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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전설이라 불린 레이서 - 아일톤세나 [7] 마지막 이야기


안녕하세요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입니다.

이번 내용은 이때까지 포스팅된 내용의 마무리 글이 되겠네요. 
대략 연도순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야기거리가 워낙 많은 양반이다보니
뒤죽박죽되어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_-;;
암울했던 지난편을 지나 사고 후 뒷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사망사고의 원인에 대한 속시원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사고의 원인보다는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세나가 단순히 뛰어난 레이서였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슈 메이커로서 F1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었고,
그 이면에는 세나의 톡특한 레이싱 스타일과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Racing, Competing is in my blood.
It's part of me, it's part of my life. I've been doing it all my life.'

'내 핏속에는 레이싱이 흐르고 있다.
레이싱은 나의 일부분이며, 내 인생의 전부를 쏟아붓고 있는 인생 그 자체이다'

한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세나의 이 말은 그가 레이스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구입니다.
때문에 그의 레이싱 스타일은 모든것을 던져넣는 과격하고 때로는 무모함을 보여주었으며 
때문에 동료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었고, 관중에게는 환호의 대상이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런점 때문에 세나는 남들보다 일찍 세상을 뜨게 되었지만요.

  세나의 저돌적인 레이싱 스타일은 팬과 동료사이, 심지어는 팀내에서도 환호와 비난을 동시에 불러옵니다.

브라질리언 다운 다혈질 덕분인지 그의 공격적인 레이싱은 다른 레이서에 비해 많은 리타이어를 선사했지만, 
영화와도 같은 역전극을 펼쳐보이며 그의 존재는 단순히 '빠른'을 넘어 '전율적인 드라이빙의 레이서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게 그의 레이서 커리어의 특징입니다.

1990년 영국 GP에서 첫 lap때 4대를 추월해 1위로 올라서는 세나의 모습은 놀랍다 못해 경이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험은 다른 레이서에게 종종 위협이 되기도 하죠.
동영상 클릭 -> 1990 British GP

이런 모습만 보면 세나가 우승을 위한 냉혈안이라고 이해하기 쉬우나
세나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레이싱을 사랑했고 다른 레이서를 존경했다는 사실 또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서 알려져왔습니다.

세나는 상대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91 영국GP 만셀을 축하하는 세나]

특히 1992년 벨기에 GP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주행중 머신에서 내려 사고가 난 다른 레이서를 도와준 이야기나 
1993년 다시 벨기에 GP때 역시 경기를 중단하고 사고로 갇혀있는 레이서 구조에 나선 이야기는
그의 인간적인 면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로 남아있지요.
동영상 클릭 -> 1992 Belgium GP
동영상 클릭 -> 
1993 Belgium GP

우승을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지만, 상대가 진정한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자신을 버려가면서 진심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는 캐릭터.
뛰어난 실력 이면에 보여지는 이러한 그의 내면적인 모습은 세나를 비난했던 상대팬들초차
세나를 싫어할 수 없게 만드는 인간적인 매력중 하나였습니다.

서킷 밖에서는 조국을 뜨겁게 사랑한 국가 영웅으로,
그는 반드시 레이싱 수트 속에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그림의 옷을 입고 나섰으며,
우승을 대비해서 반드시 브라질 국기를 들고 경기를 펼친 일들은 
그가 브라질에서 영웅대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나는 그의 뜨거운 조국애 덕분에 브라질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게 됩니다.

사후에 밝혀졌지만, 프리시즌중 세나가 브라질 빈민층을 위해 기부한 돈이 현재가치로 약 400억으로
(100억인줄 알았는데 구글링해보니 400억이 훌쩍 넘는다고 하더군요)
선물들을 사들고 아마존 밀림으로 뗏목여행을 한 사건은 브라질 내에서 너무나 유명하지요.

그래서 세나의 죽음은 브라질 국민에게 더더욱 애통함으로 다가왔고,
그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뤄지게 됩니다.
카 퍼레이드에, 하늘에는 브라질 공군의 애도비행이 이루어졌으며,
당시 F1을 주름잡았던 거의 모든 드라이버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사망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유일하게 슈마허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것때문에 후에 슈마허는 많은 비난을 받게되지요.

                  누군가 서킷에 쓴 세나의 문구 '세나 당신이 그립습니다.' [1994 벨기에 GP]

브라질 영웅의 사망은 여러면에서 불행한 사건임이 분명하지만
다행히도 세나의 사고이후 F1 안전규정이 강화되어 더 이상 사망사고가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게 'HANS' Head and Neck Support system인데,
세나 사인이 스티어링 칼럼 충격에 의한 두개골 골절으로 밝혀져
관련 규정이 강화되어 이후 HANS 개발과 개선이 가속화되었고,
수많은 드라이버들이 이 장구의 도움으로 소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게 되었지요.

   급정지시 헬멧을 헤드레스트에 붙잡는 역할을 하는 HANS. 세나 사후 보편화된 안전 장비중 하나입니다.

F1 다승 3위, 폴포지션 횟수 2위, '레인마스터' '미스터모나코'등의 화려한 커리어를 장식했던 세나는
단지 뛰어난 드라이버가 아닌 감동을 주는 드라이버로 지금까지 팬들의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만약 살아있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라는 궁금증을 자아낸 채 말이지요.

세나 마지막편을 정리하며, 이상 토비토커 위저드아이언이었습니다.





덧글1.

사고의 원인은 대략 세가지로 압축되어 의심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차량의 구조적인 결함인데, 스티어링 칼럼의 균열에 의해
조향불능에 빠지게 되었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윌리엄스팀의 과실치사로 마무리지어졌겠지만,
의아하게도 주최측인 FIA는 사고의 원인규명을 윌리엄스팀에 맡김으로 해서
이 의문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되었습니다.

두번째는 세나의 심리적인 요인입니다.
전날 라첸버그의 사망사고로 세나의 멘탈에 문제가 생겼고,
슈마허의 계속되는 압박으로 브레이킹 미스를 하지 않았나 하고 의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지난 포스팅에도 언급되었던
타이어 온도 저하에 의한 그립력 상실이라는 부차적인 원인도 같이 묶여있습니다.

세나는 혼란스러웠고,
사고직전 세이프티 카 투입으로 타이어는 온도가 떨어져있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세나가 코너에서 컨트롤 미스로 사고를 냈다는 소린데...
사실 세나같은 탑 드라이버가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본인만이 확인할 수 있는데, 죽은 세나는 말이 없으니 이 시나리오 역시 의문으로 남아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마치막으로는 타이어쪽에서 사고의 원인이 있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동영상에도 간간히 나오지만, 경기 시작 직후 사고로 서킷 내 노면에는 데브리(사고잔해)들이 널려져 있었습니다.
미쳐 정리되지 못한 데브리가 타이어에 달라붙어 평쳐 불러왔고,
타이어압 저하와 더해져 컨트롤을 잃은 세나가 코스아웃으로 방호벽에 들이받게 되었다는 이론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다시 제기된 주장인데, 안타깝게도 이 역시 지금은 확인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덧글2.

세나는 첫번째로 이혼한 후 더이상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유명스타인 슈샤와 마지막까지 데이트를 즐겼는데, (궁금하신분은 http://xuxa.globo.com)
이혼의 후유증으로 인해 슈샤가 아니라면 결혼이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했으나
슈샤가 받아주지 않아서 둘은 영원한 절친으로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1983년 이혼을 한후 더이상 세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었지요.
때문에 현재 F1에서 활동중인 브루노 세나가 아일톤 세나의 가장 가까운 혈육입니다.
브루노 세나의 어머니가 아일톤 세나의 누나인 비비안느 세나이지요.


덧글3.

세나의 멘탈이 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은 1991년 브라질 GP에서 있었습니다.
머신 고장으로 한손(!)으로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는데요.
경기 직후 실신했다 깨어나서는 '기어가 6단으로 고정되어 있었다'라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정신력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할까요. 여튼 대단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