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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전설이라 불린 레이서 - 아일톤세나 [1] '레인마스터'


전설이라 불린 레이서 - 아일톤세나 [1] '레인마스터'


어느 스포츠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걸출한 스타들이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이라도 호나우두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골프에는 타이거 우즈, 농구에는 마이클 조단이 그러한 스타이구요. 모터스포츠에서도 역시 당대를 풍미했던 스타 플레이어가 존재 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레이싱에서 전설로 불리우는 아일톤 세나에 대하여 살펴보려 합니다.
흐음 글쎄요, 감히 전설이라고 붙일 수 있는 이유가 이미 세상을 떠버린 '천재'이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영웅으로 추앙받는 전설의 레이서 아일톤 세나
                                                                         
브라질 출신인 아일톤 세나는 13세때 카트로 레이싱을 시작한 뒤 FF2000, F3의 신인무대를 밟아 F1에 입성한 전형적인 엘리트 레이서입니다. 23세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F1에 등극하여 1994년 사망하기까지 총 11번의 시즌을 소화하였는데,
당시 시즌중 수많은 우승을 하고 또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내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세나는 전성기에 불의의 사고로 생을 달리하였습니다 [1994년 산마리노 GP]

아마 감히 말하지만 1980-90년대에 그를 빼놓고는 F1을 이야기 하기 힘들 정도로, 세나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은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또한 80년대 F1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이기도 하죠. 90년대 NBA에서 마이클 조단을 빼놓기 어려운것과 같은 위치에 있을겁니다.
 
사실 세나는 11년의 시즌중 3번의 월드챔피온, 총 41번의 우승을 차지하여, 그의 라이벌이었던 알란 프로스트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열세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를 풍미하던 프로스트, 만셀, 피케등은 세나보다 활동기간이 길었고, 세나가 루키였을 당시 이미 실력있는 레이서로 인정받던 챔피언들 이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우승횟수가 아니더라도 여러 기록적인 면에서 세나는 프로스트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나의 인기는 프로스트에 못지 않았는데, 첫번째로 비만오면 우승하는 그의 특이한 경력 때문이었습니다.
 

                      비만오면 괴력을 발휘하는 그에게 무언가 있는것이 분명했습니다. [1990년 시즌중]
 
레인마스터 세나 (Rainmaster Sennar)
 
공교롭게도 마이클 슈마허에게도 같은 별명이 붙어있긴 합니다만 2대째라고 할까요? 세나쪽 이미지가 보다 강렬합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비의 사나이 세나' 정도이지 싶네요. 사실 80년대 국내 자동차 잡지에 간간히 세나를 소개하곤 했는데 그때 사용된 문구가 바로 '비의 사나이' 였죠. 당시 자동차X활 등의 잡지에 F1 기사가 실리곤 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 기억나는걸 보니, 어린 마음에 비만오면 우승하는 레이스의 이미지는 꽤 강렬했던 가 봅니다.  

비만 오면 우승한다니, 이 무슨 희한한 소리인가 싶으실 겁니다. 아홉명이 리타이어한 영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그랬지만, 비가 오는중 진행되는 레이스는 완주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우며, 모 티비 프로그램인 '켠김에 왕까지'의 끝판왕에 비견될 정도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데 말이지요.

   비가오는 악천후 레이싱은 젖은노면에 앞차의 물보라때문에 거의 직감에 의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레이서들이 리타이어로 경기를 마치는데 오히려 여럿 오버테이크(추월)를 해가면서 우승을 한다? 비만오면 예술과 같은 드라이빙 스킬을 보여주는 세나의 모습을 보게되면 왜 관중들이 세나를 보고 열광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간간히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당시 동영상을 보면, 저돌적으로 달리면서 머신을 한계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과연 천재라 불릴 만 하다 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잠시 세나의 오버테이크를 감상해 보시죠 [동영상 보러 가기]
 
게다가 오버테이크라는 것이 앞이 잘 보이는 좋은 조건에서도 힘든데 (한시간여의 레이스중 오버테이크 이벤트는 손에 꼽힐 정도로 일어납니다) 중위권부터 여러대의 차량을 오버테이크 하여 수십분만에 2위로 올라선 세나의 84년 모나코 그랑프리는 세나를 '레인 마스터'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세계의 F1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을 각인시킨 경기로 꼽힙니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만셀 조차 미끄러져 리타이어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1984년 모나코 GP]


천재이긴 해도 쉽지않은 빗길 레이싱을 그것도 경쟁이 치열한 경기에서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유년시절 카트로 지독하게 단련된 훈련에 의한 체득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브라질리언이었던 특성상 브라질의 날씨는 쾌청한 편이었는데, 경기중 빗길주행에 애를 먹었던 소년 세나는 투지(!)에 불타 올리며 비만 오면 카트를 끌고나가 연습을 했습니다. 그때 몸으로 익히게 된 감각이 세나의 천부적인 드라이빙 센스와 결합되어 빗길의 달인이 될 수 있었던 거지요. 언제든지 원하면 카트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유복한 시절을 보낸 세나의 가정환경도 한목 했을테구요. 

                                           연습벌레 세나는 비만오면 카트를 끌고 나갔습니다.

잠깐 이야기가 샜는데 1984년 모나코로 돌아가서, 13위로 예선을 마친 세나는폭우에서 치루어진 결승에서 무려 리타이어한 선수를 포함 무려 12대의 차량을 추월하는 괴력을 발휘합니다. 당시 렙 타임은 선두를 달리고 있던 프로스트보다 평균 약 3초(!)가 빨랐다고 하니, 매 한바퀴당 약 100m씩을 따라잡은 셈이지요.

                   신들린듯한 드라이빙으로 오버테이크에 성공하는 세나 [1984년 모나코 GP]

게다가 F1에 데뷔한지 1년된 신인선수가, 1위인 알란 프로스트보다 성능이 부족한 레이싱카로, 추월하기 힘들다고 소문난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전대미문의 레이싱을 펼친 이 날의 경기는 세나의 전설이 시작되는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됩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오는 말도 안되는 장면이 연출된 날이었지요. 

                                        비속의 모나코를 역주하는 아일톤 세나 [1984년 모나코 GP]
 
안타깝게도 계속된 호우로 인해 경기는 중단되었고 (77랩중 31랩으로 중단된 사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1위 추격을 시도하던 세나는 2위로 레이스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러나 르노로 이적한 다음해인 1985년 폭우속에 치루어진 포루투칼 GP에서 첫 우승 -  폴투윈 (예선, 결승 1위), 역시 악천후속에서 펼쳐진 벨기에 GP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비만오면 우승한다는 세나의 전설이 시작되게 됩니다.

- 이미지 출처 - 
 
BBC 
Mirror  
Kartonline 
Autogear 
WR12 
F1 fanatic 

이상 토비토커 위저드 아이언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다음편에는 미스터 모나코 세나 2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