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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살펴보는 타이어 개발 절차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에 있어서 타이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동차를 떠받치고 있는 것도 타이어이고,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모든 성능도 결국 마지막엔 타이어를 통해 발휘되기 때문이죠.

바로 그 타이어는 어떤 과정을 통해 개발이 되는지 개략적으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차량 개발의 극 초기 단계에서는 타이어의 사이즈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략적인 "크기"("사이즈"가 아닙니다)와 "몇가지 종류의 타이어/휠 사이즈"가 있게 될지, 그리고 주변 다른 부품들(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바디 등)의 자리잡기("패키지"라고 합니다)에 따라 타이어 사이즈를 먼저 선정하게 됩니다.

전체 크기에 맞는 타이어 사이즈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다른 부품과 간섭이 날 만큼 지나치게 폭이 넓은 사이즈는 탈락, 반대로 핸들링 성능이 좋지 않을게 분명한 폭이 지나치게 좁은 사이즈도 탈락, 지나치게 드문 사이즈도 탈락, 그리고 타이어가 지지할 수 있는 하중이 차량의 예상하중보다 못한 타이어도 탈락. 이런식으로 하나씩 안되는 사이즈를 걸러내다 보면 고를 수 있는 타이어 사이즈는 상당히 빠듯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사이즈가 정해지면, (예를 들어 어떤 차종당 휠 사이즈가 세가지라면, 내수/북미용 올시즌타이어와 유럽/일반지역용 서머타이어를 각각 개발해야 하므로 3가지 사이즈에 6가지 타이어를 개발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타이어 개발이 시작됩니다.

여러 타이어 회사들에게 "타이어 사이즈는 XX, 필요한 성능은 이만큼, 가격은 얼마 이하, 1년에 XX만대분 예상" 이런 자료를 보내고 각 회사들의 견적(?)을 받은 후 각각의 타이어별로 개발을 진행할 타이어회사를 선정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성능"은 핸들링, 승차감, 소음, 연비, 제동거리 등, 그 차량이 타이어에 필요로 하는 모든 성능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량의 목표 연비가 xxkm/l라면 타이어에서는 최소한 RRc값이 xxx이하여야 한다는 식이죠.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곤란합니다만, 위와 같이 다양한 항목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요구사항을 맞춰야 하는거죠.

이제 각 사이즈의 타이어는 맞춰야 하는 성능 목표도 정해졌고 개발을 진행할 타이어 회사도 정해졌습니다. 이제 타이어회사는 그 "목표성능"에 근접한 몇가지 샘플을 자동차회사로 보내고 자동차회사는 그 타이어를 타이어 자체도 시험해보고, 시험차에 달아 실제 시험을 해봅니다. 핸들링 테스트, 소음, 제동 등등. 
물론 한번에 합격하는 타이어는 없습니다. 어느 어느 부분은 괜찮은데 어느 어느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다시 타이어회사에 알려 줍니다.

그러면 타이어회사는 패턴이나 컴파운드를 튜닝해서 개선 샘플을 가져 오고, 다시 시험차에 달아서 시험하고, 다시 미진한 부분을 지적하고. 타이어회사는 또 개선을 해서 샘플을 가져 오고, 시험차에 달아서 시험하고.

이런 절차를 반복하며, 자동차가 그 실체도 없이 그저 컴퓨터 속의 데이터였던 시절부터 시작된 타이어의 개발은 몇년의 시간을 통해 샘플제작-시험/평가-개선의 과정을 반복한 후 실제 시장에 팔 차에 달리게 됩니다.


비록 차를 사시는 분들께는 불만스러운 점이 있을지라도, 그저 이미 나와있는 물건 중 적당한걸 골라 달아 주는게 아니라 제한된 상황에서나마 최대한의 성능을 뽑아낸 타이어이며 가장 균형잡힌 성능을 가진 타이어라는 것 정도는 알아 두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타이어로 바꿔서 소음이 줄 수도 있고, 핸들링 성능이 좋아질 수도 있고, 연비가 더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연비가 좋은 대신 제동거리가 늘 수도 있고 핸들링이 좋아지는 만큼 더 시끄러울 수 있다는 것이죠.

타이어로 밥 벌어먹고 사는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