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현상과 타이어의 관계
안녕하세요? 이제는 빗길 서킷 주행이 더 익숙한 포이동슈마허입니다.
아마도 이 글이 발행되는 날에도 비가 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더운 날씨에 가끔 내려 주는 비는 하늘이 주는 시원한 선물 같아서 비가 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위 영상은 영암에서 KIC1000 2전 경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 오던 길에 찍은 영상입니다. 비가 와서 시원하긴 한데 시야도 확보가 안되고, 습한 공기와 외부와의 온도 차이 때문에 실내에 습기가 생깁니다. 아무래도 운전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죠.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운전하면서 생기는 수막현상 때문에 운전 중에 아찔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2016 장마시즌을 맞이하여 도대체 '왜!' 수막현상이 생기는지 다같이 이야기해보죠.
수막현상 (Hydroplaning) 이란 무엇인가?
여름이면 더욱 자주 듣는 말이 수막현상인데요. 수막현상은 말 그대로 차량이 비에 젖은 노면을 빠르게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水膜)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런 수막은 노면에 있는 물이 빠르게 전진해 오는 타이어와 만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물이 제때 밀려나지 못해서 생기는데요.
이렇게 수막현상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타이어와 노면과의 접지력(혹은 그립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타이어의 그립력이 떨어지면 스티어링 휠의 조작도 어려워지고 제동거리도 평소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수막현상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타이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앗! 타이어에 이런 비밀이!
일반적으로 논할 때 타이어의 재질이 부드럽고 접지면이 넓어질수록 마찰력이 우수하여 접지 성능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레이싱용 자동차에 사용되는 일부 타이어는 접지면을 늘리기 위해 트레드 패턴이 없이 평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쉐보레 레이싱팀의 크루즈 레이스카에 장착되는 슬릭 타이어로 드라이 타이어라고 부릅니다. 마른 노면에서는 최고의 접지력을 보여주지만, 물이 있는 노면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물을 배출할 수 없어 접지력이 아주 적어지죠. 그래서 우천시에는 레이싱용 자동차도 트레드 패턴이 있는 타이어를 사용하여 경기를 진행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수막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어의 배수현상입니다. 그래서 타이어 제조사는 빗길에서 그립력을 유지하면서도 배수성능을 최대화로 끌어 올리기 위한 기술을 타이어에 적용하고 있죠. 크게는 세 가지 정도로 타이어와 배수성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기압입니다. 일반적으로 비가 오면 공기압을 높거나 낮게 하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실 텐데요. 제가 확인해 본 결과 평소와 같은 권장 공기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위 지우개 타이어 모형을 보시면 적정 공기압일 때보다 낮은 공기압일 때가 접지 면적은 넓어지고 배수 면적은 좁아지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바람 빠진 공을 생각하시면 쉽게 상상이 되실 거예요. 차량의 중량은 일정한데 타이어의 공기압이 적으면 타이어가 적절한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아래도 내려앉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가지고 레이싱 교본을 보면 비 오는 날의 주행에서는 오히려 공기압을 평소보다 더 높이는 것을 권장합니다. 서킷에서의 주행은 일반적인 도로에서의 상황보다 타이어에 로드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좀 더 공기압을 넣어 주어서 배수능력을 확보하려는 것이지요. 결국 같은 의미네요. 이런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권장 공기압을 추천 드립니다.
두 번째는 타이어 마모에 따른 배수 성능의 저하입니다. 타이어가 마모되면 트레드의 깊이가 낮아지면서 배수 성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주행 중 수막현상이 더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수막현상은 제동거리에도 영향을 줘 빗길 주행 시에는 더욱 유의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막현상에 영향을 주는 것은 트레드의 패턴입니다. 타이어의 패턴을 어떻게 디자인 하냐에 따라서 성능이 좌우되는데요. 각 타이어 제조사들은 제동력과 배수 능력을 적절하게 고려해 제작합니다. 이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타이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빗길에서 유리한 타이어는 트레드의 홈의 길이와 넓이가 크고 홈이 작을수록 배수성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행 시에도 저속으로 차량을 운행할 때가 충분한 배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하네요.
뭣이 중헌디? 타이어가 중하지!
위의 설명으로 수막현상이 이해 되셨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수막현상을 방지하고 안전한 빗길운전을 위한 방법을 같이 정리해 봐요.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올바른 자세입니다. 만약 빗길에서 수막현상이 생기면 차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데요. 이때 바른 자세로 스티어링 휠을 똑바로 잡아 당황하지 말고! 급격한 핸들 조작을 하지 않으며,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잘 유지하시면 됩니다.
비가 오면 노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급 브레이크는 최대한 자제하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아 제동합니다. 브레이크 디스크에도 물기가 젖어 있기 때문에 주행 중에 브레이크를 약하게 밟아 물기를 말려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빗길에서는 브레이크의 성능이 떨어지고 노면도 미끄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제동거리가 길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보다 30% ~ 50% 정도 감속주행하며, 이런 것을 감안하여 충분히 차간거리를 확보하여 주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빗길에서는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서 다른 운전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빗속에서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행 전에는 타이어 점검이 필수입니다. 주행 중에는 공기압을 확인하여 상황에 맞게 공기압을 유지하고, 타이어의 트레드와 상태를 확인하여 빗길뿐만 아니라 평상시 주행 중에도 타이어에 의한 사고를 방지해야 합니다.
타이어는 사람에게 신발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그에 맞는 신발이 존재하고, 용도에 맞게 착용해야 발 건강과 신체 밸런스에도 영향을 주듯, 자신의 차량에 장착되는 타이어도 잘 관리하고 용도에 맞게 사용하여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잠깐!
포트 홀(Pot hole)은 도로 표면의 일부가 내려앉거나 파손 되어 움푹 패인 곳을 말하는데요. 깊게 파인 포트 홀은 차량의 타이어뿐만 아니라 서스펜션에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낮게 파인 포트 홀도 물이 고여 있으면 국부적인 수막현상을 일으키며 순간적으로 스티어링 휠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잠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행 시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포트 홀은 지반이 약해진 부분에 균열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데요. 지속적인 차량 이동으로 균열이 커지면서 생깁니다. 빗물에 의해 지반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마 혹은 폭설 이후에 빈번히 발생된다고 하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