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반인이 쉽게 만나볼 수 없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자동차 사고가 난다면 승객들이 크건 작건 부상을 당하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자동차 회사는 그 부상을 최소화 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보다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합니다. 이를 위해 거치는 필수 과정이 바로 '충돌 시험'인데요. 오늘의 주제는 이 충돌 시험에서 사람을 대신해 자동차에 탑승해서 상해 정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충돌 시험용 마네킹, '더미(Dummy)'입니다. 



[ 어린이 더미(왼쪽 부터 10세, 6세, 3세, 1.5세) ]


더미(Dummy). 한 번쯤 다들 CF나 기사 등에서 그 외형은 만나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못 보신 분들은 얼른 제 프로필을 보시길 바랍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더미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접하신 분은 드물 것입니다. 이를테면 더미도 남성/ 여성 더미가 따로 존재하고, 연령 대 별로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등의 정보 말이지요.


한국지엠에는 하루 종일 이런 더미들과 씨름하는 엔지니어, 일명 '더미 아빠'가 계신데요. 오늘 저 순두부향기가 여러분을 대표해 더미 아빠 인터뷰를 진행, 더미와 관련된 궁금증을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Q.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한국지엠에 2008년 입사하여 차량 충돌팀에 근무를 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더미(인체 모형) 검/교정실에 근무한지는 약 2년 정도가 되어 가네요.


Q. 더미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너무 많은데요, 일단 더미에 대해 잘 모르실 일반인 분들을 위해서 더미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A. 더미는 량 관련 안전 테스트를 진행 시, 충돌 상황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사용되는 시험용 인체 모형입니다. 성별과 연령대를 대표하는 기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유사한 신체 사이즈와 무게에 맞추어 제작되었습니다.



[ 사진의 왼쪽 Side Impact Test전용 New Dummy 인 World SID 와 오른쪽 Old Dummy ES-2 ]


Q: 더미 한 마리(?)당 가격이 보통 얼마 인가요?

A. 일반적인 정면 충돌시험에 사용되는 성인 남성 더미의 가격은 약 1~2억 원 정도이지만, 새롭게 적용될 Korea 신차 안전도 평가 측면 충돌 시험에 사용될 World SID 더미는 가격이 무려 7억 원 정도로 고가의 인체모형입니다.


Q. 이 더미만 유독 고가인 이유가 있나요? 

A. 이 더미는 다른 더미와 달리 인체 모형 내부에 각종 센서 외에 소형 데이터 계측장비가 같이 탑재되어 있답니다. 내부 계측장비와 더불어 더미 내부에 장착되는 센서의 종류 및 수량이 증가하여 그만큼 가격이 비싸 지는 것이지요.


Q. 충돌 시험을 완료한 더미는 다시 사용하는 것이 가능 한가요?

A. 물론이죠. 하나에 7억이나 하는 것을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한다면 그야말로 부담이죠. (한국지엠은 안전한 차량을 만들기 위하여 밤낮으로 안전 테스트를 한답니다.) 꼼꼼한 검/교정 시험을 통해 더미의 상태를 확인한 후 재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검사 시 부서진 파트나 오래된 파트는 주기적으로 교환을 해주고 있지요.



Q: 얼핏 봐도 많은 종류의 더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더미의 종류는 총 몇 가지인가요?

A. 더미는 성별과 연령, 충돌 시험 유형 별로 구분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각종 법규 및 신차평가 시험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체모형 관련 규제치를 만족하기 위해 각 인체모형 별로 각기 다른 검/교정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지엠 인체 모형 검 교정실에서는 시험 유형 별 성인더미, 여성 더미, 아기 더미 등 약 23종류 60여 마리의 인체모형을 보유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자면, 사람 전체 모습의 형태를 띠는 더미는 23종류지만 시험에 따라 부분적인 형태의 더미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보행자 시험 같은 경우 실제의 더미가 아닌 머리 부분과 허벅지, 다리 등 부분적인 더미를 시험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그 종류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많아진답니다.




Q. 더미와 하루 일과를 함께 하시다보면 재미난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특별히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는데, 과거 더미의 수량이 적었을 때에는 각 더미에게 유명인사 혹은 대통령 이름을 붙여서 불렀다고 해요. 왜 정치인으로 불렸는지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더미는 차량 충돌용이었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네요.) 현재는 각 더미 마다 고유 번호가 있어서 그것으로 이름을 대신하고 있답니다.


Q. 몇몇 더미의 경우 얼굴이 거뭇거뭇한 친구들도 있네요. 더미도 세수 또는 목욕을 하나요?

A. 일단 더미가 더러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해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웃음) 충돌 시험 시 더미의 머리가 에어백에 제대로 안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더미의 얼굴 부위에 페인트 마킹 작업을 하고있습니다. 물론 시험 후에는 페인트 마킹된 부분을 깨끗이 지워줘야 다음 번에도 깨끗하게 사용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테스트 후 부분적으로 세척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Q. 일반인들이 잘 모를 더미 담당자의 고충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A. 고충 아닌 고충이긴 한데, 아무래도 '21도'라는 온도가 아닐까 하네요. 각종 법규 및 신차평가 시험에서는 인체 모형 검/규정 시험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온도와 습도를 (20~22도, 10~70%)로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체모형의 상태가 시험환경의 온도와 습도 조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저희가 근무하고 있는 시험실도 1년 내내 규정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여름에도 시험실 안에서는 동복 점퍼를 입고 근무를 하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소 해괴한(?) 모습을 보실 수 있지요. 




Q.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뿌듯하였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충돌 시험용 더미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돌 시험 시 사용될 더미를 최적의 상태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미를 통해 충돌 시 발생되는 인체 상해치가 명확히 파악될 때 비로서 정확한 차량 안전도 평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한 차량이 개발되고 사고 발생 시 조금이라도 소비자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더미 담당자로서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실 독자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A. 보다 더 안전한 차량 개발을 위하여 각 엔지니어들이 각기 맡은 분야에서 각자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는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른다고 합니다. 사고의 대상은 더미로도 충분합니다. 항상 안전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특별하게 한국지엠의 더미 담당자를 만나 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서울의 작은 아파트 한 채 가격을 웃도는 더미의 가격, 수많은 더미의 종류, 더미의 세수 여부(?) 등 흥미로운 사실이 많지 않았나요? 무엇보다 이러한 더미, 그리고 더미와 함께 열심히 연구하는 엔지니어를 통해 쉐보레의 자동차가 더욱 더 안전한 차로 발돋움 하고 있었다니 새삼 감동스럽기까지 하네요.


쉐보레의 안전, 더 많은 더미들의 고생(?)을 통해 앞으로도 든든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상으로 감성두부 순두부 향기와 함께한 한국지엠 더미 담당자와의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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