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2일 마카오에서 열린 마카오그랑프리2009에 다녀왔습니다. 마카오그랑프리에는 라세티프리미어 (쉐보레 크루즈)가 참가하는 WTCC 2009 (World Touring Car Championship) 경기를 비롯해 포뮬러BMW퍼시픽, 포뮬러3, 마카오GT 등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각 경기의 결승전은 그랑프리의 마지막날인 22일에 몰려 있었습니다. 첫 경기는 포뮬러BMW퍼시픽.
많은 분들이 F3(포뮬러3)나 포뮬러BMW를 보고 "F1이랑 다른게 뭐냐?"라는 질문들을 하셨는데, 각 포뮬러 경기들은 차의 생김새가 비슷할 뿐, 차의 성능이나 규정 등에 차이가 많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젠트라나 베리타스나 모두 바퀴 네 개, 헤드램프 두 개, 문짝 네 개 달리고 사람 다섯명까지 타는 차지만 "급"에는 많은 차이가 있죠.
다음은 GT(Grand Touring) 결승전이 이어졌습니다. 양산차 중 고성능 스포츠카들을 개조한 레이싱머신들이 나오는 경기입니다.
포르쉐911,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페라리430, 쉐보레 콜벳 등의 쟁쟁한 차들이 멋진 경기를 벌였습니다.
이제, 대망의 WTCC 경기입니다. WTCC는 원데이 투레이스라는, 하루에 결승전을 두 번 치르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룹니다. 야구의 더블헤더와 비교하면 적절하려나 모르겠네요.
WTCC에 대해 더 알고싶으신 분들은 위저드아이언님의 포스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라세티프리미어 WTCC 경주차를 보기 위해 이분들을 따라 그리드로 내려 갔습니다.
11월 20일 치러진 예선 결과 쉐보레팀의 11번 Huff 선수가 가장 좋은 기록을 내어, 폴포지션(맨 앞 그리드)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통 자동차경주는 예선에서 각 차량은 해당 코스에서 타임어택 (다른차들과는 상관 없이 한바퀴를 최대한 빨리 도는것)을 통해 결승 순위를 정하고, 가장 빠른 예선 기록을 가진 차부터 앞쪽 그리드(결승에서 차들이 경기를 위해 정렬하는 장소)를 차지합니다. 즉 예선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보여준 선수가 결승에서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입니다.
라세티프리미어 (쉐보레 크루즈) WTCC 레이싱머신입니다!
Huff선수의 차 주위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듭니다. 제일 앞에 있어서 제일 눈에 잘 띄기 때문일까요.
이분들까지 등장하자 더이상 발붙일 자리가 없어지네요. 뒤쪽 그리드로 가보겠습니다.
조금 더 뒤쪽 그리드의 Menu 선수의 차입니다. 그런데 바퀴에 뭔가가 씌여져 있네요?
차는 차 자체에 장착된 잭으로 들려져 있고 타이어에는 타이어워머가 달려 있습니다. 타이어는 차가울때보다 어느정도 열을 받았을때 성능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출발 직전까지 이처럼 타이어를 데워 주게 됩니다.
Larini 선수의 차입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레이서 생활을 마감하는 Larini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후드에 기념문구가 이탈리아어로 적혀있습니다. Nicola Larini 선수가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인데요, 쉐보레팀은 선수들의 국적을 리어뷰미러에도 표시해 놓고 있습니다.
문구는 "5 ANNI A TUTTO GAS! GRAZIE MILLE NICOLA" 입니다. "5년간의 풀스로틀, 고마워요 니콜라!"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리드가 비워지고,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체커플랙이 휘날리면서 첫번째 결승전이 마무리 됩니다. (체커플랙은 선두차가 결승선을 통과해 경기를 끝낸다는 의미의 깃발입니다. 즉 가장 먼저 체커플랙을 본 선수가 그 경기의 1등이 되는 것이죠.
폴포지션에서 출발해서 1위로 경기를 마치는 것을 "폴투피니쉬" 또는 "폴투윈"이라고도 합니다. 이날 Huff선수의 경기가 바로 그 폴투피니쉬였습니다. Huff선수는 단 한 번도 선두를 내 주지 않은채 가장 먼저 체커플랙을 받아 결승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쉐보레팀의 Menu선수는 25명의 선수 중 4위, Larini선수는 12위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경기 도중 쉐보레 레이싱팀 관람석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석호필!!! 프리즌브레이크로 유명한 웬트워스 밀러가 경기를 함께 관람했습니다.
이제 다시 결승전이 준비됩니다. 12번의 그랑프리에서의 24번째, 올해 마지막 경기입니다.
Larini선수의 마지막 그리드 정렬입니다.
그러나 Larini선수는 다른 선수들의 사고로 인해 아쉽게도 마지막 은퇴경기를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올시즌의 마지막 WTCC 경기는 9번째 랩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경기가 중단되었습니다. 총 11랩 중 사고 직전의 순위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몇일이 지났지만 마카오의 복잡하고 비좁은 스트리트서킷을 내달리는 라세티프리미어의 멋진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내년 시즌에도 WTCC에서, 그리고 또 우리나라의 레이스에서도 라세티프리미어 레이싱머신의 멋진 모습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상, 지엠대우 톡의 토비토커,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