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기차 개발에 몸담고 있는 토비토커 토식이 입니다.
지난번에 전기차 오너라면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통해 여러 가지 기초 상식을 알려드렸는데요. 하지만 이런 지식은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익혀야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겠죠?
마침, 저 토식이에게도 지난번 알려드린 상식 중 '주행거리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는 tip'을 실천할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아슬아슬한 배터리 상태 속에서 남은 거리를 가야만 했던 것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저 토식이가 직접 볼트(BOLT) EV를 운전하며, 그 tip들을 직접 체험해 보고 후기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리젠 기능과 에어컨의 사용 자제, 정속 주행 등의 방법을 이용해 얼마큼이나 여유 있게 갈 수 있을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발 전 배터리의 상태는?
달리고 달리다 보니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배터리가 모두 아슬아슬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켜서 자세하게 한번 알아볼까요?
현재 시간 오후 7시 30분, 도착지까지 약 78km, 예상 도착시간 오후 9시 2분.
현재 차량마일리지 9,759km, 배터리로 갈 수 있는 거리 평균 105km로 최대 127km, 최소 86km.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1회 충전에 383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볼트(BOLT) EV이기에 뛰어난 전비로 목적지에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도로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으니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내연기관을 사용한 차량이라면 연료가 떨어질 때 가까운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하면 된다지만, 전기차는 특성상 충전시간이 일부 소요되고 혹시라도 중간에 차가 서 버린다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까 더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을 해야 하기에 기왕이면 최소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가보려 하는데요. 이를 위해 제가 사용한 방법은 '정속 주행과 에어컨 사용 자제', 그 외에 도로의 여건에 따라 리젠기능을 주기적으로 활용해 주었습니다. 다소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시작한 이번 운전! 과연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운전 시작! 약 30%의 배터리로 달리는 서울의 거리
센터페시아의 마이링크에서 표현되는 배터리 잔여량 약 6칸의 상태에서 드디어 출발합니다. 총 20개의 칸이 있으므로 6칸이면 약 30% 정도 잔량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스마트폰 배터리도 30% 이하면 절전모드에 들어서기도 하는데, 전기차이니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절약하며 달린다면 목적지 도착 후에는 과연 배터리 잔량이 어느 정도 남을지도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초반에는 살짝 길이 막혀 조바심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볼트(BOLT) EV는 전기차이기에 차를 감속(제동)시키면 에너지를 발생(회생)시켜주는 리젠(회생 제동)기능이 있어, 가고 서고를 반복할 때 장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반대되는 상황이라 보시면 되는데요. 내연기관 차량들은 가고 서고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버려지는 에너지가 많아 연비가 상당히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적정 엔진 RPM에서 이상적인 연비효율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는 내연 차량들과 달리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밝는 즉시 최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이 적을수록 그리고 에너지 재생능력이 뛰어날수록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이전에 '전기차 오너라면 알아두어야 할 상식'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 드린 것처럼 에어컨 기능 또한 꺼 두었습니다. 물론, 날씨가 이제 많이 선선해져 딱히 에어컨을 켤 필요를 느끼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울 때가 아니라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이렇게 공조 기능을 쉬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복잡한 서울의 거리를 벗어나 막히지 않는 외곽 도로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뻥 뚫린 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아주 제격이었는데요. 주행 중 엑셀 페달을 밟을 일이 없이 평상시 주행하던 속도보다 천천히 정속으로 달리며 그동안 지나쳤던 해 질 무렵 석양도 느긋하게 보며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죠.
저속 정속 주행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볼트(BOLT) EV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해 에너지를 최대한 보존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였는데요.
내 차의 전력 현황 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함께 달리는 도로의 교통흐름이겠죠? 교통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60km ~ 70km, 혹은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상황에선 80km까지 작동하며 '경제속도'로 주행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달린 뒤 올림픽 도로에 들어서니,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찾아왔습니다. 저녁 퇴근길에 올라선 차량들로 도로가 조금씩 정체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차가 막히며 가고 서고를 반복합니다.
이렇게 막히는 상황이다 보니 정속주행이 불가능해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사용하지 못했는데요. 이런 정체 구간의 특성상 브레이크를 수시로 밟아야 하지만 볼트(BOLT) EV가 갖고 있는 '펀 드라이빙' 요소 중 하나인 '원페달 드라이빙'과 스티어링 뒤에 있는 '리젠 온 디맨드' 버튼을 이용하여 굳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쉽고 재미있게 운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엑셀의 사용만으로 차체의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어 이렇게 막히는 구간에서는 그 편의성이 더욱 높았습니다. 특히, 출발과 같이 리젠기능을 사용해 막히는 도로의 불리함을 전력으로 승화시켜 배터리 효율을 확보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달리고 달려 어느새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요. 원래대로라면 출발 전 최소 거리 86km에 총거리 약 80km 정도 왔으므로 약 6km를 달릴 정도의 전력이 남아있어야 할 텐 데요. 결과는 어떨까요?
전기를 절약하며 달려본 결과는?
주행을 마친 뒤 휴대폰 네비게이션과 클러스터를 다시 확인해보았습니다.
현재 시간 9시 20분, 80km 주행 완료. 차량마일리지 9839km, 배터리 잔량은 무려 4칸! 즉, 약 20%의 잔량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는 단 10%의 사용만으로 80km 가까이 달려왔다는 것입니다.
볼트(BOLT) EV의 트립 컴퓨터를 확인해보니 현재 배터리 상태에서 평균 85km로 최대 100km, 최소 69km를 더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나옵니다. 출발 전에도 최소 86km였는데 이렇게 정속 주행, 크루즈 컨트롤, 리젠 기능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운전하다 보니 이렇게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볼트(BOLT) EV의 놀라운 주행성능을 이렇게도 체감할 수 있네요!
단, 10%의 전력 사용만으로도 80km를 주행 완료!
볼트(BOLT) EV가 1회 383km의 놀라운 주행거리로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전비를 아끼고 절약하는 운전습관을 추가적으로 익힌다면 그 이상을 달리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10%의 전력으로 80km정도를 달릴 수 있다면 이론적이지만 총 100%의 배터리일 때는 무려 800km도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니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볼트(BOLT) EV의 전비에 놀라며, 오늘 하루 열심히 달려준 볼트(BOLT) EV를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충전함과 동시에 테스트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차 오너라면 알아두어야 할 상식을 바탕으로 직접 효율적인 운전을 체험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지켜야 할 것이 많거나 어려운 것이 전혀 없어서 더 쉽고 편한 운전이었습니다. 특히, 차량의 가다 서다가 많은 서울 시내에서는 전기차인 볼트(BOLT) EV의 장점이 진가를 발휘하기도 하였는데요. 언젠가는 전기차를 더 많이 길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다음 번 더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