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달리고 멈추고 도는 그 모든 성능은 타이어를 통해 발휘됩니다. 그리고 그 타이어는 휠에 조립이 되어 있죠.
지난 글에서는 타이어 사이즈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었습니다.
휠도 물론 국제적인 산업규격과 그에 규정된 사이즈 규격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오래 전 정리해 둔 글이 있네요.
휠은 자동차 전체의 하중을 지지하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과 진동을 받아내며, 엔진의 동력과 스티어링 기어의 조향, 그리고 브레이크의 제동력을 타이어에 직접 전달하는 기능적인 면과 함께 자동차 외관의 일부로써 미적인 기능까지 갖춰야하죠. 여기서는 휠의 종류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스틸 휠 (Steel Wheel)
먼저, 스틸 휠 (Steel Wheel) 부터 보겠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름 그대로 스틸(steel), 즉 강철로 만든 휠입니다. 강판 두 장을 프레스로 성형하고 구멍을 뚫어 림(rim)과 디스크(disk)를 만든 후 두 부품을 용접해서 만듭니다. (아래 그림의 녹색 부분이 림, 주황색 부분이 디스크입니다.)
스틸 휠의 강점은 역시 경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설명드릴 알로이휠보다 훨씬 싸지만, 기능적으로는 별로 꿇릴 게 없거든요. 윈터타이어를 많이 사용하는 유럽에서는 윈터타이어용 스틸휠을 따로 구매해서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단점으로는, 플라스틱 휠커버를 끼운, 좀 수수해 보이는 외관을 먼저 꼽을 수 있겠고, (레이싱 서킷이나 전속력 다운힐같은게 아닌 일반 도로 주행시에는 물론 전혀 문제 없지만) 브레이크 냉각 면에 다소 불리한 면이 있습니다. 무게가 무겁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인장강도를 높이면서 무게를 줄인 휠이 많아 알로이휠 대비 크게 무겁지 않거나 대등한 수준인 휠도 종종 있어, 반드시 알로이휠보다 더 무겁다고만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간혹 이 휠을 "주철휠"로 부르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이는 정확하지 못한 표현입니다. 주철(Iron)은 대체로 주조 (녹인 쇳물을 형틀에 붓고 식혀서 물건을 만드는) 공법을 위한, 탄소 함량 1.7% 이상의 철합금을 지칭하지만, 스틸휠은 탄소함량 1.7% 이하의 강철(Steel)을 프레스 공법으로 만든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애칭(?)인 깡통휠은... 뭐, 예전 오렌지쥬스나 캔커피의 스틸캔과의 소재와 공정의 유사성은 있어 보입니다만...
알로이 휠 (Alloy Wheel)
이제 알로이(Alloy)휠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정확하게는 알루미늄 알로이(Aluminum alloy) 휠이죠.
이 역시 이름 그대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휠입니다. 녹인 알루미늄 합금을 형틀에 붓고 식힌 후 일부 기계가공을 추가해 만듭니다. 공법만 보면 오히려 이쪽이 "주철휠"에 더 가깝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스틸휠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갈수록 스틸휠의 입지는 좁아지고 이 알로이휠이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많이 쓰이다 보니 종류도 점점 더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알로이휠 외에, 플랜지리스(flangeless) 알로이휠이 요즘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위의 기본 휠은 플랜지리스와 구분하기 위해 플랜지(flange) 휠이라고도 부릅니다.
플랜지휠에는 웨이트 밸런스를 끼워 넣기 위해 휠 테두리에 만들어 놓은 특정한 모양을 뜻합니다. 사진에서 보듯 웨이트 밸런스를 끼워 넣기 위한 플랜지와 웨이트 밸런스가 안착될 좌면이 필요합니다만,
플랜지리스 휠은 이런 플랜지가 없이, 휠의 스포크가 림 끝까지 쭉쭉 뻗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보기 싫은 웨이트 밸런스를 안쪽으로 감추고, 스포크를 림 끝까지 길게 디자인해 휠이 더 커 보이게 됩니다.
플로우 포밍 휠 (Flow Forming Wheel)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휠은 플로우 포밍 (Flow Forming) 휠입니다. 외관상으로는 위의 플랜지리스 휠과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일반적인 주물 휠과 달리, 이 휠은 림 부위를 주물로 대충 덩어리만 만든 후, 부분적인 단조 공법으로 림 부위를 성형하는 공법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얇게 펴듯 말이죠.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일반 주물 알로이 휠 대비 가볍고 림 부위의 강도를 더 높일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쉐보레 차종들은 림에 걸리는 하중이 높은 큰 사이즈의 휠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 위주로 일부 적용 중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단조 알루미늄 휠이라든지, 아예 소재 자체를 더 가벼운 마그네슘 합금이나 카본파이버 등으로 바꾼 휠도 있습니다만, 아직 가격과 생산성 등의 문제로 일반적인 승용차에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어를 흔히 신발에 비유합니다만, 좀 더 자세히 풀어보자면 타이어는 신발 밑창, 그리고 휠은 신발의 나머지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외관뿐 아니라 용도에 맞는 적절한 기능의 휠 선택에 도움이 되었기 바랍니다.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