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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레이싱카를 프레임에 담아보자 - 레이스 사진 촬영 팁

이제 곧 전남 영암 서킷에서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경기가 열립니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CJ 슈퍼레이스도 F1 그랑프리 결승전에 앞선 서포트 레이스로 펼쳐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올 시즌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하이라이트가 될 10월, 많은 분들이 서킷을 찾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킷과 같이 자주 가기 힘든 곳을 찾을 때에는 카메라 하나쯤은 챙겨 가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레이싱카가 굉음을 울리며 달려나가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간직하고 싶으신 분들께, 레이스 사진에 대해 약간의 팁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다소 어려운 사진 용어가 나올 예정입니다만, 모두 다 가지고 계신 카메라의 사용 설명서에 설명이 된 용어들입니다.
용어는 사용설명서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 카메라의 선택


카메라는 설정이 자유롭고 적절한 렌즈를 갈아 끼울 수 있는 DSLR 류가 유리합니다만, 컴팩트 디카라도 조작법을 숙지하고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좋은 사진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본문에서는 설정이 자유로운 DSLR 위주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렌즈
DSLR을 사용한다면 사용할 렌즈를 골라야 겠죠. 객석과 트랙은 꽤 거리가 먼 만큼 망원 줌렌즈가 유리합니다. 아래에서 설명할 패닝샷은 비교적 저렴한 가변조리개의 70-300mm 렌즈로도 충분히 촬영이 가능합니다. 물론 더 비싼 렌즈는 더 좋긴 합니다. -_-;

바디
일단 비쌀수록 좋긴 합니다. AF가 빠르고 신뢰성이 좋으며, 측거점이 많고 연사가 빠른 기종이 유리합니다만, 취미로 사진을 찍으면서 굳이 그정도 값비싼 바디를 반드시 갖춰야 하는건 아닙니다.

■ 촬영기법의 선택 - 촬영모드와 셔터스피드

움직이는 레이싱카를 찍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제가, 그리고 레이스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자주 사용하는 패닝샷이 있죠.

1Dmk3 shutter priority 200mm f13 1/125s

샘플샷입니다. 차가 화면 앞으로 달려나올 것 같은 운동감...이 느껴 지시려나 모르겠네요. -_-

패닝샷 기법에 대해서는 선셋님이 이미 글을 올리신 적이 있습니다. 선셋님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선셋님의 그림을 좀 보강해 봤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셔터스피드를 길게 (보통 1/200에서 1/30 사이) 가져가면서, 차의 움직임에 따라 렌즈를 따라 돌려서 배경의 운동감을 살리는 기법입니다. 카메라는 차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차 자체는 선명하게 나오되, 배경은 길어진 셔터스피드만큼 운동감있게 줄이 좍좍 가는 사진이 바로 패닝샷이라는거죠.

카메라 설정은 보통 Tv/S모드(셔터스피드우선, 약자는 카메라 브랜드에 따라 다릅니다)나 M모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제가 자주 쓰는 설정입니다. 드라이브 모드는 고속연사로 놓습니다.
패닝샷은 실패할 확률이 아주 크기 때문에 연사를 최대한 빠르게 해 수십장 중 한장이라도 얻어 걸리게 하기 위해서이죠.


이때 주의하실 점은 몇몇 카메라나 렌즈의 손떨림 방지 기능입니다. 패닝샷은 의도적으로 "떨림"을 만들어 내므로 손떨림방지 기능이 켜져있으면 패닝샷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고급 렌즈의 경우 패닝샷을 위한 특별한 손떨림방지 모드가 있기도 합니다. (좌우로는 손떨림방지를 하지 않고 상하로만 하는거죠)

이렇게 패닝샷을 찍으면 이런 사진이 나옵니다.

5D shutter priority 100mm f20 1/60s

1Dmk3 shutter priority 200mm f11 1/125s

1Dmk3 shutter priority 70mm f4.5 1/250s

1Dmk3 shutter priority 200mm f10 1/100

1Dmk3 shutter priority 165mm f10 1/100

물론 이런 패닝샷이 능사는 아닙니다.

1Dmk3 shutter priority 200mm f14 1/80

패닝샷을 찍기 위해 느린 셔터스피드로 설정해놓은 카메라로 우연히 찍은 사고 장면입니다. 사고가 날 줄 알았더라면 -_-... 미리 세팅을 빠른 셔터스피드로 바꿔 훨씬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사진이죠.

셔터스피드를 높혀 사진을 찍으면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1Dmk3 aperture priority 200mm f2.8 1/2500s

카메라 모드는 Av/A모드 (조리개우선, 약자는 카메라 브랜드에 따라 다릅니다) 또는 P모드에서 보통 이런 사진이 나옵니다. 경주차가 선명하게 잘 나온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어지간해서는 차가 달리는 중인지 서있는건지 구분이 잘 안 가는 사진이 되기도 쉽습니다. 이 사진은 직선을 빠르게 달리는 레이싱카를 찍은 사진입니다만, 패닝샷 첫번째 샘플인 101번 오렌지색 크루즈와 거의 같은 구도인데 느낌은 많이 다릅니다.

ⓒ fiawtcc.com 7D shutter priority 500mm f8 1/800s

물론 찍기에 따라서는 이렇게 빠른 셔터스피드로도 역동적인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 촬영모드의 선택 - AF 모드


보통 카메라는 AF(자동촛점)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AF-S, one shot 등으로 부르는 일반적인 촛점 모드와 AF-C, AI servo 등으로 부르는 동체추적 모드가 있습니다. 동체추적은 바로 이런 레이싱카 촬영과 같이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때 쓰라고 만들어둔 모드이긴 합니다만,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을 보여줄때가 많죠.

어차피 한장만 걸리라고 수십장씩 연사를 해대니 동체추적으로 찍는 분들도 있고, 동체추적은 못믿겠으니 레이싱카가 지나가는 곳으로 예상되는 지점 (트랙이 넓어도 레이싱카는 거의 레코드라인을 따라 주행하므로 지나가는 길목은 뻔하기 마련입니다)에 미리 AF를 맞춰놓고 그 지점에서 승부를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짧은 경험이나마, 제가 그동안 서킷에서 달리는 경주차를 찍을때의 몇가지 팁들을 써 봤습니다. 사실 이정도 내용은 전문적인 사진동호회 같은 곳에서는 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기초적인 내용입니다만,
이번 가을에 처음으로 경주차 사진을 한 번 찍어 봐야겠다는 레이스팬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