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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거짓말을 하네 - 액체로 이루어진 기계를 다루기 힘든 이유

안녕하세요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제법 겨울같은 느낌이 드네요. 눈이 와서 동네가 하얗게 변하니 좋기도 하지만
도로와 인도가 얼어붙어 길을 다닐때 넘어지지않게 조심조심 다닙니다.
걷다가 넘어져서 몸개그를 한번하고나면 여름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

자동차도 거짓말을 하네 - 액체로 이루어진 기계를 다루기 힘든 이유


미끄러지는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차들도 얼어있는 도로에서 미끄러지니 차분하게 다녀야하는 계절이 겨울이지요.
또, 온도가 내려가면 자동차도 얼어버립니다. 차량을 구동시키기 위해 많은 액체가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먼저 엔진및 주요 부품을 냉각시키기 위해 냉각수라 불리우는 물이 들어갑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영하 몇십도 까지 떨어지는 날에 얼어서 동파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액이 들어가구요.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연료, 엔진 부품끼리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엔진오일, 변속기오일.
아 빼먹었군요. 핸들을 위한 파워스티어링휠 오일, 브레이크오일, 후륜구동차량의 경우는 차동기어오일이 따로 들어가는군요.(디퍼렌셜기어오일) 대충 세어봐도 여덟가지 이상의 액체가 사용되네요.

자동차도 거짓말을 하네 - 액체로 이루어진 기계를 다루기 힘든 이유


이렇게 많은 액체가 사용되는 바람에 차량을 컨트롤하는 것은 상당히 예민하면서 힘든 일이됩니다.
파워트레인안에서는 캘리브레이션 엔지니어라고 하여 엔진컨트롤을 전문으로 하는 개발자군이 있습니다.
이들 엔지니어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면서도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기계도 거짓말은 한다'라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든일에는 원인이 있어! 라면서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많긴하지만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엔진과 가장 밀접한 연료나 냉각수, 엔진오일이 액체인 관계로 환경에 따라 상태가 달라져서 개발시에 세세하게 신경을 써줘야 하기때문인데요

자동차도 거짓말을 하네 - 액체로 이루어진 기계를 다루기 힘든 이유


핀란드 수출용 차량을 개발할 때의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엔지니어들이 개발을 위해 핀란드로 출장을 갔습니다. 추운지역 맞게 엔진셋팅을 조정하고, 배기가스규제를 충족시키고, 검증하러 간것이지요. 이미 한국에서 핀란드에서 사용하는 연료를 사용하여 저온시험을 다 통과하였던지라 소수의 인원으로 출장을 출발하였습니다. 열시간이 넘는 비행끝에 현지에 도착하여 시험하였는데 역시,
시동도 잘걸리고 차량성능도 목표치에 맞게나와 다들 만족하고 귀국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귀국하려는 찰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중에 엑셀페달을 밟으니 엔진에서 작지만 '따다다다다' 하는 소음이 들리고 가속이 둔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노킹현상). 한국에서 이미 시험을 다 통과하고 문제가 없던 조건인데 현상이 발생하니 엔지니어들은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이대로 차를 낼 수는 없다!' 출장팀은 일단 귀국을 미루고 엔진세팅을 다시하기 위해 캠프로 복귀하였습니다.

'원인이 뭘까....' 이런저런 세팅을 만져보기도 하고, 차량자체의 문제인가 싶어 본넷을 열어 부품손상 확인하고 하기를 몇차례, 야속하게도 시험차의 노킹현상은 점점 심해지기만 하였습니다. 결국 그날 밤을 꼬박새고 다음날 저녁까지 사투를 벌인후 결국 출장팀은 본사에 SOS를 쳤습니다.  "팀장님 스파크를 아무리 까도 노킹이 납니다. 환장하겠습니다. ㅜ_ㅜ" (노킹은 스파크 타이밍을 조절하여 엔진성능을 낮추면 주로 해결됩니다. 성능과 노킹간 줄다리기를 잘 해야하지요)

출장팀의 SOS를 받은 본사에서는 경험많은 노련한 엔지니어팀을 급파하였고, 합류후 이틀만에 원인을 발견하였습니다. 네, 역시 액체였던 연료가 문제였지요. 핀란드의 주유소에서는 주유후 서비스로 엔진첨가제를 제공했는데, 질낮은 엔진첨가제가 엔진내부에 다 타지않고 찌꺼기가 남아있었던게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엔진세팅을 처음부터 다시하고, 향후 만일을 위해 경고문을 삽입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일이 마무리지어졌습니다.

한국에서 멀쩡하던차가 핀란드에서 거짓말을 하다니, 파보면 결국 원인이 밝혀지기는 하고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게 입증되었지만 액체로 돌아가는 자동차의 컨트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파워트레인부분에서 전설처럼 돌아다니는 실화지요.

자동차도 거짓말을 하네 - 액체로 이루어진 기계를 다루기 힘든 이유


엔진이 분당 3000번(3000rpm)을 돈다고 가정해보면, 이는 초당 약13회씩 연료가 분사된다는 소리인데요.
고속으로 회전할 수록 조그만 외부환경변화에도 민감한 반응으로 보여 바로 성능과 연결됩니다. 만약 연료가 조금더 끈적인다던가 조금 더 찰랑거린다던가 하면 차가 잘 안나간다던가, 너무 잘나가서 엔진에 큰 무리가 온다던가 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개발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됩니다. 따라서 캘리브레이션 엔지니어들은 이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꼼꼼하게 점검을 해가며 개발하고, 양산때까지 면밀히 확인을 하여 완벽한 차를 만들어 가고있답니다. ^^

생각보다 섬세하지만 알고나면 쉬운 자동차, 자동차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상 지엠대우톡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이었습니다.


지엠대우 톡 blog.gmdaew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