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톡 블로그 토비토커 어른곰을 있게 해준 잊지 못할 포스팅 5개
1. 한국지엠 톡 블로그 성격에 맞지 않은 최악의 포스팅
제가 뽑은 첫 번째 포스팅은 여러 블로그 관계자의 예상을 깨고 '아이폰 어플을 이용한 농작물 절도 신고'입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 포스팅은 제가 쓴 글 중에 최악의 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을 쓰고 저는 블로그 관계자 여러분께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다들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지만 이 글은 한국지엠 블로그의 성격과도 맞지 않고, 저 역시 당시 글을 너무 안 써서 아무거나 쓰자는 생각으로 쓴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비판을 받는 순간 저는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하지만 역시 실패 없는 성공은 없는 법입니다. 이 글을 계기로 포스팅에 많은 신경을 쓰고 성공(?)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끄러운 이 글을 첫 번째 인상 깊은 포스팅으로 뽑았습니다.
2. 직원들 사이에 돌고 돌며 읽히는 포스팅
농작물 절도 신고 포스팅 이후 저의 노력이 전달되었는지 저는 운 좋게 상하이 엑스포에 참관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전기차의 등장을 엔진생산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의 입장에서 작성한 글을 올렸습니다.
비록 폭발적인 조회수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 글은 엔진과 관련된 분야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돌고 돌며 읽히는 글이 되었습니다. 전기차의 등장에 사실 엔진에 근무하는 분들은 "이제 엔진 없는 차가 나오는 건가? 우리는 뭐하고 살지?"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를 누구보다 먼저 접한 사람이 솔직하게 쓴 글이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제는 자동차 회사 직원으로서 적는 글의 느낌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습니다.
3. 포스팅 읽고 취직 성공한 직원 이야기
저는 이제 직원 블로거가 갖는 최대한의 강점을 살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회사 안에 일어나는 일을 누구보다 가까이 접한다는 것이 저의 강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저에게 듣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평 엔진 공장이 품질 분야에서 인증을 받은 사실을 포스팅에 올렸고 2년이 지난 후에 한 직원이 저의 이 글을 보고 면접 때 답변을 잘해서 저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4. '소셜직딩으로 살아가기' 출간 기념 한국지엠 사장과의 대화
군산에서 품질 워크샵 기간중에 우연히 만난 군산 품질 담당자가 입사할 때의 일화를 얘기해 주었습니다. 한국지엠 블로그에서 BIQ Level 3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면접 때 그 이야기를 하고 입사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쓴 사람이 저라는 사실을 밝혔고 우리는 마치 오래전부터 만난 사람처럼 소주와 함께 정겨운 밤을 보냈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찌릿찌릿 올라오던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보고 그것이 그분이 직장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정말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회수가 높은 글을 쓸까 고민하던 저에게 적은 사람이 읽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 포스팅이 Red-X master 면접에 도움된 사연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글은 '슬램덩크와 함께 알아보는 Red-X'라는 글입니다. GM에서는 품질 문제를 찾아내는 Red-X라는 문제해결 기법을 사용합니다. 사내에서 자격증을 수여하며 '6시그마'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 문제 해결 프로세스 중에 하나입니다.
2011년 저는 Red-X 프로세스를 접하고 이걸 소개하고 싶은 생각에 슬램덩크의 일화를 Red-X에 비유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고 저는 Red-X 자격의 최고 코스인 Master 과정에 대한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Red-X Master는 GM 본사에서 인증하는 자격이기 때문에 자격 조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알아야 하고 두 명이 면접관이 들어와 3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수행해야 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저는 이 시험에 합격하고 master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 면접을 받을 때도 블로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면접 전에 제 소개를 하고 '슬램덩크와 함께 알아보는 Red-X' 포스팅을 보여드렸습니다.
면접에 들어오신 분도 이 글을 이미 본 적이 있고 누가 썼는지 참 궁금했었다고 하시면서 기뻐하셨습니다. 물론 제가 이 글을 썼다고 Red-X master 면접을 쉽게 통과한 것은 아닙니다.(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큰 시험을 앞둔 저에게 긴장을 푸는 효과는 톡톡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홈페이지
이런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머니투데이에 제가 소개되는 일도 겪었습니다. 3년의 블로그 생활을 지금 와서 돌아보니 한국지엠 톡이 이제는 저의 생활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이러한 일들을 제가 다 계획하고 진행한 것은 아닙니다. 어찌 보면 많은 운이 따라줬고 저는 그냥 블로그 생활을 즐겼을 뿐입니다. 우연히 보게 된 사내 블로거 모집 원서가 이렇게 제 생활을 바꿔 놓은 것입니다.
블로거 지원을 하는 그 순간이 생각납니다. 지원을 할까 말까 망설이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주 작은 시도도 나중에는 큰 변화가 되어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못다 한 말들은 소셜미디어 포럼 때 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마치 블로거 생활을 은퇴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드네요.
어른곰의 글을 계속됩니다. 그동안 보잘것없는 글에 댓글로 응원을 주신 여러분과 홍보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