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프로덕션 (Lean Production), 린 생산방식, 린 시스템, 도요타 생산방식 등과 같은 말들을 들어보셨나요? 모두 다른 말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들은 별 차이 없는 말들입니다. GM에서는 같은 의미로 GMS (Global Manufacturing System) 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저희 공장에서 린 프로덕션 매니져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업무를 맡고 린 프로덕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많은 검색을 했는데, 생각보다 이해가 쉬운 자료들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간단하게 린 프로덕션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들을 쭉 써보려고 합니다.
아마 제조업에 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각 회사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시스템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Lean"을 영어 사전에서 검색을 해 보면 "기울다", "기대다" 라는 뜻이 나옵니다. 그럼 린 프로덕션은 "기대는 생산방식" 일까요? 부끄럽게도 저 역시 'Lean = 기대다' 라는 1:1 매칭의 영어 단어 습득 방법으로 그렇게 해석을 하고 이게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나 고민을 했었습니다.
여기서의 Lean은 기대다가 아니라 "마른", "여윈", "날씬한" 이라는 뜻입니다. 도요타 생산방식을 영어로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지요. 제 개인적 의견으로는 정말 잘 된 네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닉네임에 곰이라는 단어가 말해 주듯이 저도 뚱뚱한 인간입니다. 저 역시 다이어트를 하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늘 실패했습니다. 다이어트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무엇일까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 불변의 원칙입니다. 린 프로덕션 시스템. 날씬한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이어트와 같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고 더 많이 생산적인 일을 하면 됩니다.
날씬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몸에 있는 지방을 제거하듯이 "lean"한 제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도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모든 직장인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야 하는 것일까요? 린 프로덕션의 출발은 지금 우리가 평상시 하고 있는 일들 중에 분명히 낭비가 있다는 사고 방식에서 출발합니다. 흔히 말하는 "마른 수건을 짠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거 같습니다.
'수 십년 동안 해왔던 일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그 안에는 낭비가 있고, 그것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부터 출발합니다. 그렇게 조그마한 낭비를 찾아내 조금씩 개선을 하고 그것을 모아 큰 효과를 내는 것이지요. 린 프로덕션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두 개는 "낭비 제거", "지속적인 개선" 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이것을 waste elimination (낭비제거), continuous improvement (지속적인 개선) 이라고 명칭했고, 린 프로덕션이 시작된 일본에서는 むだ(발음 : 무다, 뜻 : 낭비), かいぜん(발음 : 카이젠, 뜻 : 개선)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제거해야 할 불필요한 지방이나 군살을 "낭비"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낭비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 하나하나 정하고 시스템화하여 시행하는 것이 린 프로덕션의 핵심입니다. 한 번에 설명하기엔 너무나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더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하게 하기 위해서 제조업체들이 어떤 시스템을 적용하는지 한 번 알아두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린 프로덕션이 자동차 업계를 시작으로 하여 산업 전반에 퍼지기 전까지는 실제로 위 그림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포드는 "검은색이기만 하면 모든 원하는 색의 자동차를 살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린 프로덕션은 어려운 듯 느껴질 수 있으나 사실은 원가절감의 노력입니다. 부품 자체를 싼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의 낭비를 찾아 개선하여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입니다. 이렇게 해야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조사들의 노력인 것입니다.
오늘은 린 프로덕션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정도에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린 프로덕션에서 말하는 "낭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몸에 낭비가 많은 어른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