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포뮬러원 그랑프리 17전 대한민국 경기가 열렸습니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F1, 모터스포츠의 최고봉, 바로 그 꿈에 그리던 F1 경기가 우리나라 땅에서 열리던 그 순간!
처음 경기가 열리는 서킷인데다 궂은 날씨까지 겹쳐 박진감 넘친 경기가 벌어졌었죠.
제가 도착했을때 그리드에서는 결승전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역시 F1쯤 되니까 일반 관람객들이 없이도 그리드가 북적거리네요.
예선에서 두번째 좋은 기록을 낸 레드불의 베텔 선수가 자신의 두번째 그리드로 진입중입니다.
네번째 그리드의 해밀턴 선수. 2008년 챔피언, 그것도 그당시 최연소 챔피언이었죠.
예선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을 내어 결승전에서는 맨 앞에서 달리게 된 레드불의 웨버 선수도 자신의 그리드 - 폴포지션으로 진입중입니다.
미하엘슈마허의 숨막히는 뒤태
작년에 큰 사고를 당한 후 다시 복귀한 마사 선수.
이제 결승 시간입니다. 미캐닉들이 본격 출발준비를 하면서 타이어 워머를 치우고 있습니다. 타이어워머란 최고의 타이어 성능을 위해 타이어를 미리 데워주는 타이어 전용 전기장판 같은 물건이죠.
7번째 그리드의 버튼 선수.
그리고 9번째 그리드에서는 돌아온 황제 슈마허가 준비중입니다.
두번째 그리드의 베텔 선수. 레드불 팀이 1,2번 그리드를 모두 차지해 팀의 시즌 종합우승과 함께 같은 팀 선수끼리의 챔피언 경쟁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팀 선수들이 1,2위를 다 차지하는 원투피니쉬까지 말이죠.
슈마허의 독주를 가로막으며 2연속 챔피언이었던 알론소 선수는 3번 그리드.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위치죠.
미캐닉들이 그리드를 비우고, 이날 참 지겹도록 본 세이프티카(SC)를 따라 포메이션랩을 돕니다.
예선 1,2,3위인 웨버, 베텔, 알론소.
그러나... 계속되는 비때문에 경기는 중단이 되고, 다시 미캐닉들이 그리드로 들어오네요.
악천후를 비롯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슈마허는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중일까요?
알론소 선수는 영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한시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되자 미캐닉들도 달리 할일이 없어 보입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_-
F1에서 자체적으로 가져다니는 기상레이더까지 동원해가며, 한시간 늦게 경기가 재개되긴 했습니다만, 서킷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아 SC(세이프티카)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총 55랩(바퀴)를 돌게 되어있는 F1경기에서 사고나 악천후 등으로 SC 상황이 생기면 선수들은 SC를 따라 서행 (그냥 보면 절대 서행은 아닙니다만 -_-) 해야 하고 다른 선수들을 추월할 수 없습니다.
40분이 넘게 계속된 SC상황이 드디어 해제되고 진짜 경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사진 찍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너무 빨라서요. -_-; 경기중에 찍은 사진은 거의 다 이모양이네요.
경기 결과는 다들 아시는대로 1위를 달리던 레드불팀의 웨버 선수는 사고로 리타이어, 웨버 선수의 뒤를 이어 1위를 달리던 같은팀 베텔 선수는 막판에 머신트러블로 리타이어.
알론소 선수가 결국 이날의 승리자였습니다.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습니다.
슈마허 선수는 4위. 올시즌 최고 성적이네요. 얼른 예전의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포디움(시상대)에는 알론소, 해밀턴, 마사 선수가 올랐습니다. 의외로 잘 안 알려진 사실인데, F1의 시상식때에는 선수들의 국기가 계양되고 선수와 팀의 국가도 연주됩니다. (이날은 알론소 선수의 스페인 국가와 페라리팀의 이탈리아 국가) F1이 그냥 단순한 개인이나 팀의 경쟁만은 아닌 셈이죠.
16전까지의 시즌1위인 웨버, 3위인 베텔 선수가 리타이어 하면서 포인트를 얻지 못하고, 알론소, 해밀턴, 마사 선수가 포티움에 오르게 되면서 알론소 선수가 시즌 1위, 해밀턴 선수는 3위로 올라서고 웨버와 베텔 선수는 각각 2,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단 두 경기만을 남겨놓고 순위 변동이 생기면서 영암 경기가 더 재미있었고, 남은 경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졌습니다.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는건 연봉 수백억짜리 선수들도 마찬가지네요.
처음으로 치루어진 경기인 만큼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많고, 저 개인적으로도 꽤나 고생을 했습니다만, 여기서는 그냥 즐거웠던 기억만을 나누겠습니다. 차차 나아지겠죠. 그래야만 하고.
어쨌거나 차 몰고 집 나서서 F1을 보러 갈 수 있는 날이 드디어 왔으니까 말이죠.
지엠대우 톡의 토비토커, 320N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