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내에서 비춰지는 구매의 이미지
네임태그에서 짐작하시듯 저, 위저드아이언은 엔진부품 구매 담당입니다. 회사에서 협력업체와의 창구역할을 담당하지요. 업체 선정뿐 아니라, 관련 업체와 뭔가 일이 있으면 으레 찾는 부서가 바로 구매입니다.
이런 부서인 제가 회사 내 다른 부서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요? 이번 포스팅은 팀 프로젝트입니다. 구매가 다른 부서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AS가 바라보는 구매
먼저 다파라님이 근무하시는 AS쪽입니다. (왜곡을 없애기 위해 원문을 기재합니다.)
키보드 키캡의 페인트가 벗겨졌다.
키캡부품을 공급해야 하는데, 구매에서는 키캡의 페인트 업체가 바뀌었다고 한다.
있는 거 그냥 쓰면 되지. 왜 업체를 바꾸냐…
해외 고객이 부품을 빨리 달라고 한다. 전산에 품번은 있으면서 왜 실물이 없냐고 뭐라고 한다.
구매님들.. 언능 업체 정해주시고, 구매가도 입력해주세요. 굽신굽신~
ㅋㅋㅋ 구매를 상전으로 인식하시네요. 구매는 자동차 부품 구매와 일반자재 구매로 나뉘는데요. 아마 일반자재 구매 쪽과 일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업체가 바뀌는 건 가격을 보다 싼 쪽을 선정하기 위함일 것이고, 시간이 걸리는 건 엄격한 프로세스를 따르다 보니 그럴 겁니다.
뭐, 변명일 뿐이고, 관련 부서에게는 불편하기 그지없는 담당임에는 분명하겠죠 -_-;;;;;
연구소에서 바라본 구매
다음은 연구소에 계신 320Nm님입니다. 역시 원문으로 올립니다.
구매는 부품을 구매하는 부서다. 설계와 같이 부품을 개발하는 협력업체에게는, 설계보다 구매가 더 말빨이 잘 먹힌다. 돈줄을 쥐고 있으니까.
설계자만 업체에 출장을 가면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구매담당자와 같이 출장을 가면 동네 맛집에 간다.
기술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주장하더라도, 가격이 비싸지면 구매 부서의 반대에 부딪힐 때도 많고, 반대로 구매의 도움으로 업체를 설득할 때도 많다.
때로는 반목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력하기도 하며 항상 같이 일 하고 있는 파트너이자 돈줄. 애증의 ATM.
사진출처 : imagetoday.co.kr
흠.. 뭐랄까 320Nm님은 구매를 밀당의 관계로 보고 계시군요. 돈줄이라고 하시는데, 사실 구매가 돈줄은 아닙니다 ㅋ 진정한 돈줄은 회계쪽이지요 (회계는 사내에서 갑오브 갑의 위치로 여겨집니다.) 맛집 이야기는….구매가 출장 예산에 조금 관대한 편이긴 해요. 소위 이야기하는 갑질을 방지하기 위함인데요. 거꾸로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생산부서에서 바라본 구매
자 마지막으로 어른곰님입니다. 어른곰님은 생산부서에 계신데요. 깔끔한 사진 한장으로 구매를 정리하셨네요.
제일 싸다라…. 구매 입장에서는 싼게 좋은건 맞죠 ㅋ 근데 싸면서 품질도 좋아야 겠죠? 구매 담당자가 회사내 다양한 직군과 협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지 않나 합니다. 어른곰님의 외침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요. ‘싼것도 좋지만 적당히 해!’ ㅋㅋㅋ
구매가 이렇게 비춰지는지 잘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꽤나 흥미롭네요. 구매는 공통적으로 애증의 시건으로 보여지는 부서가 아닌가 합니다. 재미있게도 구매인들 (안에서는 구매쟁이라고도 부르죠)이 스스로를 보는 시선도 그다지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저희 팀장님이 그러더군요. 1+1이 3이 되기도 하고 0이 되기도 하는 곳이 구매라고. 자동차 회사의 특성상 모든 것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하지만 구매 만큼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 이런 업무를 하는 탓에 다양한 부서와 적이 되기도 동지가 되기도 하고, 협력업체와도 관계가 매번 바뀌는 그런 곳이지요.
구매로 업무를 바꿀때 담당임원이 영어로 '상당히 액티브하고 도전적인 곳인데 괜찮겠어?' 라고 물어 봤는데 정말 그말이 실감납니다. 매일매일 다른 이슈들로 행복한(?) 비명을 지를 뿐입니다. ㅋㅋㅋ 전 기로에서 이미 빨간약을 먹어 버린거군요. ^^;;;
자, 여러분은 구매 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다음 차례는 AS팀 입니다.다파라님 나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