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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말리부

올 뉴 말리부 개발부터 출시까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규반장입니다. 오늘은 올 뉴 말리부 개발부터 출시까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작년 말 북미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올 뉴 말리부가 지난 4월 27일 국내에서도 첫 시동을 걸었는데요. ‘All New’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완전히 새롭게 바뀐 올 뉴 말리부의 인기는 출시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질주 중입니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정서와 세련된 디자인, 첨단 성능과 안전장치,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국내 소비자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스펙으로 무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개발부터 출시까지 힘을 모아온 주역 4인방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뉴 말리부의 변화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소비자가 사고 싶은 바로 그 자동차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오랜만에 ‘신차 효과’로 들썩거렸는데요. 주인공은 ‘변화, 말리부로부터’라는 간결하고도 딱 맞아떨어지는 슬로건과 함께 등장한 올 뉴 말리부 입니다. 이름 빼고 모두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기까지, 한국지엠이 세운 확고한 지향점은 ‘소비자가 사고 싶은 자동차’였습니다. 물론 만만치 않은 목표죠. 깐깐하기로 정평이 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소비자가 사고 싶은 자동차’가 되려면 디자인, 차체 크기, 장비 구성, 퍼포먼스 등 전체적인 균형을 고루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향점이 남다른 만큼 신차 개발에 임하는 전략도 한층 치밀하게 준비했는데요. 이번까지 10년을 말리부와 함께해온 기술개발부문 E2XX 개발계획팀 박해인 부장이 신차 개발 관련 전체 프로그램 리딩을 맡은 가운데, 각 파트 핵심 인력은 개발 초기부터 북미와 협업했습니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말리부는 GM의 설계를 토대로 한국지엠이 국내 조립, 생산을 통해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하는 구조인 까닭이죠.

 

이번 협업은 국내 생활 환경과 소비자 기호에 맞는 최적의 설계와 개발을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고, 결과적으로 ‘변화, 말리부로부터’라는 슬로건이 탄생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올 뉴 말리부가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은 한두 사람의 역량이 아닌 한국지엠 전 임직원 및 글로벌팀이 한 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몰입하고 화합한 결과라는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E2XX 개발계획팀 박해인 부장, E2XX 부품개발계획팀 이병구 부장, E2XX PEM팀 김준범 차장, MEProgramMgmt팀 김용학 차장의 인터뷰를 만나볼까요?

 

 

‘또 말리부!’, 올 뉴 말리부의 핸들을 잡다

박해인 부장 / E2XX 개발계획팀

 

 

 

올 뉴 말리부의 출발점은 이전 모델인 8세대 말리부 출시 직후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차를 개발할 때는 이전 모델에서 개선 및 보완해야 할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만 올 뉴 말리부는 목표점을 한 단계 더 높였어요. 소비자 관점으로 깊숙이 들어가보자는 것이었지요.

 

설계를 진행할 북미와의 협업을 위해 4인방을 파견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프로그램 엔지니어링부터 구매, 생산기술 등 각 파트 전문가가 개발 단계부터 현지 설계팀과 조인해 국내 생활 환경과 소비자 기호에 맞는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해낸 겁니다. 프로그램 엔지니어링 총괄 매니저로서 신형 말리부 개발의 핸들은 제가 쥐었지만, 실질적으로 저는 북미에서 협업한 이들의 서포터 역할을 한 셈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올 뉴 말리부 출시로 말리부와 두 번째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런 만큼 신형 말리부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신차 발표회 첫날, 현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시작으로 한국지엠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많이 계약되고 판매된 차로 기록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덕분에 올 뉴 말리부를 위해 달려온 지난 5년여의 시간이 뿌듯했습니다.

 

 

품질부터 가격 경쟁력까지, 설득과 협상의 달인
이병구 부장 / E2XX 부품개발계획팀

 

 

보통은 신차 콘셉트를 완성하고 대략적인 디자인 설계까지 갖추면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부품업체 선정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올 뉴 말리부는 글로벌 아키텍처로 개발했기에 품목별로 업체 수를 몇 개로 할지, 몇 군데 툴(Tool)을 가져갈지가 초반에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북미에서 제 역할이 빛을 발해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해외 부품업체를 선정하면 물류비 등의 부담이 커져 차 한 대 제작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양산 과정에서 부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드백 및 긴급 대응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요. 그래서 북미 담당 팀을 대상으로 한국 업체의 경쟁력을 피력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많은 부품 물량을 한 업체에서 구매하면 상당 부분 단가를 낮출 수 있기에 개발 당시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은 상하이 GM과의 레버리지(Leverage) 차원에서도 중국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처럼 불리한 조건임을 알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부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국내 업체가 적지 않은 비율로 자리 잡게 되었고요. 그 결과, 국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 짓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담당자로서 남다른 보람을 느낍니다.

 

 

올 뉴 말리부에 장착한 국내 소비자의 기호
김준범 차장 / E2XX PEM팀

 

 

북미에서 제가 속한 팀의 업무는 글로벌 아키텍처로 개발하는 올 뉴 말리부의 전체적인 성능과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의 기호도 장착해야 했지요. 글로벌 중형 세단인 올 뉴 말리부는 성능부터 디자인까지, 글로벌 관점에서 설계하고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서 요구하는 사양이나 우리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옵션을 간과하기 쉬운 상황이었지요.

 

가령, 하이패스 관련 사양은 다른 나라에서는 염두에 두지 않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꼭 필요한 만큼 담당 팀에 20~30번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설득한 끝에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차이의 하이라이트는 트렁크였습니다. 국내는 트렁크 사이즈를 설계할 때 골프백 4개가 들어가는지가 기준입니다. 미국은 골프백 대신 여행용 가방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올 뉴 말리부 스타일링 마지막 단계에서 트렁크 사이즈를 다시 확인해보니 우리나라보다 사이즈가 작은 미국 골프백을 기준으로 삼았더군요.

 

급하게 우리나라 소비자가 사용하는 골프백을 구해 직접 실어본 다음 트렁크 사이즈를 조정한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올 뉴 말리부는 글로벌 중형 세단의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우리나라만의 생활 환경과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탄생했습니다.

 

 

도면 위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다
김용학 차장 / MEProgramMgmt팀

 

 

제가 속한 생산기술 분야에도 올 뉴 말리부 개발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 동안은 신차 개발과 관련해 주로 연구 파트 인력 중심으로 현지에 파견을 나간 반면, 이번 올 뉴 말리부는 선행 설계 단계부터 생산기술 파트가 합류한 까닭입니다.

 

프로그램 초기 단계부터 한국 생산기술부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함이었는데요. 각 생산 공정 단위를 기준으로 도면에 표현한 설계안이 실제 양산 시 국내 생산 조건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이를 최적화하여 개선 및 보완점을 제시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지요. 그렇게 3년여에 걸쳐 북미에서 피드백을 하고 조율을 거쳤기에 국내 공장에서 보다 순조롭게 생산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신차 개발은 국내 생산 환경이나 각 공정별 프로세스에 따라 뒤늦게 설계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문제를 사전에 해결함으로써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많은 부분을 절약했지요. 또 북미에서 시험차를 생산할 때도 저희 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충분히 사전 체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실제 양산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여 그 어느 때보다 생산 공정이 매끄럽게 진행됐습니다. 이 모두가 생산 및 생산기술부문과 첫 북미팀의 깊은 협업이 낳은 값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이미지

 

이렇게 올 뉴 말리부 개발 주역들과 만나봤는데요.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믿을 수 있는 기술력과 민감한 상황 속에서 더욱 빛이 나는 값진 노하우가 인상적이죠? 여기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정 과정의 모든 프로세스를 매끄럽게 끌고 갈 수 있는 협업의 기술이 올 뉴 말리부를 완성 한 것 같습니다. 개발부터 출시까지 거침 없이 나아가는 올 뉴 말리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