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카니발에서 보낸 하루
안녕하세요. 꾀돌이 스머프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저희 동네를 다녀간 카니발(이동 놀이공원 정도로 의역하면 될까요?)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미국 전역을 누비는 트랜스포머라더니 왠 놀이공원이냐며 절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ㅠㅜ
미국은 넓은 땅덩어리로 인해 한국처럼 ##월드나 $$랜드 같은 위락시설이 곳곳에 있지 못합니다. 물론 대도시들엔 있는 듯하지만, 저희 동네에선 가까운 ##월드 같은 시설까지 가려면 차로 한 세 시간 달려야 하죠.
그래서 일 년이면 몇 차례씩 동네 마트 주차장에 저런 이동식 카니발이 찾아와 순박한 동심들을 설레게 하곤 합니다.
어느덧 옛날 영화가 된 톰 행크스 주연의 "빅"을 보면 어린 주인공이 동네 카니발에서 소원을 빌었다가 자고 일어나니 어른이 되어, 소원을 되돌리러 지난밤 카니발 장소를 찾으나 카니발은 이미 철수한 후 였죠...
중학교때 그 영화를 본 저는 사실 어린이 대공원 같은 놀이공원이 밤사이에 없어졌다는 대목이 이해가질 않있는데, 아 그건 놀이공원이 아니고 서커스였던 것이야... 하며 혼자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미국에 와 어릴적 그 고민은 완전히 해결되었죠.
그건 바로 이런 놀이 시설들이 모두 자동차 트레일러 위에 만든 이동식 시설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바이킹 사진은 천막으로 가려놓아 조금 아리까리한데요...
대관람차의 아랫부분을 보면 트레일러라는 힌트를 보여 줍니다.
이런 유리의 집은 뒤로 돌아가면,
트레일러가 바로 보이죠.
순식간에 우주로 날아가 버릴듯한 위용을 자랑하는 '스타쉽2000'도 뒤로 돌아가면,
트레일러위에 조신하게 내려 앉아있네요.
궁극의 스피드를 맛보게 해주겠다는 미끄럼틀도 트레일러위에 자리잡아 있고요.
꼬꼬마용 놀이기구는 꼬마 트레일러가 담당합니다.
그래서 놀이 기구들을 자세히 보면 기계식 관절과 탈착식 시설부를 가지고 쉽게 설치 및 분해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마련된 벤치도 모두 접이식입니다.
이런 건 딱 보면 트레일러라는게 쉽게 이해가 가는데요...
이런 회전목마나 뒤로 보이는 대관람차는 착착 접어서 트레일러로 변신한다는 것이 여전히 쉽게 믿기지 않습니다.
잠시 후 출발할 무서운 청룡열차의 빠른 속도와 아찔한 코너링을 의식한 듯 꼬마의 표정이 굳어있지만,
알고 보면 착착 접혀 트레일러에 수납되는 착한 청룡열차랍니다.
어느덧 카니발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보통 동네에 이런 시설이 오면 주말에는 40~50명의 줄을 지나야 놀이기구 하나 겨우 탈 수 있지만, 이날은 그런 주말이 지난 월요일이었던지라, 사람도 없고... 저희 딸은 좋아하는 범퍼카를 한 시간 넘게 전세 낸 듯 탈 수 있었습니다. ㅎㅎ
형형색색의 불이 들어오고 카니발의 밤은 깊어 갑니다.
이렇게 화려한 카니발도 내일 아침이 되면 어디론가 다음 갈 곳을 향해 떠나고 이곳은 다시 평범한 마트 주차장이 되겠죠.
365일 전국을 누비며 곳곳의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트랜스포머와 함께한, 지금까지 꾀돌이 스머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