피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가장 많은 직원이 일하는 곳이 생산 부문입니다. 이곳에 근무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니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동차 생산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에 근무를 희망하는 젊은 청년이나 학생들이 있다면 자동차 생산 시스템의 역사와 의미 정도는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가지고 있는 자동차 생산의 지식을 함께 공유해보려 합니다. 이야기하는 중에 잘못된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고 함께 정리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자동차 생산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죠? 다들 자동차란 제품에 관심이 있지 어떻게 만드는지는 큰 관심이 아닐 테니까요.




하지만 그런데도 자동차 생산에 관한 지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생산시스템은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제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책의 '더 머신(The machine)'은 도요타에서 시작된 '린 프로덕션(Lean production)'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바꿨다는 말은 좀 과장된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다른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알고 그러면서 문명은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최초로 인간이 사용한 도구는 돌이었습니다.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인류의 역사는 어떤 도구를 사용했느냐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굉장히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 뗀 석기라 불리는 돌을 사용하던 시기는 지금부터 70만년 전에 시작되었고 그다음 간 석기를 사용하는 시기는 지금부터 1만년 전인 기원전 8000년 경입니다. 돌을 깨뜨려서 날카로운 부분을 이용하다가 돌을 갈아내어 의도적으로 날카롭게 만드는데 무려 69만년이 걸렸습니다. 



이런 시간의 흐름은 지금의 산업화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시간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술의 발전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뗀 석기에서 간 석기로 변화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 증가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USB 메모리나 핸드폰, 카메라의 데이터 저장용량을 생각하시면 이 법칙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뗀 석기에서 간 석기가 69만년이 걸린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눈부신 발전입니다. 데이터의 저장용량뿐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술 또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이렇게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이루게 하는 데 자동차 산업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이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느냐는 생존게임은 인류의 기술을 발전하게 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지니 다음 편에서 현대 사회에서 대량생산 (mass production)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