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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과 현대 산업 2편 - 컨베이어 시스템과 대량생산이 가지는 의미

왜 대량생산을 해야만 할까?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Limited Edition). 이런 말들이 붙은 제품은 더 비쌉니다. 더 희소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시 경제학에서는 제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합니다.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제품의 수량이 적다면 제품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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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같은 가치를 가진 제품을 더 싸게 만든다면 더 잘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가치를 가진 제품을 가장 싸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능한 한 똑같은 제품을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제품 한 개의 가격은 싸집니다. 이런 것을 규모의 경제 (economies of scale)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규모의 경제는 대량 생산의 이유입니다. 같은 제품이라면 싸게 팔수록 잘 팔리는 게 당연합니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겠습니다. 초기의 자동차 생산은 장인이 제품을 만들 듯이 한 대 한 대를 모든 과정에 걸쳐서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대의 생산 원가는 비쌀 수밖에 없었고 자동차는 돈이 많은 사람이나 탈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이때 자동차를 모든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헨리 포드 (Henry Ford, 1863년 7월 30일 ~ 1947년 4월 7일)가 "5%를 위한 제품이 아닌 95%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라고 주장하며 "모델 T"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합니다. GM Blog에서 Ford를 소개할 정도로 그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전파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지금이야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책을 실시합니다. 





"근로자의 임금을 당시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다섯 배를 더 주고 자동차는 더 싸게 만들겠다."라고 선언합니다. 많은 사람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포드사는 곧 파산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포드는 어떻게 다섯 배의 임금을 주면서 더 싸게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정답은 그가 고안한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 방식과 경험 효과입니다. 






포드는 시간당 임금을 5달러로 책정합니다. 다른 자동차 회사의 사람들도 포드사에 일하러 몰려들 정도로 혁신적이었습니다. 포드가 노린 것은 이직률의 감소였으며 기술의 축적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었습니다. 포드는 가능한 한 모든 작업을 표준화시키고 분업화시킵니다. 인간의 동작을 세분화시키고 각 동작에 걸리는 시간을 분석하여 작업을 분배하였습니다. 이렇게 분업화된 작업이 반복되면 경험 효과를 통해 사람의 생산성은 향상되게 됩니다.




이때 적용된 원리는 프레데릭 윈즐러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가 고안한 '과학적 관리법'입니다. 이 원리는 '테일러리즘'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인간의 동작을 세밀하게 나누어서 분석한 것이며 이 원리는 지금도 작업 분배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지금 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너트를 조립하는 동작을 세분화 하여 너트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포드는 테일러리즘과 컨베이어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델 T의 생산성을 엄청나게 향상시킵니다. 그는 단일 모델을 고집했고 심지어 모든 자동차를 검은색으로만 도색했습니다.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실험결과 검은색이 가장 빨리 마르기 때문에 검은색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동일한 시간에 많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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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이런 대량 생산 방식은 자동차의 가격을 엄청나게 낮추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지만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사람을 기계화하고 단순 작업을 반복하게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러한 의견은 노동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비꼬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의 장면들을 기억하실 겁니다.




포드가 컨베이어 시스템을 고안한 후 약 100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자동차 생산 라인은 컨베이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량생산에 있어서 컨베이어 시스템은 혁신이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자동차 공장과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컨베이어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생산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시간당 50대의 엔진을 만드는 어른곰이었습니다. (그 많은 자동차와 엔진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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