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넥스트 스파크의 레이싱 이야기 Part. 2
안녕하세요? 포이동슈마허입니다. 지난 Part 1 에서는 더 넥스트 스파크를 타고 제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해 드렸는데요. 제주도를 다녀오고 마일리지가 1,500km 훌쩍 넘어 버렸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경기는 이제 3주 정도가 남았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레이싱은 모터스포츠라고도 합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레이싱에도 일정한 규정이 있습니다. KIC-CUP에서 열리는 KIC1000은 1,000cc 미만의 경차를 가지고 하는 입문 레이싱인 만큼 규정이 까다롭고거나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규정에 맞춰 평범하기만 했던 더 넥스트 스파크 모습도 조금씩 변화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 보시죠!
* 여기서 잠깐!
KIC-CUP이란? KIC (Korea International Circuit, 영암 F1 서킷)에서 열리는 대회. 현재 사정상 F1 대회가 열리지는 않지만 다양한 대회와 자동차 업체의 테스트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KIC-CUP은 전라남도에서 KIC의 활용도 향상과 모터스포츠의 저변화를 위해 운영하는 대회로 투어링카와 포뮬러, 모터사이클 등의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가 진행된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뚝딱뚝딱! 튠업 이야기
레이싱을 위한 자동차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규정집에는 안전에 대한 항목을 다른 규정보다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가 나더라도 드라이버가 안전해야만 하니까요. 더 넥스트 스파크도 그런 규정집을 따라서 하나씩 아이템 장착을 시작합니다. 낮에는 시간이 없으니 밤과 주말을 이용해서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토요일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더 넥스트 스파크가 향한 곳은 경기도 용인의 어느 게러지(garage).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미케닉(mechanic) 한 분을 만났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진행할 작업은 롤케이지와 다운스프링입니다. 롤케이지는 차량 전복 시에 천장이 내려 앉는것을 막아주어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차를 활짝 열어서 차 내부에 있는 물품을 다 꺼내어 놓습니다. 헬멧이 들어 있는 상자도 살짝 보이는군요. 날개를 펼친 더 넥스트 스파크의 모습이 배트맨 같아 보이지 않나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에 장착할 롤케이지는 4점식으로 차량에 총 네 군데 고정됩니다. 정확한 위치에 장착해야 하므로 몇 번씩 길이를 재고 위치를 표시해서 차체에 단단히 고정해 줍니다.
뒤쪽도 자리를 잡고 차량에 고정합니다. 젊고 유능한 미케닉의 솜씨 덕에 깔끔하고 정확하게 롤케이지가 장착되었습니다.
롤케이지 설치를 완료한 모습입니다. 처음에 비해 어떤가요? 더 넥스트 스파크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롤케이지의 도움 없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러야겠지요.
롤케이지 장착을 끝마쳤으니 잠시 간식을 먹고 바로 다음 작업으로 들어갑니다. 바로 다운스프링 장착입니다. 위 사진은 순정 스프링과 댐퍼가 장착된 상태에서 타이어와 차체와의 높이를 대략 재 본 것입니다. 손가락 네 개 정도가 들어가네요.
왼쪽이 새로 장착할 스프링이고, 오른쪽은 더 넥스트 스파크에 장착되어 있던 순정 스프링입니다. 길이 차이가 좀 나지요? 댐퍼는 순정 차량에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입문 레이스다운 규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서스펜션의 변화를 줄 수 있으니까요. 다운 스프링을 장착하면 차체가 낮아지고 순정 댐퍼를 확실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서스펜션의 느낌이 더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효과는 코너링 시에 차체 롤링이 줄어들며 에어로 다이내믹 측면에서 약간의 이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뒤타이어 쪽에 다운 스프링을 장착한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레이싱 튜닝 파츠들은 화려한 색으로 출시가 되곤 합니다. 아마도 퍼포먼스 업그레이드를 과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겠죠? 확실히 튀네요.
장착 후 손을 넣어서 다시 타이어와 차체 간의 높이를 측정해 보니, 확실히 낮아졌습니다.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낮아졌으니, 대략 4cm 가량이겠군요. 무언가 하나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앗! 더 넥스트 스파크가 맨발로 공중 부양을 한 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역시... 다들 알고 계시는군요. 맞습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휠과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이번에는 경기도 하남에 있는 휠&타이어 스폰서 업체에 도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터스포츠는 우승 상금이나 기타 운영을 위해 부품사 혹은 관련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서 운영되는데 이곳도 그런 후원 업체 중 한 곳입니다.
온라인으로 선택한 휠을 실제로 보니까 더욱 예쁜 것 같습니다. 규정상 휠은 15인치 6.5J 미만의 옵셋 +38.0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순정 15인치 휠(제 차에는 14인치 스틸 휠로 출고)을 끼우고 싶었지만, 스폰서쉽이 체결되어 있어서 규정을 따라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순정 휠이 안 좋다는 오해가 있는데, 최근에 출시되는 차량의 순정 휠은 수많은 테스트와 연구를 걸쳐서 완성도와 내구성이 좋고 디자인도 차량에 맞게 나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과거보다 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타이어는 국산 브랜드 중에 185-55-R15로 선택하면 됩니다. 순정 차량에 장착되어 나오는 타이어와 똑같은 규격입니다.
원래 장착되어 있던 타이어의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를 새로 장착할 휠에 부착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원래 장착되어 있던 위치와 동일하게 장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에서 위치가 바뀐 채로 공기압이 표시됩니다. 이럴 경우 재장착을 하거나 별도의 장비를 이용해서 재설정을 해줘야 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청바지를 입으신 멋진 사장님이 타이어의 휠밸런스를 맞추고 계시는군요. 타이어 휠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고속 주행 시 핸들 떨림이 발생하여 불안한 주행을 유발하므로 휠과 타이어에 있어 중요한 점검 과정입니다. 장비를 이용해 휠 무게의 불균형량을 측정하고 휠 밸런스 웨이트로 균형을 잡아 줍니다.
잠시 시간이 비는 동안 조수석 쪽 휠 라이너에 트랜스폰더 거치대를 장착합니다. 잘 장착해야 경기중에도 빠질 위험이 없습니다.
* 여기서 잠깐!
트랜스폰더란? 레이싱에서 랩타임을 측정하는 무선 장비로 각 차들이 스타트 라인을 지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랩타임이 측정할 수 있다.
드디어 휠과 타이어가 장착되었습니다. 다운 스프링 덕분에 차체가 낮아지니 견고해진 느낌이네요. 더 넥스트 스파크의 블랙에디션 보다는 조금 덜 이쁘지만, 이녀석도 저만의 블랙 에디션입니다.
나를 위한 운전석 튜닝
더 넥스트 스파크가 신발도 신었고 차체도 안전하게 했으니 바로 서킷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더 중요한 하나가 빠졌습니다. 바로 드라이버를 위한 안전장비입니다. 기본적으로 서킷 주행을 위해서는 드라이버를 위한 안전 장구가 필요합니다. 드라이버를 사고나 화재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요. 슈트와 슈즈, 장갑 그리고 헬멧입니다. 그리고 화재 시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바라클라바(헬멧 안에 쓰는 방한제품), 내열복 상/하의가 있고요. 아! 그리고 사고 시 목 보호를 위한 HANS(한스)도 중요한 안전 장구중 하나입니다.
자세를 잡아보고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올바른 자세는 피로도 덜 쌓이고 사고 시에 신체 보호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이렇게 드라이버 안전 장구가 준비됐으니 이번에는 드라이버가 앉아서 운전하는 시트 쪽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서킷 주행을 하다보면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해야 하므로 드라이버의 몸을 지탱해 줄 버킷 시트가 필요합니다. 일반시트에 비해 몸을 잡아주는 효과가 확실하죠. 그리고 안전벨트도 일반적인 3점식이 아닌 4점식 혹은 6점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단단하고 꽉 맞게 몸을 지탱해야 조정 안정성도 올라가고 사고 시 드라이버가 이탈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수석 자리에 차량용 소화기도 장착합니다. 이 녀석도 시즌 내에는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쯤 되면 레이싱은 항상 사고에 노출되어 위험한 스포츠라고 단정짓는 분들도 있으실 듯합니다.
물론 모터스포츠 자체는 빠른 속도와 일반도로보다 주행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또한 여타 다른 스포츠 경기처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승패를 따지기 때문에 선수들 간의 고의로 사고나 충돌을 일으키는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을 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도 서로 공정하고 안전한 경쟁을 하기 위해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와 같이 다양한 안전장비로 드라이버를 보호하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사고가 나더라도 일반 도로에서 보다 오히려 상해를 덜 입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안전이 가장 먼저가 돼야겠죠?
이제 서킷으로 가자!
열심히 하루하루 준비가 진행되어가며 첫 경기가 다가올수록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됩니다. 남들보다 늦게 준비한 탓에 4월에 있었던 연습주행에 참여하지 못하였기에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1전을 준비하려 합니다. 위험하고 어려운 스포츠인만큼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겁니다. 이제 서킷으로 가서 경쟁할 날도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틈틈히 수동운전에 대한 감도 올리고, 코스에 대한 분석도 해야겠습니다. 더욱 강해져서 돌아올 더 넥스트 스파크의 레이싱 이야기!
다음 편도 기대해 주시고요. 언제나 안전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