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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량관리

휠 인치업, 이런저런 고민들?


자동차의 겉모습에는 여러 디자인 요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바퀴, 즉 휠에 따라 자동차의 느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지엠대우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트림별로 휠 디자인을 달리 하고, 별도의 액세서리 상품으로도 판매하는 등 차종별로 2~4종의 휠을 제공하고 있지요.


예전에 비해 휠의 직경이 점점 커져서,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는 옵션으로 15인치까지 휠이 올라갑니다. 15인치는 불과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준중형급(라세티) 옵션 사양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출고형 휠의 크기가 상당히 커진 셈이죠.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모든 불리한 조건들을 감수하고서라도 "크고 아름다운" 휠을 원하는 사람들(저도 그 중의 하나)은 여전히 많습니다. 보다 큰 치수의 휠로 바꾸는 것을 흔히 "인치업"이라 이야기하는데, 인치업을 했을 때 문제는 없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이에 대해 알려드릴까 합니다.

먼저 인치업을 하기 위해서는 내 차량에 맞는 휠의 제원을 알아야 합니다. 마침 휠의 제원에 대한 설명을 320Nm 님께서 자세하게 포스팅해 주셨네요.


허브 지름, PCD(BCD)는 기본으로 만족해야 일단 장착을 할 수 있으므로,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휠들을 미리 추려낸 후, 그 중에서 적당한 제품으로 결정을 해야겠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림폭은 휠의 직경에 따라 거의 획일화되다시피 해서 딱히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는 편이고, 휠의 림폭과 오프셋에 따라 휠하우스에 접촉이 있을 수 있으므로 휠/타이어 장착점 등에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Q. 순정보다 큰 휠을 끼우면 바퀴가 커져서 속도계나 주행거리에 오차가 생기지 않나요?

A. NO. 일반적으로 큰 휠을 끼우면 거기에 맞춰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를 사용해 바퀴(= 휠 + 타이어) 전체의 지름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14인치 스틸휠에서 16인치 알로이휠로 인치업한 위 사진을 보시면, 바퀴 전체의 지름은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에 직경이 커진 휠 부분만큼 타이어가 얇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출고형 타이어의 지름이나 둘레와 거의 일치하는 타이어를 고르면 속도계나 주행거리 오차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죠.


calc_inchup_tire_spec.xls



인치업 타이어 스펙을 결정할 때 쓰시라고 엑셀 파일 하나를 첨부합니다. 출고형 타이어의 단면폭, 편평비, 휠 지름 및 인치업 크기를 입력했을 때 녹색으로 표시되는 타이어가 인치업 타이어로 적합함을 나타냅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예로 들자면, 16인치로 인치업하는 경우 195/45R16 혹은 205/40R16 등등의 타이어가 적합하다고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네요.

저 표에 나와 있는 모든 종류의 타이어가 생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휠 림폭에 적당한 단면폭을 가진 타이어가 현재 생산중인지 확인을 해 봐야 합니다. 이는 타이어 제조사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국내 타이어 제조 3사 중 넥센타이어는 규격으로 검색하는 기능이 없어서 이미지가 빠졌네요. 제 경우 195/45R16 타이어도 없고, 205/40R16 타이어도 없고 해서 바퀴 직경이 조금 커지기는 하지만 고를 수 있는 타이어 종류가 많은 205/45R16 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경우 순정 타이어 대비 3% 정도 속도 및 주행거리가 적게 나오고, 가속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인치업 하면 연비가 나빠지나요?

A. YES. 거의 대부분의 경우 연비가 나빠지는 편입니다. 휠이 커지면서 기본적으로 무게가 올라가고, 림폭과 타이어 단면폭이 넓어진 데 따른 무게 증가로 바퀴를 굴리기 위해 보다 큰 구동력을 요구하죠. 이는 결국 가속력을 떨어뜨리고 연비를 나쁘게 하는 조건이 됩니다.

아주 가벼운 휠을 사용해서 순정휠/타이어 무게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도의 차이일 뿐 인치업 후 연비가 나빠지는 조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 그림에서 해머를 들고 있을 때 어느 쪽이 더 힘이 들까요? 해머의 무게는 같을지라도 무게 중심이 손에서 멀리 떨어진 왼쪽의 경우가 힘이 더 들어갑니다. 자동차의 바퀴에서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위는 휠의 림 부분과 타이어의 접지면인데, 휠의 직경이 커질수록 림이 그만큼 회전축에서 멀어지게 되므로 보다 큰 구동력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죠.


Q. 저렴한 중국산 휠을 사용해도 문제는 없나요?

A. 글쎄요. 저가형으로 중국산, 대만산, 국산 휠들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고, 유명 제조사들의 휠 디자인을 배껴 내놓는 경우가 많아 흔히 "카피 휠", "레플리카 휠" 등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알로이휠은 제조 공법이나 합금 원료에 따라서 다양한 특성을 가지는터라, 디자인이 같다고 해서 휠의 특성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간혹 저급의 휠을 사용하다가 도로 위의 작은 둔턱에 걸려서 금이 가거나 심하게 변형돼 낭패를 보는 사례들이 있기도 하고(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정상 주행을 하더라도 점차 휠이 변형돼서 밸런스가 망가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위험성이 있음에도 가격적 메리트가 워낙 크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제품들을 구입하는 상황이죠.

물론 모든 저가형 휠이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작정 품질만 보고 유명 제품을 구입하라고 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고요. 저가형 휠을 구입하시더라도 가급적 여러 사람들에게 선택되어 검증된 제품, 제조사 확인이 가능하고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는 제조사의 제품을 우선 구매 대상에 올려 놓는 것이 만일에 있을지 모를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제가 자동차 전문 지식인이 아니다보니 두서 없이 이야기를 풀어 놓은 것 같네요. 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휠을 바꾸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 봤는데, 인치업을 고려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먹고 살기 바빠 포스팅이 뜸한 토비토커 외돌토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