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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크루즈

측정 데이터로 분석한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이 국산 준중형차 시장에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실제로 차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카탈로그에 기록된 ‘특징’이나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담겨 있거든요. 차의 세세한 부분까지 조율하고, 공들여 다듬은 흔적이 녹아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주행 성능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엔진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올 뉴 크루즈 디젤은 독일 오펠 사가 개발한 1.6L CDTI 디젤 엔진을 사용합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34마력(3500~4000rpm), 최대토크 32.6kg•m(2000~2250rpm)를 발휘합니다. 이 엔진은 GM 글로벌에서 MDE(Medium Diesel Engine)라고 부르는 것으로 세팅에 따라 95~160마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무게와 균형,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큰 노력이 들어갔죠. 엔진 블록과 헤드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구성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엔진 실린더 보어가 79.7mm, 피스톤 스트로크가 80.1mm로 거의 스퀘어 구조를 가졌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실용성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고회전, 고출력 성격을 발휘하도록 설계했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실제로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요? 여느 디젤에 비해 뛰어날까요? 초당 20Hz 수준의 정밀 GPS 계측기를 통해 올 뉴 크루즈 디젤의 달리기 성능을 일부 계측해봤습니다. 여기서 측정하는 0→시속 100km 가속은 자동차의 퍼포먼스를 나타내는 단편적인 기준입니다. 자동차의 출력과 무게, 기어비, 변속 타이밍과 로스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몇 초가 기준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저 종합적인 결과죠.


계측기 정보


계측장비 : 레이스로직 V박스 스포츠
노면 조건 : 아스팔트
날씨 : 맑음(영상 4도)
운전자 몸무게 : 67kg
테스트 코스 고저차 : 약 8cm(12.36m/12.44m)
테스트 조건 : 변속기 D 드라이브 자동 변속, 히터 1단(일반적인 주행 상태 가정)
가속 테스트 조건 :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고 유지한 왕복 10회 측정 평균값
제동 테스트 조건 : 시속 105km에서 최대로 브레이크를 페달을 밟아 유지한 왕복 10회 측정 평균값



 

가속 테스트

올 뉴 크루즈 디젤(LTZ 트림, 18인치 휠)의 가속을 측정한 결과 0→시속 100km 구간에서 9.42초를 기록했습니다. 10회 측정 평균값으로 최고와 최저 기록이 0.7초 차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꽤 안정적인 결과입니다. 쉽게 말해 편차가 크지 않고 꾸준히 성능을 발휘하는 차라는 소리죠. 실제로 한국 GM의 기록 자료에 따르면 같은 조건에서 기록이 9.4초입니다. 흔히 실제 자동차를 테스트하면 브랜드가 공개한 자료와 차이가 꽤 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온 점이 놀랍습니다. 이 기록은 경쟁사의 준준형 디젤 자동차에 비해 약 0.1초 이상 빠른 기록입니다. 비교하자면 국산 2.0~2.2L급 중형차보다도 빠른 가속 성능이죠.


 

가속력 데이터1 / 가속력 데이터2


가속 그래프를 보면 확신할 수 있습니다. 엔진 출력이나 변속기의 기어 변속 시점이 늘어지지 않고 꾸준하게 속도가 상승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속 65km와 시속 95km에서 변속이나 기타 이유로 그래프가 떨리는 구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가속 그래프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 무척 부드럽게 가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운전석에서 느낀 체감도 그랬습니다. 1.6L 디젤 엔진은 출력을 발휘하는 과정은 매끈했습니다. 반응성은 자연스럽고, 저회전에서 고회전으로 바뀌는 움직임도 힘차고 경쾌했지요.


가속 추가 기록
0→100m 주파 기록  7.28초/시속 85.9km
0→200m 주파 기록  10.97초/시속 107.9km 
가속 최대 G    0.579G
※테스트 결과는 공식 수치와 다를 수 있으며,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추월 가속 기록  
시속 20→60km  3.16초   
시속 60→90km  3.57초 
시속 80→110km  4.79초
※테스트 결과는 공식 수치와 다를 수 있으며,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올 뉴 크루즈 디젤에서 주목한 것은 추월 가속 부분입니다. 흔히 0→시속 100km 같은 급가속은 현실에서 자주 쓰지 않는 능력입니다. 반면 추월 가속은 일상에서 흔히 활용하는 실용적인 영역이죠. 도심에서 앞 차를 추월할 때 쓰는 속도 영역을 테스트하는 ‘시속 20→60km’ 테스트에서는 3.16초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합류할 때를 가정한 ‘시속 60→90km’ 테스트에서는 3.57초,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는 조건인 ‘시속 80→110km’ 테스트에서는 4.79초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경쟁 모델과 함께 측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리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기록한 다른 자동차의 측정 데이터와 비교 후 분석한 결과 이 부분에서도 다른 경쟁 모델보다 아주 미세하게 올 뉴 크루즈가 앞서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이런 추월 가속에 영향을 미칠까요? 제 생각엔 엔진도 엔진이지만 변속기의 영향이 큽니다. 신형엔 6단 자동변속기(GEN Ⅲ)가 사용됩니다. 세대를 거치면서 변속 효율성과 성능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검증된 변속기지요. 그러니까 변속기가 빠르게 반응하기에 가속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매 변속마다 엔진 출력이 로스 되는 것도 그만큼 적다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제동 성능 테스트에서는 어땠을까요? 테스트는 크게 두 가지로 시속 100km→0, 시속 60km→0으로 진행했습니다. 고속도로부터 자동차 전용도로나 도심 주행 시 긴급 제동이 필요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입니다. 각 모드에서 다섯 번씩, 총 10번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브레이크는 급제동 후 계속해서 열을 받기 때문에 점점 성능이 저하됩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테스트하기가 어렵죠. 반면 10여 번의 급제동 테스트에서도 올 뉴 크루즈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거의 일정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제동거리 측정값 
시속 100km→0  3.14초/41.82m  
시속 60km→0  1.93초/14.60m  
감속 최대 G   -1.194G

※테스트 결과는 공식 수치와 다를 수 있으며,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여느 준중형, 중형차와 비교할 때 제동 테스트도 평균치를 기록합니다. 풀이하면 이 차에게 필요한 성능을 정확하게 구현하고자 제동에도 균형을 조율했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제동력을 더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브레이크는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소음이나 브레이크 페이드 현상도 더 일찍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올 뉴 크루즈의 브레이크 반응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쉽게 브레이크의 반응을 이해하기 쉬운 세팅이라는 소리죠. 제동과 응답성의 균형을 꾀한 것이죠.

급제동 때 차의 좌우 균형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제동이 시작되는 순간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느낌이 없이 차의 하중이 앞바퀴로 일정하게 이동해서 제동했습니다. 제동 성능을 완전히 끌어내기엔 노면 온도가 꽤 낮은 편이었지만, 편평비 40의 18인치 미쉐린 프리머시 MXM4 타이어가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럼 코너링 성능은 어떨까요? 다른 자동차와 능력을 수치로 비교하려면 서킷 부분 랩타임을 측정하거나 8자 테스트(최대 횡 G 측정)를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는 이런 용도로 타는 자동차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굽이치는 산길에서 크루즈를 타고 코너링 성능의 한계까지 밀어 붙여봤습니다. 그리고 느낀 것은 기본기가 분명 탁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경쟁 모델들은 한계 주행에서 앞바퀴 굴림 방식에 앞머리에 무게가 쏠린 느낌으로 코너를 돌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앞바퀴가 코너의 궤도 밖으로 벗어나는 언더스티어와 싸워야 했습니다. 반면 올 뉴 크루즈는 이런 느낌이 분명 덜했습니다. 똑같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구간에서도 앞머리가 코너의 안쪽을 향해 점진적으로 파고들었지요. 동시에 뒷바퀴의 접지력도 꾸준했습니다. 어느 한 부분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코너에서 편평비(40)가 낮은 18인치 타이어가 노면을 꽉 잡고 버텼습니다.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 수준급이죠. 코너에서 실력은 아주 미묘한, ‘한 끗 차이’입니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처럼 그 한 끗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올 뉴 크루즈의 주행 성능 측정과 별개로 연비 테스트도 진행했습니다. 물론 연비를 상황에 따라서, 운전자에 따라서 결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측정치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따라서 저는 최고 연비를 기록하는 것보다 일상적인 영역에서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차를 탔을 때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총 260km 구간에서 차를 테스트했습니다. 여기서는 막히는 시내 구간, 자동차 전용 도로와 고속도로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행하는 거의 모든 환경을 지나쳤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앞 차를 과감하게 추월했고, 가끔은 속도도 높여봤습니다. 그렇게 도착지에 도착했을 때 평균 연비는 13km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연료 효율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으로 볼 때 기록은 나쁘지 않습니다. 비슷한 패턴으로 경쟁 모델과 비교한 수치와 비교해도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대표이미지


계측기를 통해 차를 측정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납니다. 기술자들이 어떤 목표로 차를 만들었는지, 어떤 부분을 섬세하게 조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올 뉴 크루즈는 아주 정확한 목표와 꼼꼼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차였습니다. 실제로 차 구석구석을 보면서 그런 부분도 볼 수 있었죠. 예를 들어 아주 정확한 시트 포지션을 구현해서 운전자가 차를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합니다. 앞 범퍼 디자인과 그 아래 알린 스플리터뿐 아니라 리어 윈도에 달린 보조 제동 등과 리어스포일러 등 공기역학 부분에서 꽤 신경 쓴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운전석 문을 닫았을 때 보닛 오픈 레버를 당길 수 없도록(안전을 위해) 만든 것도 특징입니다. 이처럼 올 뉴 크루즈 디젤은 우리가 잘 신경 쓰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도 다듬고 조율한 차입니다, 이건 수치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타봐야만 알 수 있는 ‘차이’이기도 하죠.

 



[이 포스팅은 에디터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쉐보레 톡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