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디젤, 캡티바 오너가 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3월20일 강원도 강릉에서 말리부 디젤 시승행사가 있어서 토비토커 자격으로 다녀 왔습니다. 그 날은 비가 오는 좋지않은 날씨였지만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에서는 어떠한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작년 3월에 2013 캡티바를 구매하여 지금까지 1년정도 운행을 해왔기 때문에 말리부 디젤이 캡티바보다 어떠한 점이 우수하고 또한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 누구보다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럼 이번 시승에서 어떠한 점들을 느꼈는지 공유하겠습니다.
이날 시승 행사에는 전날 기자단 시승에 이어 파워블로거 분들의 시승이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그 전에 점심 식사를 하고 한국지엠 마케팅부문의 마크 코모 부사장님께서 말리부 디젤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자리도 있었습니다. 설명중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내용은 오버 부스트 기능이었습니다. 특정 구간에서 38.8kg.m까지 토크가 나와주어 더욱 힘있게 차를 밀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가속시 유용한 기능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말리부 디젤의 스팩은 156마력에 35.8kg.m의 최대 토크를 보여주고 있고, 1,750rpm에서부터 최대마력을 내주기 때문에 실용 영역에서 상당히 파워풀한 드라이빙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제 캡티바는 163마력에 40.8kg.m의 최대 토크를 내지만 말리부의 1,645kg 중량보다 약 260kg이 무거운 1,905kg이기 때문에 순발력은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번 시승에서 중점을 두고 파악하고 싶었던 사항은 무엇보다 연비가 어느 정도 나와 주는가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운행 조건을 두고 연비를 측정 했습니다. 현재 저의 캡티바는 19,000km를 운행 중이며, 평균 연비는 12km/l 정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독일 디젤 엔진과 아이신 미션의 조합인 말리부 디젤은 어떠한 연비를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되었습니다. 연비를 0 으로 리셋 후 낙산 해수욕장을 목적지로 운행을 시작 했습니다.
낙산 해수욕장까지는 일반적인 국도 주행이고, 가는 동안 급가속 및 급제동을 여러번 하면서 운행을 했습니다. 일반적인 출퇴근 길이라면 이렇게 못하겠지요. 신호등도 여러번 기다렸고 여러가지 성능 테스트를 했다는 점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약 50km를 이러한 조건으로 운행하고 나온 연비는 14.7km/l 였습니다. 공인연비 13.3km/l 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연비이고, 더군다나 악셀을 끝까지 밟아 급출발도 해봤고 급가속도 해본 상태에서 나온 연비라 더욱 놀라웠습니다. 아마도 일상적인 출퇴근 국도 연비라면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제 캡티바의 국도 출퇴근 연비는 대략 12~13km/l 정도 나옵니다. 제 캡티바 보다는 4~5km/l 이상 더 좋은 연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연비 테스트를 실시한 곳은 한계령입니다. 험악한 산악 지형이라 평균30~40km로 꾸준히 오르막을 달렸고, 악셀을 끝까지 밟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이 세종시라서 눈은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산을 오르니 설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약 40km를 평지와 오르막을 가면서 측정한 연비는 14.7km/l 에서 약간은 떨어졌지만 12.8km/l 라는 연비가 나왔습니다. 오르막길은 역시나 힘을 쓰는 구간이고 평균 속도가 50km를 밑돌기 때문에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없었지만, 제가 예상했던 연비 보다는 상당히 좋은 연비가 나와 주었습니다. 연비 게이지가 아주 조금 옆으로 움직였을뿐, 연료 효율은 평균연비를 다시 한 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리부 디젤은 LT 디럭스가 최고 사양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LED 테일램프는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계약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물론 계약을 했습니다.^^
순정 네비게이션 입니다.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고, 시인성은 요즘 나오는 3D에 비하여 단촐하지만 길 안내를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깔끔한 화면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나 어르신들은 간결해서 좋아하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네비게이션 스크린 뒤에는 시크릿 큐브라는 비밀(?)수납공간 있어서 지갑이나 다른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한계령 정상까지는 눈이 많이와서 안전상 가지 못하고 도중에 차를 돌려 하산을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도 연비측정을 하고 싶어서 리셋을 하고 약 30km를 측정했는데 역시나 내리막 길이라 아주 놀라운 연비가 나와 주었습니다. 제 캡티바도 내리막을 오면 이러한 연비가 나올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저녁 행사는 참석 못하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동승자에게 강릉 터미널까지 태워 달라고 했고, 평지에서 다시 리셋을 하고 이번에는 연비 위주로 시속 80km로 운행하면서 최적의 연비를 뽑아 보려고 했습니다.
약 50km의 국도를 평균 80km로 운행을 했고 강릉 터미널 앞에서 최종으로 연비 확인을 했습니다. 신호등은 3~4번 받았고 막히는 도로는 없었습니다. 약 3km 정도의 강릉 시내길을 통과해서 나온 연비는 23.2km/l 였습니다. 정말 놀라웠으며, 연비측정을 정확히 한 것인지 다시한번 의심들게 할 정도로 좋은 연비를 보여 줬습니다. 이렇게 환상적인 연비를 경험하고서 저 또한 말리부 디젤을 구매해야 겠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비는 작정하고 좋은 연비를 뽑으려 평균 80km로 달렸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적인 국도주행에서는 17~18km/l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말리부 트렁크는 깊고, 폭은 일반 중형차 수준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골프채 가방이 4개 정도 들어가고, 긴 물건을 폴딩하지 않고도 쉽게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유모차는 디럭스 2개가 거뜬히 들어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캡티바 엔진룸(상)과 제가 시승한 말리부 디젤 엔진룸(하) 입니다. 터보차저가 앞으로 나왔고 오일 주입구가 서로 반대인 것이 확인됩니다. 기술적인 점은 저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완전히 다른 엔진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번 시승을 하면서 느낀점은 말리부 디젤의 연비가 공인연비 대비 상당히 좋았다라는 것과, 제 캡티바와 비교해서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거침없는 힘이 확실히 좋았습니다. 다만 초반 아이들링 시에는 약간의 진동과 디젤 특유의 소음이 들렸지만 이 역시 제 캡티바에 비해 적었습니다. 많은 흡읍제를 사용해서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 했다고 하는데, 직접 앉아보니 상당한 노력이 들어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반 가속은 60km까지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되서 디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이후로 엔진음은 가솔린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연비를 중요시 생각하고 장거리 출퇴근 하시는 분들이라면 말리부 디젤이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격과 연비 그리고 힘을 겸비한 말리부 디젤.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캡티바 오너 에이쓰의 시승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