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기념으로 스노우 체인을 한번 장착해 보았습니다
늦었지만, 첫눈도 내리고 드디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따뜻하고, 눈이 많을 거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뭐 사실 눈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도 제설이 빨리 되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은 없습니다. 폭설이 온 당일 정도? 하루만 피하면 이튿날부터는 도로의 눈이 말끔히 치워져 있곤 하지요.
그러나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 눈길 운전이 자신 없기도 하고, 눈이 두려워서 자동차 겨울 필수 용품인 스노우 체인을 사 놓았는데요.
언젠가 써먹겠노라 생각한 체인이 트렁크 한구석에서 잠자고 있은 지 벌써 3년. 눈이 많다는 예보를 듣고는 문득 ‘그런데 체인은 어떻게 바퀴에 달지?’ 라는 생각이 들어 이참에 실전 같은 훈련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의 스노우체인 장착 시험대상은 마트제 우레탄 체인입니다.
너무 산 지 오래돼서 가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대략 6-7만 원에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크기는 큰 서류가방 정도, 두께가 좀 두껍긴 하지만 차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사용 가능한 타이어 사이즈와 함께, 장착 설명서가 겉에 붙어있습니다.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스노우 체인이 제 타이어에 맞는 사이즈인지 다시 한 번 확인 후,
가방을 똭! 하고 열면,
체인 두 세트와 장갑 한 벌 그리고 웬 토시 한 벌이 가지런히 들어 있습니다.
토시가 왜 필요하지?
의아하지만 뭔가 필요해서 들어있겠죠?
저는 상남자이므로 토시는 끼지만 장갑 따윈 끼지 않습니다!
스노우 체인은 우레탄 재질의 패드에 금속 징이 박혀있는 형태입니다.
얘를 길게 편 후 바닥에 놓고, 바퀴의 안에서 밖으로 살포시 감아줍니다.
(팔이 타이어에 안 닿을 수가 없더군요. 팔토시의 위력)
바깥쪽 고리를 연결해 준 뒤,
타이어 겉으로 체인을 감아줍니다. 이때 체인을 최대한 미리 당긴 후 감아주어야 타이어 전체에 잘 안착됩니다. 이걸 몰라서 한참을 끙끙댔었죠.
왜 줄이 짧지? -_-?
그리고 바퀴의 위 안쪽의 고리를 연결해 주어야 하는데... 이게 좀 문젭니다. 눈으로 보이질 않으니 손가락 촉감만으로 고리를 걸어주어야 해요.
휠하우스 안에 팔을 깊숙이 넣어 연결해야 하는 탓에 또 한 번 끙끙거려야 했지요(여기서 거짓말 조금 더 보태어 10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다음으로 바깥쪽 고리를 연결해 줍니다. 안쪽이 연결되어있으니 바깥쪽은 조금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체인이 잘 붙어있도록 휠 중간에 고무링(?)을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장력이 꽤 큰 관계로 온 힘을 주며 당겨야 고리가 다 걸리게 됩니다.
스노우 체인 장착하기, 드디어 완성!
아이가 신기한지 계속 쳐다 보네요.
아빠, 이제 차 타고 눈 밟으러 가요! 안돼 아빠 허리 결딴났어.
마음 같아선 두 쪽 다 끼고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약 30분의 시간이 걸렸고, 결정적으로 쭈그리고 있던 허리에 데미지가 왔습니다. 안 쓰던 근육을 써서인지 욱신욱신하더라고요.
고생의 흔적.... 장갑이 들어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장 저가의 제품을 장착하다 보니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고, 줄로 연결되어 있어 쉽게 끊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뭐 장착해보자는데 의의를 두었으니..... 실전에서는 당황하지 않고 보다 신속! 정확! 하게 장착할 수 있겠지요? 만약 다시 시도한다면 한 15분 정도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라고 위안을 두며,
마지막으로 웬만하면 눈 오는 날에는 나가지 않으시길 강추 드립니다. 스노우 체인 장착하는 일이 만만친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