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경치를 만끽하며 '슬로우 푸드'를 먹다
안녕하세요. 토비토커 토식이 인사드립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운전자가 직접 운행하며 차량의 전반적인 주행능력을 포함한 일련의 평가 활동을 하는 것을 Riding Test(라이딩 테스트)라고 합니다. 본 테스트에서는 운전을 하는 평가자의 경험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흔히 말하는 '짬'(경력)이 있는 분들이 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Riding Test를 담당했던 동료에게 추천을 받은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한 맛집, 바로 유명산 어비계곡 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식당인 '민기남 닭 매운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산12)
사실 이 맛집을 소개받은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구불구불한 산을 넘고 또 산속 비포장도로, 흔히 말하는 '오프로드'를 경험해야 하며, 차선은 하나뿐이라 혹시라도 반대편에서 마주치는 차를 만나도 당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Riding Test를 하는 직원들은 유명산 어비계곡을 '마지막 관문'으로 정한 뒤 Riding Test 후에는 반드시 이곳에 들러 식사를 하고 온다고 합니다. 맛집으로 정평이 난 식당의 메뉴는 단 하나! 바로 솥뚜껑 닭 매운탕입니다.
이 식당에서 파는 유일한 메뉴인 닭 매운탕은 장작불 위에 얹은 솥에서 한소끔 끓여서 나오는데, 고향의 정취가 묻어나는 산나물도 같이 나옵니다. 아,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군침이 흐르네요. ㅎㅎ
저녁이면 더욱 어두워지는 산자락에 위치한 곳이라 겨울철에는 장사를 안 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영업하며 저녁 6시면 문을 닫습니다. 수 차례 방송에 등장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그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게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많아서 주말이면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지만 먹을 수 있다는 이곳을, 저는 평일에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왔습니다. 쉐보레 트랙스(TRAX)가 동행했습니다.
세상에 없던 차, 소형 SUV 트랙스가 험난한 오프로드에서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출발했습니다. 평일 낮이라 도로는 한산했습니다.
운전하는 동안 저는 차분한 음악을 주로 선곡했습니다. BOSE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중저음으로 낮게 깔리는 베이스 음색이 특히 마음에 들더군요. 음악과 더불어 1.4터보 가솔린 엔진과 GEN2 미션의 조화가 어우러진 트랙스를 몰며 산을 오르내리면서 저는 절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식당이 위치한 어비계곡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곧이어 계곡 중간중간 흐르는 맑은 물소리와 자동차 1대만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도로가 나타나면서 '드디어 오프로드의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 이정표가 나오기까지 약 1km 거친 산길이 이어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렸는데, 트랙스는 저의 핸들링과 브레이킹에 잘 따라주며 무리 없이 식당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오르막길에서는 정차 후 재출발 시 뒤로 밀리는 현상을 방지해주는, 트랙스 전 사양에 기본으로 탑재된 기능인 HSA(Hill Start Assist)도 테스트 해봤습니다.
역시 무리 없이 HSA 기능이 잘 작동합니다. 운전에 미숙한 초보자, 주말이면 밀리는 대형마트 주차장은 물론 좁은 일차선 산길에서도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랙스의 주행성능을 살펴보다 보니 어느덧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식당 주변에 주차를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제까지 방송에 등장한 사진들과 함께 이곳 맛집의 비결로 보이는 장독대가 보였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섰더니, 식당이면 당연히 있는 식탁은 안 보이고 맨바닥에 있는 9개의 아궁이와 솥 그리고 쪽의자만이 쌓여있었습니다.
한쪽 아궁이에 쪽의자를 가져다 앉고 인원수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면, 밑반찬과 함께 장작을 가져다 불을 붙여주고 솥뚜껑에 닭매운탕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닭이 익을 때가지 기다리는 동안 끓는 육수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는데 그 맛은 맛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ㅎㅎ
밑반찬으로는 절임음식인 고추, 무, 깻잎과 배추 장아찌 그리고 3년 숙성된 김치가 나오는데 맛이 정갈해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서히 닭이 익어갑니다.
토종닭이라 약간 질긴 느낌은 있었지만, 기름기 없이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솥과 장작이 조화를 이뤄 더욱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쉐보레 트랙스의 1.4 터보 엔진과 GEN2 미션의 궁합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다 먹고 나서는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데, 보통 볶음밥이라 하면 밥과 함께 김 가루라든지 잘게 썬 김치와 들기름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곳은 오로지 '밥'만 볶습니다.
때마침 꺼져가는 장작불에 조금 남아있는 국물과 함께 볶아 먹는 밥의 맛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더군요.
식당을 찾아가는 길은 다소 험하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으로 평범한 도로에서의 드라이빙이 아닌 약간(?)의 오프로드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 패스트 푸드 대신 산 주변으로 흐르는 계곡을 감상하며 장작불 위 솥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슬로우 푸드를 드시고 싶은 분들, 산 주변의 경치와 시골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더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토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