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로와 72시간 데이트!!! 2편 - 카마로 시승기 (배기음과 주행성능)
안녕하세요 더플린보이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3일 간 카마로와 함께하며 느낀 시승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카마로와 72시간 데이트!!! 1편 - 카마로 인수, 세차 편 다시보기.
1997년 빌 클링턴은 취임식 연설 중에 자신의 애마는 머스탱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만큼 머슬카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미국인들의 영원한 드림카이며 미국의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차 일 것입니다.
그럼 머슬카의 어떤 매력이 미국인들을 이렇게 열광하게 만드는 것 일까요??
머슬카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포니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포드의 머스탱입니다.
포드의 머슬카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모델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머스탱 5세대 모델을 렌트해서 몰아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람하고 멋진 디자인, 하지만 엔진 회전수를 올릴수록 힘 빠지는 모습에 조금은 실망이었습니다.
4000cc의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200마력을 겨우 넘기는 6기통 SOHC 엔진은 저속 토크 중심 세팅이라 빠른 스피드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반, 등을 밀어주는 토크감과 악셀에 발을 올려 놓을 때 마다 뒤에서 들려오는 배기음에 타면 탈 수록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머슬카에 있어서 배기음은 매력적인 특징 중에 하나이고 단순히 성능만이 아닌 감성적인 면을 만족시켜주는 요소일 것 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몰아본 카마로는 경쟁사인 머스탱과도 그렇고 기존 머슬카와는 조금은 다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상대적으로 조용해 진 배기음입니다.
물론 국내 판매중인 카마로가 V8 엔진이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같은 6기통인 머스탱과 비교해도 많이 조용한 편입니다.
시동키를 돌리면 잠시 크르릉 거리지만 3,000rpm 이하의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승용차처럼 그저 얌전 할 뿐입니다.
그럼 카마로의 주행 성능은 어떨까요?
일 주일 중 도로가 가장 한가한 일요일 새벽, 내부순환도로에 카마로를 올려봤습니다.
국내에 판매중인 카마로에는 V6 3,600cc SIDI 직분사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며 312마력에 38.4의 토크를 자랑합니다.
많이 익숙한 엔진이기도 합니다.
오른 발에 힘을 주니 감추고 있던 배기음을 들려주면서 1.7톤의 바디를 가볍게 움직여 주는데요.
초반 액셀레이터의 반응이 예민하진 않지만 회전수를 올릴수록 느껴지는 두터운 토그감은 오른발을 더욱 자극합니다.
그리고 좀더 강하게 밀어 붙이면 기어가 넘어가기 전마다 잠깐이지만 멋진 배기음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차로 대표되는 머슬카는 직진 가속력(?)만 좋은 차라고 여겨온 고정관념은 카마로를 타면서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베리타스와 같은 GM의 제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카마로는 쉐보레가 최근 모델에서 보여준 강한 강성의 섀시가 가진 장점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교적 큰 차체를 가지고도 날렵한 핸들링을 느낄 수 있으며 연속되는 S자 커브에서도 뒤뚱거리지않고 1915mm의 넓은 어깨로 좌,우를 든든하게 지탱해 주기 때문에 꽤 재미있는 코너링을 즐길 수 가 있었습니다.
서스펜션의 세팅도 나쁘지 않아 승용차 처럼 편안하면서도 롤링은 최소화시켜 코너링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하드한 세팅이었으면 바랄 것이 없었겠지만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 부담 없다는 점에서 지금의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100km에 도달한 후 6단 기어가 물려 항속을 시작할 때의 엔진 회전수는 약 1600rpm.
이런 성격의 차 치고는 RPM이 좀 낮은편입니다.
120km에서의 회전수는 2,000rpm.
일상적인 얌전한 주행에서는 2,000rpm을 넘을 일이 거의 없고 이 구간에서는 괜찮은 연비를 보여 주었습니다.
카마로 역시 최고 연비 구간은 80Km 부근. 이 땐 겨우 1,200rpm으로 정속 주행이 가능합니다만...
언제라도 4,000rpm 이상 밟아 주면 시트에 파 묻히는 토크감을 맛보며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카마로는 미국을 배경으로 전통 미국적인 디자인 유전자를 가지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이젠 더 이상 기존의 미국차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머슬카로서의 성격이 조금은 희석 되었을지는 몰라도 주행성능과 발란스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생각보다 괜찮은 연비에 추가로 멋진 디자인까지...
머슬카로서의 성격이 조금 희석되긴 했지만 중요한 점은 이런 변화 후에 카마로가 역사상 처음으로 머스탱의 판매량을 뛰어넘었다는 것 입니다.
이는 카마로의 멋진 디자인 탓(?)도 있겠지만 엔진의 다운사이징, 효율성, 연비 등이 중요시되는 추세에 따라 지금까지의 미국인들이 머슬카에 대한 취향 또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 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미국 뿐만아니 넘어 전세계에서 머슬카를 끌고 갈 하나의 트랜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더플린보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