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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의 아름다운 도전! 마지막 이야기!

 


KIC1000 스페셜 라운드!

 

지난 11월 7일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6월부터 시작된 KIC1000의 다섯번째이자 마지막 경기가 열렸습니다. 8월을 제외하고는 6월부터 매월 경기를 위해 서울에서 영암을 다녔더니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느낌입니다. 어색하지가 않네요.

 

 



마지막 경기라 그런지 마음은 편하면서도 기록에 대한 생각 때문에 마음이 복잡합니다. 전날 연습 경기 때 1분 47초대에 진입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선두에는 2초 정도 뒤진 기록이라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지난 4전 (10월) 경기에서는 1분 49초를 기록했으니 기록 단축에는 아주 조금 성공했습니다.

 

엑스타 챌린지에 출전했던 손경수 선수의 경기 차에 올라타서 트레이닝을 받고 나니 좀 더 라인을 과감하고 안정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KIC1000의 스페셜 라운드인 5전은 기존의 경기와 다르게 타임 트라이얼로 경기가 진행되었는데요. 타임 트라이얼이란 예선을 통해 그리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시간 안에 서킷을 돌아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순수한 자신의 실력으로 순위를 정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오늘도 경주 차에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같은 팀(H-Motors, 김효겸 감독)의 박희주 선수입니다. 항상 자신의 차의 세팅을 바꿔가며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열혈 드라이버입니다. 그 노력이 배신하지 않았는지 비공식 기록이긴 하지만, 1분 44초를 찍었다는 소문을 살짝 흘리더군요.

 

 


다른 클래스의 경기는 10월의 4전을 끝으로 종료되었기 때문에 연습 경기가 평소보다 일찍 끝났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 두었던 근처의 한옥호텔인 영산재에 짐을 풀어 놓습니다. 공기가 꽤 차가워지기는 했지만, 11월의 영암의 날씨는 너무 화창합니다. 한옥과 더 넥스트 스파크. 잘 어울리나요?



끝날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 경기라 좋은 숙소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인캠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일찍 잠들었는데 다시 경기장으로 오니 현실과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닌데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 8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선수들은 경기장에 하나둘씩 도착해서 차량을 점검하고 있군요.

 


대표이미지


9시 30분. 웜업 주행을 시작합니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벨트는 갈비뼈가 조금 답답할 정도로 조이고, 헬멧과 장갑도 다시 한번 점검합니다.

 

진행요원이 녹색기를 흔들면 신호등의 빨간불도 파란불로 바뀌게 됩니다. 이제 서킷으로 들어갑니다. 아직은 노면과 타이어가 차갑지만, 저의 뜨거운 심장...아니 그냥 마찰열이 덥혀 주겠죠.

 



20분의 짧은 주행이 끝나고 결과를 살펴봅니다. 1:47.08 의 베스트랩.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46초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 텐데 그 작은 차이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는 너무나도 짧아서 낭비해도 모를 그 짧은 순간이 지금 이 순간에 어떤 것보다 아쉽고 아까운 시간입니다. 레이싱은 저에게 참 많은 가르침을 안겨 주는군요.


 


오후에 있을 경기에서는 46초의 벽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오전 웜업 주행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그런데 경기장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저것은 무엇인지... 궁금한 건 못 참고 넘어가는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

 



오! 이것은 스페셜 데이를 위해 스폰서들이 제공해 준 푸짐한 경품입니다. 과연 누구에게 행운이 돌아갈 것인지 모든 경기가 끝난 후에 추첨을 한다고 하니 경기 외에 또 다른 재미가 하나 추가되었군요. 역시 시즌 동안 스폰서 데칼을 붙이고 다닌 보람이 있네요.

 


 


이제 다시 첫 번째 결승을 치를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잠시 벗어 두었던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차에 오를 준비를 합니다.

 

거울에 비친 아내의 모습이 차가운 도시 여자 같네요. 저의 메인 스폰서이자 코치이며 정신적 지주인 와이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미리 내년 시즌도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여기서 미리 선포를... 어서 차에 올라타야겠습니다.

 



레이싱 포스팅을 처음 시작할 때 안전 장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다소 불편해 보이는 이런 장비들이 사고시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서킷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안전 장비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레이싱과 안전에 대한 포스팅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다시 긴장이 되는 순간이군요. 그래도 한 시즌의 마지막이라 그런지 조금은 마음이 편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원래 긴장을 많이 하면 기침이 나오는데 이 날은 기침이 안 나더라구요. 무섭기만 했던 서킷이 이제는 조금 정이 들었나 봅니다. 

 



1차 결승 결과입니다. 선두와는 2.311 초 차이가 납니다.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으니 더욱 힘을 내봐야 할까요? 기록을 줄인다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영암 상설 서킷을 250번 정도 탄 것 같은데 아직도 부족한가 봅니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줄일 수 있는 것은 더 줄여야 하겠죠. 서킷은 어떤 곳보다 흥분되는 곳이지만, 그곳에 오른 순간은 어떤 순간보다 냉정하고 차가운 감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베스트랩 영상입니다. 어떠신가요? 그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 같나요 아니면 아직도 고쳐할 부분이 많은가요? 3전 포스트에 있는 영상과 비교해도 재미있을 거 같아 링크를 하나 걸어드립니다.

 



 


여러분이 인캠을 열심히 보고 있는 사이에 두 번째 결승지가 도착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베스트랩이 일정한 건지... 덕분에 저보다 잘 타신 분들이 몇 분이 치고 올라오셨군요. 사실 두번째가 더 안정적으로 탔던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여기에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나 하겠습니다.

 



타이어도 마지막 경기라는 걸 알았는지 안쪽의 구조가 보일 정도로 마모가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주행 중반부터는 차체의 떨림과 함께 차를 한계까지 몰고 가는데 어려움이 있었죠. 무섭기도 했구요. 타이어에 문제가 있다고는 판단했지만, 왠지 조금은 더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지막 경기라 더욱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주행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위험한 판단이었네요. 조금만 더 마모되었다면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여러분! 타이어 아까워하며 저처럼 미련하게 타시면 안 됩니다. 마모 한계선을 자주 확인하고 타이어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서킷이 주는 또 하나의 가족... 아니 교훈이네요. (이놈의 드립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시즌은 끝났지만 2017 시즌은 이제부터!


마지막 주행을 끝으로 정말 2016 시즌은 종료가 되었습니다. 처음 도전했고, 많이 어설펐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첫 시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동고동락한 팀원들 그리고 함께 했던 다른 선수들과 운영진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건 2017 시즌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차! 감상적인 멘트를 하기 전에 아직 안 한 일이 하나 있군요.

 



바로 경품 추첨입니다. 이걸 빼 먹고 갈 뻔했네요. 야속하게도 꽝!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기록은 조금 안 좋아도 경품 운은 조금 타고났죠.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가장 큰 상자를 획득했습니다. 바로 스폰서 중 하나였던 스톰의 다운스프링입니다. 이미 제 차량에는 장착되어 있어서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당첨이 된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참가자 전원에게 수여된 기념 메달. 비록 순금은 아니지만 첫 시즌을 기념하기에 좋은 기념품입니다. 세심하신 이대현 오거나이져님의 작품이네요. 내년 시즌에도 좋은 경기 진행 부탁드립니다.

 



이제 진짜 헤어질 시간이군요. 팀원들과 단체 사진도 찍고 내년 시즌을 기약합니다. (사실 4전때 찍은 사진인데... 경기 직후라 초췌하네요.) 

 



한 해 동안 팀을 잘 이끌어준 H-Motors&EZ driving의 김효겸 감독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나이가 먹으니 사람이 참... 쓸데없이 감수성이 풍부해집니다. 막 울컥하고 그러네요. 마치 다운스프링 한 스파크 타고 방지턱 넘을 때처럼 말이죠.

 



2017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 시즌에는 포디움에서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포이동슈마허의 도전을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안전운전하시고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