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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기타

추억의 르망, 그 DNA를 물려받다


안녕하세요 위저드아이언입니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살짝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르망은 한국지엠이 아직 대우자동차였던 시절 해당 세그먼트에서 독자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던 승용차입니다. 
르망때문에 대우자동차의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저만해도 어릴적 기억으로, 
대우자동차는 에어컨이 세고, 튼튼하고, 잘나가지만, 기름 많이먹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는 사실상 르망때문에 각인이 되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_-a

        대우, 한국지엠의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킨 대표적인 차를 꼽으라면 전 르망을 선택하겠습니다 ^^

그럼 르망은 어떤 차였을까요?
르망은 월드카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GM의 작품입니다. 
구글링해보면 흔히 개발은 오펠, 생산은 대우, 판매는 폰티악에서 했다고 나오는데, 
오펠은 1929년부터 GM의 자회사였기 때문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생산은 오펠에서도 되었으며 원래 모델명은 카데트E로 
카데트A 가 생산된 1962년 부터 오펠의 주력 소형 차종이었습니다.

          르망의 할아버지로군요. 카데트 시리즈는 폴스바겐 비틀의 대응작으로 탄생하게 되죠.

GM 카데트는 2차대전 후 1957년 폭스바겐의 비틀을 견제하기 위해 개발된 차종으로,
당시로는 혁신적인 OHV (Over Head Valve)를 작은 엔진에 구겨(!)넣어
1.0L의 소형엔진으로 48마력의 스팩으로 1962년에 첫 선을 보입니다.

이후 약3년동안 60여만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여,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고
B-C-D-E의 suffix를 붙여가며 오펠의 주력차종중 하나로 자리잡게 됩니다.
굳이 붙이자면 A는 1세대, E는 5세대 정도 되겠군요.
 
국내에는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에서 제미니란 이름으로 처음 소개됐는데
제미니는 카데트 C의 모델을 사와 국내에서 조립 생산된 모델입니다. 
아마 국민학교 세대분들은 '맵시나'로 더 익숙하실런지도 모르겠네요 ^^

                 이 사진이 카데트-C 이고 한국에는 제미니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데....

      그릴과 범퍼 디자인 정도만 다를 뿐이군요. 제미니가 카데트를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

자료들을 찾아보면 카데트 모델중 특히 C와 D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는 당시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 SOHC(Single Over Head Camshaft)등의 
혁신적인 기술들을 도입한데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작고 단단한 차체에 2.0L 급 엔진을 감당할 수 있는 퍼포먼스는 
모터스포츠쪽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신뢰성이 높았고 (GT/E 2.0L 16V 제외)
때문에 지금도 심심치 않게 관리 잘된 차량들도 찾아지곤 합니다.



         카데트 C 씨리즈중 쿠페 GT/E 사양은 2.0L 엔진을 올려 240마력(!)의 출력을 갖게됩니다.

이 인기에 힘입어 카데트의 1984년 가장 마지막 시리즈인 Cadett-E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차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르망이지요.
 
1.4 / 1.8L가 주력이었던 이 모델을 국내법에 맞게 1.5L 로 변경하여 1986년에 소개되었는데
전세대 카데트와 같이 높은 내구성과 주행안정성을 보여주게 되어
이후 약 십여 년의 오랜 기간동안 사랑을 받게 됩니다.

  르망에 오펠 마크가 달려있는걸 보니 새롭네요. 유럽에서는 오펠, 복스홀, 쉐비의 브랜드로 판매되었습니다.

카데트 E 역시 지금의 크루즈와 같이 다양한 나라에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되었는데
북미시장에서도 한국과 같은 이름인 폰티악 르망으로 판매된 점도 흥미롭습니다.

한국에서 르망이란 이름으로 생산된 카데트는 
대우시절 두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다음 바톤을 누비라에게 넘겨주게 되고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엔진 성능개량을 거쳐가며
아직도 당당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관련내용 보러가기]

잠시 다양한 르망의 모습을 감상해 보시죠.




    위에서부터 이름셔, 쿠페, 넥시아(씨에로), 왜건. 이와같이 르망은 조금 복잡한 계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우시절 르망의 배리에이션중 가장 특이한 차는 바로 르망 이름셔 일겁니다.
가끔 포털등에 '전설의 쿠페'로 불리며 블로그 포스팅등이 검색되는데
당시로는 드물게 완성차 업계에서 흔히 에어댐이라 불리는 에어로파츠 장착과 함께
2.0L의 엔진, 유럽형 기어비의 변속기장착으로, 희대의 퍼포먼스를 내는 이단아였지요.


      국내에도 정식으로 발매되었으나, 고성능에 따른 높은 가격으로 일찍 단종된 비운의 쿠페. 르망 이름셔.

당시로서도 드문 롱 스트로크 기어비 덕분에 최대 180km/h를 넘겼다고 하니
당시 160km/h을 간신히 넘기던 세단들과 비교하면 발군의 실력을 가진 셈이었지요.
인터넷 자동차 관련 글중에서 르망이라고 얕봤다가 '쩜' 되었다는 예전 사연들이 가끔 올라오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버킷시트가 달려나왔다는데 크게 놀랐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배리에이션으로 출시된 카데트 E는
5세대를 마지막으로 오펠 아스트라로 풀체인지 되게되며
현재 DNA를 이어받은 코르사와 아베오 역시 특유의 퍼포먼스로 사랑받으며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르망의 DNA는 아베오/크루즈, 코르사/아스트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탄탄하다 라는 르망의 이미지가 실제로 아베오까지 계승되었다니 새삼스럽지 않으신가요?
이상 지금까지 잠시 추억에 잠겨본 위저드아이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