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라면 일단 시동부터 걸고 보는 세 남자의 포이동슈마허입니다. 얼마 전 올 뉴 말리부를 일주일 정도 운행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모든 게 새롭다' 라는 이름처럼, 전작보다 더 뛰어난 안전장비를 탑재하고 있더군요. 이제는 새로 나온 기능을 습득해서 사용하는 속도보다 기능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아 놀라울 따름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안전 기능들 중 하나인 '보행자 감지 경고 및 제동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전자를 넘어서 보행자의 안전을 사수하라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어느 도로 위에서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를 아무리 좋아하는 저도, 그런 사고 소식을 듣게 되면 자동차의 무서움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죠.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동차 개발시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과거의 안전장치가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보행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데요, 올 뉴 말리부에 장착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도 이런 맥락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방 보행자 감지 제동 시스템 소개 영상]
위 영상은 쉐보레 홈페이지에 연동되어 있는 전방 보행자 감지 제동 시스템의 소개 자료인데요. 이 영상을 보고 나니 문득 실제로 가능한건지 해보고 싶더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세워 놓고 실험할 수는 없고 더미로 실험하자고 아파트 전세를 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땅한 물체를 찾던 중에 요즘 유행하는 실물 사이즈의 등신대를 생각했으나, 그 조차도 쉽지는 않아 X-배너를 하나 구하고 실험을 진행했지요. 하지만 실험 결과, 안타깝게도 X-배너는 보행자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테스트에 사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사람이 아닌 물체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니 뭔가 신기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원리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다른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보행자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을까?
그러면 올 뉴 말리부는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을까요? 다짜고짜 실험을 통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이에 앞서서 하나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일반도로와 보행자도로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말이죠. 그래서 줄자를 들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보행로의 연석에서 도로의 노란선까지 대략 90 cm 정도 되는군요. 하지만 더 정확한 것을 알고 싶어서 구글링을 시작합니다.
구글에 '보행자 도로 설치' '인도 법규' 등을 검색하다, 우연히 링크를 발견하고 들어가 보니 국토교통부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이 PDF 파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도뿐만 아니라 횡단보도나 자전거 도로에 대한 설명도 있군요. 제가 궁금했던 보행자도로와 주행도로의 거리를 살펴보니 0.75 m. 위에서 측정해 본 결과는 0.72 m (노란선 제외) 정도니 법규에 맞추어 잘 만들어진 것 같네요.
이제 기본적인 내용을 대략적으로 살펴 보았으니 실험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위 기능 소개 영상에서 보셨듯이 이 시스템은 약 8~80 km 에서 작동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안전을 위해 시속 약 10 km 정도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실제 도로에서 측정한 0.9 m 라는 수치를 참조하여 우선 차량과 보행자의 간격을 1 m 정도로 유지하여 시험합니다.
여유롭게 걷고 있는 지고릴라 옆을 정지상태에서 10 km 정도의 속도로 지나가니 지고릴라의 후방 약 10 m 부터 보행자로 인식하네요.
다음은 차량과의 거리가 2 m 가 조금 넘는 거리에서 측정해 보니 보행자 인식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영상을 보면 8~80 km, 전방 40 m 까지 인식이 된다고 하는데, 아마도 속도와 측정거리에는 상관 관계가 있는 듯 합니다. 저희가 실험한 조건은 매우 저속이므로 이렇게 인식하는 것이고, 위에 말했듯 속도에 따른 측정거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안전한 자동차로 행복해질때까지
위 실험을 통해 올 뉴 말리부에 장착된 최신 기술을 부분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누군에게는 생소한 기술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시스템들이 네비게이션 화면에도 나와줬으면 하는데, 반대로 이런 정보들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이전 세대의 말리부에 LDWS (차선이탈경고시스템) 가 처음 장착되었을 때 호불호가 갈렸던 일이 있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사람의 안전을 위한 기술 개발은 지속적으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되야만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저희 세남자가 모두 공감했습니다. 자동차가 인간에게 항상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자동차와 인간의 오랜 우정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테니까요.
그날까지 저희 세 남자도 여러분에게 항상 재미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동차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 오겠습니다. 오늘도 안전운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