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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피플

한국지엠 직원도 궁금한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디자이너들의 자동차&디자인 이야기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지엠은 글로벌 GM그룹에서도 세 번째 규모의 디자인센터가 있습니다. 바로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의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곳인데요. 한국지엠 디자인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장소인만큼 철저한 보안 관리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같은 한국지엠 직원인 저도 디자인센터 내부나 디자이너들의 업무에 관해서는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을 정도죠. 평소 저는 디자인센터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어떤 일을 하고 또한, 자동차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는데요. 이 기회에 저의 궁금증도 풀고 쉐보레 톡 블로그 독자분들에게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디자이너들의 업무를 소개하고자 디자이너 2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과연 인터뷰 요청을 받아줄까 조마조마했는데 흔쾌히 응해준 박준형, 배기리 디자이너는 하나의 차량이 디자인되기까지의 많은 고민과 노력에 관해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Q. 먼저 간단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박준형 디자이너 안녕하세요.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박준형이라고 합니다. 디자인센터에 입사한 지는 올해로 7년이 되었습니다.

배기리 디자이너 안녕하세요. 저는 2D 스케치를 3D로 표현하는 일을 하는 디지털 디자인 팀의 배기리라고 합니다. 일한 지는 올해로 4년 정도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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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양산된 차종 중 본인이 디자인하거나 참여한 차량을 소개해주세요

박준형 디자이너 양산 완료된 프로그램으로는 작년 출시된 더 넥스트 스파크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했고, 곧 출시를 앞둔 오펠(Opel)의 차량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하였습니다.

배기리 디자이너 올해 초 CES에서 공개된 쉐보레,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3D 디자인에 참여하였습니다.


 


Q.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과정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려요

박준형 디자이너, 배기리 디자이너 개발 차종의 방향이 정해지면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부문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여러 표현 방법으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시각화하여 경쟁을 벌입니다. 그중에서 몇 개의 좋은 스케치를 선별해 조금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렌더링으로 발전시킵니다.

 

 

 박준형 디자이너 그다음 스케치한 작품 중 4개 정도를 선정합니다. 여기서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등으로 나눠서 세부적으로 디자인 스케치를 진행하는 거죠.

 


박준형 디자이너 이런 작품 중 또 베스트를 선정 후 배기리 디자이너가 속한 디지털 팀으로 전달해 3차원 모델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합니다. 3D 모델이 완성되면 클레이 모델 팀으로 이동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찰흙과 비슷한 소재인 클레이로 1:1, 혹은 축소한 모델로 깎게 된답니다. 이때 기계로 큰 덩어리를 깎고 미세한 디자인 변경은 모델 팀의 장인들이 풍부한 감성을 수작업으로 더하게 됩니다. 이후 3차원 스캐닝을 한 후 여러 디자이너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서 차량의 디자인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죠. 여기까지가 한 차량의 디자인이 나오는 과정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연구소와 협의하면서 차량을 양산하는 단계가 진행됩니다.

 

 

 

Q. 양산된 차종 중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차종은 어떤 차종인가요?

박준형 디자이너 저는 크루즈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보통 처음 의도한 디자인에서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하면서 많은 부분을 변경하거나 다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크루즈는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모두 처음 의도한 디자인으로 잘 만들어진 자동차라고 생각합니다.

배기리 디자이너 저는 볼트(BOLT) EV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트렌디한 디자인이 많이 반영되어 있으며, 리어램프 같은 경우 전기차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고,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Q. 디자인에 관한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때는 곧바로 제품에 반영시키나요?

박준형 디자이너 GM은 각각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꽤 구체적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새로운 조형, 또는 디자이너의 생각을 표현한 스케치가 곧 자동차 디자이너의 의견입니다.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좋은 의견이라면 당연히 제품에 끝까지 반영됩니다. 마음껏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이런 초기 스케치 단계가 디자이너에게 가장 신나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배기리 디자이너 디지털 팀에선 조금 다른데 저희는 어떻게 스케치한 디자인을 3D로 잘 표현할까 많이 고민하거든요. 뭐 이 부분에선 아마 저희의 의견들이 반영되면서 2D 스케치 디자이너와 좀 더 나은 솔루션을 제안하기도 하는 것이죠.

 

 


Q. 디자인할 때 규격이나 조건 등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나요?

박준형 디자이너 맞습니다. 자동차는 만족시켜야 하는 제약 조건이 무척 많습니다. 디자인, 안전, 법규, 합리적인 생산가격 등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고 이들 모두에 부합하는 디자인 수정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Q. 양산차가 컨셉카처럼 나오지 않는 이유가 그럼 바로 이런 이유인가요다들 컨셉카처럼만 나와준다면 망설이지 않고 구매하겠다라고 하던데...... 

배기리 디자이너 차량의 초기디자인과 양산차의 최종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적인 면이 큰 영향을 줍니다. 물론, 법규와 관련해서 만족을 시켜야 하는 부분들도 있고요한국지엠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차를 만들다 보니 각 시장별도 만족시켜야 하는 요소들이 다양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박준형 디자이너 제 생각에 자동차라는 제품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디자이너가 아무리 고집해서 표현하고 싶은 조형도 안전에 부합하는 상품성을 갖지 못하면 예술작품에 불과합니다. 컨셉카는 아이디어를 무한히 펼친 미래를 보여주는 작품이고 이걸 실제 제품으로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여러 면에서 디자인 수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한 중에서도 최초 의도한 느낌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기도 합니다.

 




 

Q. 원래 꿈이 자동차 디자이너였나요?

배기리 디자이너 학교 다닐 때 제품 디자인과 자동차 디자인을 함께 공부했어요. 그러다가 GM 공모전에 응모할 기회를 잡았고 운이 좋게 당선되면서 보다 더 자동차 디자인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Q. 개인적인 관심사는 어떤 것이 있나요?

박준형 디자이너 가끔 스노보드를 타고 모터사이클 라이딩도 즐깁니다. 드라이브는 물론 좋아하지만 차를 따로 꾸미는 것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관심이 없습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노고를 충분히 알고 있기도 하고, 자동차는 처음 디자인된 느낌 그대로가 제일 매력 있어 보이더라고요.

배기리 디자이너 모델이나 피규어 제작을 즐겨해요. 디자인을 직업으로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런 취미활동이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에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Q. 디자이너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박준형 디자이너 디자인은 디자인센터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지만 평가가 좋지 못한 디자인에 대한 비평의 화살은 디자이너에게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디자인이 나오지 않게 일에 대해 끝까지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하는 것이 힘든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배기리 디자이너 저는 2D 3D로 디자인할 때 원하는 방향으로 연출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박준형 디자이너 계속 자동차 디자이너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익스테리어 디자인도 깊게 경험해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배기리 디자이너 기술성예술성의 끝판 대장이라는 컨셉카를 메인으로 작업하여 모터쇼에 선보이고 싶습니다. 컨셉카는 회사의 가치, 신념은 물론, 미래에 대한 비전까지 한눈에 보여 주거든요.


박준형, 배기리 디자이너는 모두 한국지엠 디자인 센터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합니다. 창조적인 일을 위한 자유로운 분위기의 근무 환경,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 센터도 너무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디자이너 업무가 때때로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기는 하지만 즐길 수 있는 게 더 많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저도 한때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었는데 한국지엠 직원들도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디자인 업무나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의 역할에 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준형, 배기리 디자이너 두분에게 감사드리고요. 인터뷰와 취재를 허락해준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면서 이상으로 감성두부 순두부 향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