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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브랜드 스토리

테오 얀센, 생명력을 불어넣어 역사를 창조한 아티스트


역사란 생명체가 살아왔단 증거다. 또 역사가에 의해 선택되어 기록된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테오 얀센(이하 테오)은 창조가이면서 역사가도 될 수있다. 즉, 역사창조가다.

 
테오는 '과거의 희망'을 말한다. 적어도 내가 이해한 테오의 창조물은 시리즈에 있어 늘 이전의 것에서 한층 성숙된 것이다. 그런 의도로 연대기별 작품을 나열했던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1990년부터 시작된 연대기별 역사는 테오가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인지 보여준다.

몸을 형성하는 뼈대를 가정용 전기 배선관 폐품으로, 가장 저렴하게 탄생한 21세기 생명체.
테오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이후 몇년간은 히피 생활을 했다고 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중에 돈은 없고 주위를 둘러보다 발견한게 일반 가정에서 쓰는 노란 플라스틱 튜브 전기 배선관이었다고. 처음부터 '지속 가능한(Sustainable)' 무언가를 생각하고 재료를 결정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친환경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까지 달게 됐으니 나쁠건 없겠다.

왜 해안 동물?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그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다. 그것도 해안 동물이라 일컫는 생명체. 왜 해안 동물일까?
테오는 1948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작은 해변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과학자일지 예술가일지 모를 어떤 공상을 했었을까? 아니면 생명체가 걸을 수 있는 동력이 바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부는곳을 찾다가? 그것도 아니면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실험을 하니까 가장 '자연'스러운 곳을 찾다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작품명을 라틴어로 한 테오는 괴짜다. (*분야 최초의 학술 용어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라틴어여야 한다고 한다.)


혹시 스스로 신격화 하는 건 아닌지. 
최초로 단체생활을 했던 아니마리스 제네티쿠스. 갈비뼈 하나로(여기서 갈비뼈란 노란색 플라스틱 튜브다) 종족 번식을 했다고 한다. 마치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를 가지고 하와를 만들었듯이 제네티쿠스도 그런 맥락이다. 테오가 스스로 생각해낸건지, 아니면 마케팅을 맡은 업체가 만들어낸건지 모르지만, 어쨌든 테오의 작품 스토리가 지나치게 '천지창조(天地創造)' 형식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는 전시회에서 셀폰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몇몇 작품들의 소개를 간략하게.


아니마리스 불가리스(Animaris Vulgaris)

아직은 걷지 못하고 누워만 지내는 생명체. 16개의 다리로 누워있을 때에만 움직인다고 한다.


아니마리스 쿠렌트 벤토사(Animaris Currens Ventosa)

테온를 유명하게 해 준 생명체. 48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바람이 불면 등에 달린 두개의 날개가 움직인다. 
 


아니마리스 페르치피에레 렉투스(Animaris Percipiere Rectus)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몸을 돌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 하는 생각할 줄 아는 생명체. 최초로 무리를 지어 다닌 제네티쿠스가 폭풍우로 인해 절반수를 잃자, 테오는 생명체에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했다. 심한 바람이 불면 피스톤에서 센서가 작용해 망치로 두꺼운 관을 땅에 박아 고정시킨다. 망치가 두드리는 힘은 전시대의 나무판넬을 뜷을 정도라고 한다. 


1990년을 기점으로 작품 연대기를 만들고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테오 얀센. 전시회를 직접 가보기 전에는 그 위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없었다. 얼마 전 탤런트 손예진씨가 네덜란드까지 가서 테오 얀센씨를 직접 만나고 왔다는 기사를 읽었을때만 해도 그 이름이 무척이나 생소했었는데.

=> 전시회장의 접근성이나 전시장내 관리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세기의 작품일 수 있는 아니마리스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데 의미있었다. 각 아니마리스들마다 생명의 시작과 끝이 있고(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죽음선언을 한다고 한다) 이미 생명을 다한 작품들을 복제하지는 않는다고 하니, 1990년 이후에 탄생한 희소성과 역사성을 가진 '특별'한 전시였다. 

일반적인 정보는 아래 웹사이트에서 발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