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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기타

레조와 32만km를 함께한 12년의 동행

 

날씨가 화창하던 저번 주에 저희 한국지엠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저희 레조를 32만km를 넘게 타신 경험을 수필로 쓰셔서 저희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다고 하시면서 저희에게 짧은 수필을 정리해서 보내주셨습니다. 저희에게 전달된 수필 곳곳에 차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32만km를 넘도록 무사히 타고 다니셨는지 궁금하게 되서 저희가 직접 사연의 주인공이 계신 용인시에 다녀왔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이신 조형자님과 레조를 처음 본 소감은 '정말 믿을 수 없어!' 였습니다. 어떻게 이 차가 32만km나 달린 차량인지 반신반의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너무나 깨끗한 외관과 안정된 엔진소리가 혹시나 다른 차량을 가져오신 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만들었답니다.

엘우즈 : 어머니! 정말 32만km가 넘게 달린 차가 맞나요? 

조형자님 : 그럼요~ 확인해보실래요?

엘우즈 : 헉! 어떻게 이렇게 관리를 잘하셨나요? 정말 별로 안 타신 것 같은 모습인데!

조형자님 : 호호 관리는 꾸준히 받고 있답니다~ 한국지엠 서비스센터의 한현덕 조장님이 6년 전부터 정말 세심하게 살펴주시더라구요~ 차 소리가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달려가서 물어봅답니다. 그때마다 한조장님이 꼼꼼이 살펴봐 주시면서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타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오신다고 해서 특별히 세차도 하고 왔구요~ ^^ 

차 내부에는 이렇게 어머님의 센스있는 내부 장식부터 정갈한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끗한 외관의 모습만큼 직접 들어본 엔진소리도 다른 차량과 비교해 볼 때 아무런 이상이 없게 들렸습니다. 이렇게 어머님이 오래 타실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애정'이라고 답해 주셨습니다~



조형자님 : 예전에 타던 르망에서 부터 레간자를 타고 그리고 지금의 레조를 타게 되었어요. 제가 2000년 부터 이 차를 타면서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전국 방방곳곳 타고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요. 이 차는 저에게 정말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아요. 언제나 운전을 하면서 저는 차에게 말을 건낸답니다. '오늘은 소리가 안 좋은데, 무슨 문제라도 있니?' '오늘은 예열할 시간이 없구나, 잠깐만 무리를 해주겠니?' '오늘은 좀 멀리 가볼까?' 등등.


엘우즈 :  듣고 있으니 어머니에 차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그런데 이렇게 오래 타시면서 수리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으셨을텐데, 중간에 차량을 바꾸실 생각은 없으셨나요?

조형자님 : 어휴 말도 마세요~ 한 5년 전에 대대적으로 수리를 했는데 그때 정비기사분이 수리비에 조금만 더 보태시면 좋은 차 사실 수 있다는 걸 그냥 고쳐달라고 했어요. 그때까지 차를 타고 다니면서 한번도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무엇보다 그렇게 오래 탄 차량을 쉽게 바꿀 수 있나요. 정도 많이 든 이 차를 그냥 보내기는 너무 아쉬웠답니다. 저에게 레조는 차 이상의 파트너에요. 제 삶의 일부분이자 인생의 동행자.


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어머님의 지난 12년 동안의 레조와 함께한 추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산의 왕복하시고 전국 의 사찰과 암자를 다니시던 어머님께 레조는 튼튼한 다리가 되어주었다고 말씀하셨답니다 ^^ 

그리고 지난 2009년부터 방송통신대학교의 국어국문학과를 다니시면서 학구열을 불태우시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여주신 조형자님은 레조에 대한 단상을 정리한 수필을 발표하셨습니다.


조형자님 : 아들이 제가 이 차를 30만km 넘게 탔다고 말했을 때 저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요. 그런데 지난 주에 요가학원을 다녀오면서 문득 이 차가 나와 함께 32만km를 넘게 함께 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고마웠어요. 너무 대견하기도 했구요.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에게 힘이 되는 이 차를 쉽게 바꾸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기계가 수명을 다하면 놓아 주어야겠지만 지금 이 인연을 소중히 하고 싶답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연과 함께 하는 동행이라며 레조를 자신의 차량처럼 항상 돌보아 주는 쉐보레 분당서비스센터의 한현덕 조장님과 한국지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에 저도 뿌듯해졌답니다~ ^^ 

앞으로도 조형자님의 운전이 안전하고 편안하실 수 있도록 저희 한국지엠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끝으로 조형자님이 쓰신 수필을 전해 드리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엘우즈였습니다~ :D


동행

조형자


십 이년 세월이 훌쩍 넘어버린 너와의 만남은 오늘도 계속된다. 41나 7528 명찰을 달고 강산이 한 번 변하고 이제는 두 번을 향해 재촉하듯이 톱니바퀴 구르며 열심히 달리고 있다. 23여년 전 여러 번의 도전 후 운전면허를 취득했을 때 처음 만난 차는 오래된 포니였고, 그 뒤로 르망, 레간자, 그리고 레조 순이었다. 모두 짧게 만나고 헤어진 후, 너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초보 때 두 세 번의 사고와 함께, 차 두 대를 내 손으로 폐차할 때도 곱게 세차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떠나 보냈지만, 너와는 앞으로 오래오래 함께하고픈 간절한 마음뿐이다. 

난생처음 중고차인 포니를 만나 서투르고, 두렵고, 겁이 났다. 아파트 화단으로 돌진하여 차 앞쪽이 찌그러지기도 했다. 한번은 안산에 집들이 들어서기 전이라 잘 정리된 허허벌판에서 연습을 하던 중, 갑자기 어두워지며 내리는 폭우로 다리 위에서 차가 미끄러지며 부딪쳐 큰 사고가 있었다. 함께 탄 큰 아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튕겨져 나갈 뻔 했다. 덜덜거리는 차를 억지로 끌고 정비소에 갔다. 엔진이 내려앉는 불운까지 겹쳤다. 정비소 사장님이 상대 사고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켰다. 차는 잘 고쳐 줄 테니 운전대는 절대로 놓지 말라는 격려에 힘입어, 지금 레조 너와 함께 한 세월까지 참 많은 일들이 주마등 같이 흘러 지나간다. 그렇게 긴 시간을 다시 생각해 보면 감개가 무량하다. 

새 차인 르망을 처음 운전할 때는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쁘고 즐거웠던 기억마저 삼년도 못 갔다. 애지중지 누가 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쓰리고 아픔을 느낄 때였다. 차로 이동하며 물건을 판매를 하던 시기였다. 강서구에서 구리로 향할 때였다. 다음 배달할 것들을 챙기야겠다는 생각으로 멈추는 순간,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 올림픽대로 넓은 갓길에 차를 세웠다.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뇌성벽력 같은 굉음에 놀라, 차문을 열고 나와 보니 차가 저 멀리 앞쪽으로 밀려 나 있었다. 상대 차는 보닛이 완전히 부서져 연기가 폴폴 났다. 상대 차에서 나온 사람은 앞이마에서 철철 피가 흐르고 있었다. 트렁크에 짐을 많이 실었던 것이 일차 충격을 흡수하여 몸은 안전 하였다. 그런 큰 사고, 작은 사고들을 차들마다 경험을 했는데, 너만은 그런 일 없이 오늘도 묵묵히 달리고 있어, 너에게 감사한다. 출발하기 전, 늘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오늘도 아무사고 없이 부탁해’ 하며 쓰다듬는다.

시속 100Km가 넘어가면 불안한 마음에 자식들에게 부탁한다. 애들아 이젠 애마도 할머니가 되었으니 살살 운행하라고 말한다. 왠지 속도가 올라가면 삐거덕 거리는 것 같아 숨이 차오른다. 오랜 동안 호흡을 함께해서일까 나의 손과 발이 되어 준 차가 생활의 일부이며 사랑하는 애인과 같고, 때론 말 잘 듣는 자식이며서, 늘 함께하여 편하고 좋다. 자식들이 이제 많이 늙었다고 바꾸자고 하지만, 너무 익숙해져 아직은 아니라며 도리질을 한다. 늘 차안에서는 사람처럼 차와 대화를 한다. 고맙고, 감사해, 안전하게 가자하며 쓰다듬으면 더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어제의 일이다. 성남 복정동으로 가는 길이 바빠서 돌아올 때 밥줄께 했다. 가스가 바닥인 것을 깜박 잊고 탄천 지름길로 오는 바람에 연료 경고등이 반짝인다. 많이 걱정되었지만 이번에도 부탁해, 미안해를 연발하였다. 순간 연료 경고등이 사라져 고마워 하였다. 미금역 요가 건물에 주차하고 보니 삼십이만 킬로미터가 후울쩍 넘었다. 참 많이도 나와 함께 했구나하며 요가 후 주차장을 나오자 또 주황불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안절부절 못했다. 언덕길을 오르는데 풍선의 바람이 빠져나가듯이 흔들리며 차가 아주 가벼워짐이 느껴졌다. 

저 언덕만 넘으면 집 앞 주유소이니 힘내하며 쓰다듬고 달래며 겨우 넘어 왔다. 약간의 내리막길이여서일까 바닥에 딱 붙어있던 게이지가 위로 올라가며, 경고등이 꺼졌다. 안심이다. 이렇게 말 잘 듣는 너를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니, 가스를 가득 채워 넣으면 즐거워 흐뭇해할 너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오늘도 너의 생이 다할 때까지 더도 말고 지금과 같이 나와 호흡하며 내일도 열심히 부탁해하며 쓰다듬는다.

오늘도 서비스센터 한현덕 조장의 ‘문제없습니다!’라는 기분 좋은 진단을 받았다. 늙어버린 널 보며 많이도 걱정했는데, 앞으로 몇 년은 더 생생하단다. 6년 넘게 잦은 정비 때마다 너를 잘 돌보아준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어머니를 대하듯 한결같은 마음과 밝은 미소로 너만큼 나를 안심시켜 주는 든든한 사람과의 만남이 계속 되길 기대한다. 

사랑도 사람도 다 너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살이, 인생살이가 녹녹하지 않아서이다. 흐르는 세월, 너와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아, 참 많이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인체의 장기들과 같이, 보닛 아래 많은 부속들을 거미줄로 엮어 달고 있으니, 어느 땐 꼭 사람 같을 때가 있어 더욱 친근하고 정을 주는 것은 아닐까. 긴 시간 웃고 울고 하였다. 같이한 시간만큼 또 가보자며 흠진 난 곳곳을 치료하며 앞에서 보고 뒤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흘린다. 

이 화창한 봄날에, 차창 앞 태양으로 연 띄우고, 보닛과 핸들에 황금색 연줄을 낭창거리며, 장흥 (長興)으로 봄나들이 간다. 유연한 몸짓으로 굽이굽이 돌아가는 너를 사랑한다. 항상 새로운 길을 둘이 달렸다. 큰 아들의 먼 출근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 남해안 가족여행의 안전한 길잡이가 되기도 했다. 너와 함께한 매순간 행복했다. 앞으로 남은 십년 둘이 같이 오래 즐거운 물처럼 흐를 것으로 믿으며, 한 번 더 쓰다듬고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