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만 암이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내 차에 숨어있는 '암'을 알아보자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자동차의 '암'과 같은 존재, 바로 자동차 녹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먼저 약 1년 반 전 동네 골목길에서 사고 난 제 애마 크루즈 사진을 보실까요?
모 패스트푸드점 오토바이가 골목길에서 속도를 내며 급히 방향을 틀어 돌진하다가 제 자동차와 사고가 났습니다.
로커판넬(도어 하단 차체부)부위 페인트가 벗겨지고 길고 날카롭게 파였습니다. 당시 저는 상대방 보험회사 측에 '미수선 수리비'를 청구하는 조건으로 차량 수리비 명목의 일정 금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자동차는 쉐보레 정비 사업소에 맡겨 벗겨진 부위에 페인트만 두껍게 칠했습니다.
'미수선 수리비'란?
차량 사고시 수리를 하지 않고 상대방 측 보험회사로부터 예상 수리비를 직접 현금으로 수령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와 피해자가 합의한 견적금액에서 피해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기부담금 및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약 80%의 금액을 지급받는 것 입니다.
시간이 흘러 페인트가 칠해진 부위를 자세히 보니 아래 사진과 같이 누렇게 녹슨 부위가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자동차 녹을 '암'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원천적으로 해당 부위를 수리하지 않는 한 사람의 암조직처럼 서서히 그리고 넓게 퍼지기 때문입니다. 차량의 연식이 오래되거나 사고발생 시 스크레치 등이 발생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차에 녹이 생기는 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올라온 자동차 녹제거를 위해 약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눈에 보이는 표면상의 부위만 제거될 뿐 근원적인 자동차의 녹 제거는 되지 않습니다.
일부 광택샵이나 자동차 공업소에서는 녹이 난 부분을 사포로 밀어내고 특수 약재 처리 및 부위별 도장작업을 해주는데, 원천적으로 녹을 잘라내지 않는 이상 다시 덮어버리는 작업만으로는 녹이 재발할 확률이 높습니다.
차량 부식은 계절적 영향을 받습니다. 겨울철 제설작업으로 인한 염화칼슘, 여름철 장마 등으로 인한 습기로 인해 녹이 생깁니다. 특히 여름 피서철에 차로 바닷가에 갈 경우 바닷물 속 염분과 같은 전해질의 영향으로 녹스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내 차의 녹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녹이라고 다 같은 녹은 아닙니다. 조금만 허리를 숙여서 휠 안쪽 '디스크' 혹은 '디스크 로터'라 불리는 부위를 보겠습니다.
위 사진에서 녹이 슬어있는 부위가 바로 디스크 로터입니다. 이 부위의 녹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차량 운행을 며칠만 안 해도 생성되는 '정상적인' 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차량 주행 중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 브레이크 패드와의 마찰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정상적'인 녹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디스크 표면에만 생성되어 부품 안쪽까지 녹이 스며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품의 내구성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휠과 타이어 장착 전, 새것의 디스크 로터는 아래 사진과 같이 '맨들맨들'한 표면을 보입니다.
위 사진처럼 깨끗한 디스크 로터를 만들고자 녹을 제거하겠다고 굳이 애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행여 녹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부위에 방청작업(윤활유 등의 도포)을 하게 되면 브레이크 작동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차량 하부(Underbody) 측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녹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부위가 부위이니 만큼 리프트(Lift)로 차량이 떠 있지 않는 한 운전자가 녹이 있는지 판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차량 연식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면 차량 하부에 대한 녹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연식이 오래된 차량들의 하부 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정비사업소를 방문해 차량 정기 검사를 받아보실 것을 적극 권장해드립니다.
차량 하부에는 차량 운행에 핵심이 되는 샤시(Chassis) 파트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부품에 녹이 심하게 슬었거나 이를 오랜 기간 방치했을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내 차의 숨은 암과 같은 존재 '녹'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차체에 발생한 조그마한 스크래치로 녹이 발생하고, 이것은 점점 커져 내차의 '암'과 같은 존재가 됨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토식이는 더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