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장에서 만난 트럭들과 캠핑 트레일러들
안녕하세요, 꾀돌이 스머프입니다.
미시간 서쪽 끝에 있는 피 제이 호프마스터(P.J. Hoffmaster) 주립공원으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디트로이트 북쪽외곽 위성도시에서 출발, 미시간을 동서로 가로 지르는 프리웨이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려 주립공원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미시간주는 서쪽으로 커다란 미시간 호수를 두고 시카고와 마주보고 있죠. 피 제이 호프마스터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주립공원은 미시간 호숫가에 위치한 많은 주립공원 중 하나입니다. 이름은 미시간에 주립공원들을 세우며 환경보전에 힘을 쓴 P.J. Hoffmaster씨를 기려 지었습니다.
입구를 들어가니 관리사무소가 보입니다. 들어가서 등록하고, 주의사항 듣고 미리 예약한 자리로 들어갑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원하는 자리를 맡을 수 있지만, 당일 현장에서 얻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싼 단점이 있습니다. 미리 예약했을 때 하루에 $27 정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알려주는 주의사항은... 만일 정원 외로 낮에 놀러 온 친구가 있으면 밤 10시에는 나가야 하고, 밤 10시 이후는 조용해야 하고, 샤워장, 화장실은 어디 있고, 장작은 어떻게 취급하고...등등 기초적인 내용들입니다. ^^
캠핑장 전체는 상당히 넓습니다. 가운데로 시냇물이 흐르고, 이 시냇물은 미시간 호수로 연결되어 나갑니다.
넓은 캠핑장 안에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는 저런 건물이 두 곳에 있습니다. 자리를 예약할 때 저곳의 위치, 그리고 군데군데 있는 식수의 위치를 고려해 자리를 잡는 게 나름의 요령입니다. ^^
화장실 옆에는 일종의 무인안내소가 있습니다. 지역정보 팜플렛들, 청소도구들, 행사안내 등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아침마다 제공되는 뜨거운 커피, 그리고 한가로운 캠핑장의 시간을 함께해줄 각종 잡지, 소설책과 보드게임들이 친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캠핑 자리에는 전기가 들어와서 전기 그릴로 이런저런 음식을 할 수 있습니다. 환경보호 차원인지 거하게 먹은 음식을 설거지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캠핑 트레일러를 가져오니 그 안에 주방이 있기도 합니다만. 주로 간단히 음식들을 해먹고 접시 설거지는 기름기를 휴지로 닦은 후, 받아온 물에 담갔다 빼는 정도로 간단히 합니다. 하지만 또한 소비가 미덕(?)인 사회답게 엄청난 일회용품들을 사용하며, 자기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
자리마다 불터가 따로 있어, 고기도 구워먹고, 감자와 옥수수도 구워먹고... 구운 마시멜로를 초콜릿과 함께 크랙커 사이에 끼워먹는 s'more 혹은 smore라는, 우리 입맛엔 아주 달디단 주전부리를 불가에 둘러앉아 마구 먹기도 합니다.^^
오래된 버스를 캠퍼로 개조해 온 아저씨가 어둠이 내리자 캠핑장 아이들을 초대해 영화 상영을 해줍니다. ^^
숲속을 지나 호숫가로 나가면 아까 본 시냇물이 백사장을 가로질러 호수로 들어갑니다. 시냇물 가운데서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 코너로 미시간 호수가 보입니다. 짠 냄새만 안 나지 넘실대는 파도와 수평선, 갈매기, 드넓은 백사장은 바다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만 바로 그 짠 냄새가 안 나서 해수욕장의 기분이 영~ 안 납니다 ㅠㅜ
미국은 매달 판매대수 1위를 승용차가 아닌 트럭이 차지하는 트럭나라 인데요, 이것은 당연히 미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연관이 있습니다. 집 고치기, 가구 옮기기, 이사하기, 쇼핑한 물건들 나르기, 눈 치우기,낙엽 치우기 등을 대부분 직접 해야 하는 여건과 사계절에 걸친 여가활동들- 보트, 제트스키, 사냥, 사발이, 낚시, 피크닉.......그리고 캠핑 등을 하기 위해선 트럭이 으뜸인 거죠. 예전에 숲이 울창한 캠핑장에서 뒤에 요트를 매고 가는 허머 H2를 보고는 너무 멋있어서 할말을 잃었던 기억이 납니다. ^^
아무튼 그러다 보니 캠핑장에 보면 트럭이나 SUV를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두 번째로는 미니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캠핑 트레일러와 여분의 텐트, 자전거들, 많은 짐들(심지어 화분들을 들고와 장식하는 사람들도...)을 가지고 다닙니다. 따라서 트럭과 SUV들의 토잉(towing) 능력이 차를 살 때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캠핑 트레일러도 위와 같은 중소형들이 있는 반면에,
이 같은 대형이 있지요. 안을 한번 살펴보면,
<출처: http://www.campingworld.com>
작은 집이 통째로 들어있는 형상으로... 쾌적함을 위한 에어컨, 위성 안테나가 연결된 평면 TV를 비롯하여,
<출처: http://www.campingworld.com>
위에 보이듯, 주방-전자렌지 및 오븐, 진짜 방 같은 침대방과 수납공간, 샤워기는 물론이고 작은 욕조까지 달린 화장실이 있어 이 사람들이 캠핑을 온 건지, 숲에 이사를 온 건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이러한 캠핑 트레일러의 기본 무게만 하더라도 12,000 파운드(약 5.4톤)에다가 가족들과 어마어마한 짐들의 무게까지 더해지면 무게가 엄청나겠죠.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쉐보레의 대표 트럭인 실버라도인 경우 가장 기본인 1500HD는 약 12,000파운드(5.4톤) 까지, 2500HD인 경우 17,800파운드(약 8톤), 3500HD는 무려 23,100파운드(약 10.4톤)까지 토잉이 가능하니 저렇게 큰 캠핑 트레일러도 가볍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저런 무게를 끌 수 있다는 것은 브레이크 또한 그만큼 강력하다는 거겠죠.
접으면 지붕이 쑥 내려와 납작하게 되는 작은 트레일러 안에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출처: http://www.campingworld.com>
다만 그 규모나 재질이 조금씩 작고, 간단하고 싸다는 차이뿐이겠죠.
캠핑장 한 켠에는 트레일러를 위한 급수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구분되어 식수와 생활용수를 따로 받게 해놓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트레일러만 가지고 오지는 않습니다. 저를 비롯해, 저기 보이는 것처럼 단촐하게 텐트를 치고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다만 미국의 일반적인 문화가 위에 보았듯 트레일러가 보편화 되었고, 거기에 집을 옮겨다 놓은 듯하게 자꾸 변화하다 보니 어느덧 트럭이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되어버린 거겠죠. 아니면 집에 힘이 남아 도는 트럭이 있어 자꾸 힘쓸 곳을 찾다 보니 트레일러도 자꾸 커졌을까요?? ㅎㅎㅎ
불을 피울 장작을 사러 동네에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장작 파는 트럭입니다. 1970년대 초반에 나온 GMC트럭이니 약 40년 넘게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겁니다. 대단하죠!
미국 캠핑장에서 만난 트럭들과 캠핑 트레일러들. 재미있게 보셨나요?
지금까지 꾀돌이 스머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