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의 2017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경기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쉐보레 레이싱팀은 GT1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기 위해 이곳에 출전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나 본 쉐보레 레이싱팀의 솔직하고 담백한 인터뷰 현장을 포이동 슈마허도 함께했는데요. 지금부터 같이 들어보실까요?
쉐보레 레이싱팀, 10주년을 맞이하다 !
Q. 올해 쉐보레 레이싱팀이 10주년을 맞이하였고 새로운 2017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심정이 어떠신가요?
저희가 겨울 동안 열심히 준비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과 같은 초여름 비슷한 날씨에 대비하여 테스트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레이스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기는 했지만, 지금의 올 뉴 크루즈는 오늘이 데뷔전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레이스에 대비하여 데이터가 많지 않아 우려스러운 부분도 조금 많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쉐보레 레이싱팀의 성적이 워낙 우수했다 보니 초반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변의 의견도 있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것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레이스카를 제작하고 총괄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데뷔 차량인 올 뉴 크루즈로 선두와 견줄만한 선까지 올려놓은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Q. 쉐보레 레이싱팀 창단 10주년을 맞이하여 이루신 성과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최초로 모터스포츠에 투자한 게 쉐보레입니다. 완성차를 제외하고라도 기업이 10년 동안 단일팀을 유지하는 건 국내에서 최초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단일팀에 지속적 지원을 보이는 선례를 남긴 점에서 쉐보레에 감사드립니다. 팀의 큰 변동 없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내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는데 이를 위해 도와준 쉐보레 임직원분들에게도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Q. 쉐보레 레이싱팀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희가 테스트 기간 동안 1전부터 우승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최종 목표는 종합 우승을 다시 찾아와서 팬 여러분과 올 뉴 크루즈 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Q. 올 뉴 크루즈를 최초로 레이싱카로 제작하셨는데, 개발 당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최초이다 보니 아무래도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새롭게 출시된 차량이다 보니 애프터 마켓에서도 파츠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부품을 팀에서 다 준비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올 뉴 크루즈의 바디가 강하다 보니 홀 제작이나 용접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드릴 날을 쌓아 두고 작업 했다 할 정도로 바디 작업이 어려워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하지만 이렇게 튼튼한 바디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17 슈퍼레이스! 쉐보레 레이싱팀의 준비는 끝났다!
Q. 워크스 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처음엔 장점이 없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워크스 팀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지원을 받거나 특별한 부품들을 제공 받는다고 의심을 좀 받기도 하였는데요. 하지만 여타 다른 팀과 다를 바 없이 대부분 팀 내에서 많은 부분을 자체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올 뉴 크루즈 레이싱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임직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회사라는 구조상 레이싱팀에서 업무 협조를 하면 절차상의 이유로 레이싱팀의 요청에 즉각적인 대응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다리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 준비하면 각각 파츠와 관련된 담당자분들이 너무 호의적으로 대해 주셔서 차량 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제는 임직원분들이 모터스포츠에 대해 이해하시고 도움을 주시는 부분이 많아 더더욱 고마웠습니다.
Q. 작년 성적을 보니까 처음에는 포디움에 올라가시다가 중반부에 주춤하고, 시즌 마지막에 다시 상승하였는데요. 서한이나 쏠라이트가 처음에는 주춤하다가 적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새로운 차량을 준비하면서 이런 점에 대해 따로 준비한 것이 있는지요?
일단은 남다른 준비라기보다는 그동안 레이싱을 하면서 쌓아 왔던 기술력을 집합시켜서 레이싱카에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올 뉴 크루즈를 제외하면 현재 경쟁자들은 아쉽게도 원메이크 레이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의 레이스 환경을 보면 제네시스 쿠페 일색인 클래스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내었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밸런스 작업을 계속 거쳤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국내 최고의 팀들이 두 팀이나 오면서 (그 전에 경쟁했던 팀도 강했지만) 이전까지 맞춰 두었던 밸런스가 살짝 무너졌는데 지금은 다시 정상화를 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내년 시즌에는 단종된 제네시스 쿠페가 빠지고 같은 조건의 새로운 전륜 구동이 새롭게 경쟁자로 투입되면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올해까지는 후륜 구동의 경쟁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밸런스 측면에서는 올해 시즌까지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Q. 세계적인 추세가 투어링카의 레이스 주행거리를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비해 아직 슈퍼레이스는 긴 주행거리인데 그에 대한 의견 있으신가요?
슈퍼레이스는 이벤트 특성상 세계적인 투어링카 대회보다 주행거리가 긴 건 사실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는 60km 내외지만 슈퍼레이스는 70~80km를 주행해야 합니다. 결국, 이런 주행거리가 구동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를 쉐보레 레이싱팀만을 위해 규정을 수정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지금처럼 매년 모터스포츠가 성장하고 있는데 쉐보레 레이싱팀도 거기에 발맞춰 적응해 가면서 모든 분들이 재밌고 즐거운 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규정이나 랩 수가 조정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Q. 용인 경기는 다른 곳보다 관중이 많은데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할 때는 느낌이 어떤가요?
항상 매번 경기에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관중분들도 많고 응원 소리도 들리는 분위기가 선수들도 좀 더 업되고 파이팅 넘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경기까지 잘 끌고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우 감독과 안재모 선수가 전하는 또다른 이야기들
Q. 예전에 이재우 감독님이 차량이 가벼울수록 유리하다고 하셨는데, 올해는 차량이 너무 가벼워서 오히려 무게를 추가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셨나요?
레이스는 규정에 따르는 차량의 최소 무게가 있습니다. 쉐보레 레이싱팀이 출전하고 있는 GT1의 경우 최소 무게 규정이 1,200kg인데, 작년 시즌에는 폴리카보네이트 등의 가벼운 재질을 사용하여 무게 규정을 맞췄습니다. 올해는 순정 도어 및 윈도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80kg 정도 미달되어 오히려 레이스카의 무게 배분을 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부분에 무게를 배분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죠.
Q. 이재우 감독님은 현역 최다 출전, 최다 우승, 최다 예선 1위, 최다 시즌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게신데 앞으로도 욕심나는 기록이 있으신가요?
사실 기록에 대한 특별한 욕심은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이런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좋은 후원사 덕분에 계속 경기에 참여할 수 있고, 그걸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온 게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는 저의 프로필이 쉐보레의 프로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Q. 안재모 선수는 연예인 드라이버 중 타고나기를 가장 잘 타고난 실력가라고 들었습니다. 실력을 늘리는 본인만의 노력이 있으신가요?
저는 매 경기마다 최고의 랩을 위해 미케닉(Mechanic)과 레이싱카를 세팅하는데, 그렇게 열심히 세팅했던 레이싱카도 다음날 연습을 위해 피트인을 하면 또 느낌이 다를때가 있습니다. 그런 느낌들이 레이스에 고스란히 담겨지며 몸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감각을 느끼며 운전을 하다 보니 어떤 정해진 세팅이 아니더라도 그날의 나와 레이싱카의 컨디션을 잘 느껴가면서 주행을 하며 조금씩 실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Q. 레이서들은 경기중에는 운전에만 집중한다고 들었는데, 일반도로에서는 어떻게 주행하시나요?
일반도로에서는 당연히 교통의 흐름을 생각하고 따르며 운전하는 편입니다. 사람이다 보니 과격하게 운전하는 분들을 보면 기분이 안 좋긴 하지만, 운전에 있어서는 프로 드라이버로서 양보운전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드라이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오히려 경기중에는 상당히 정신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경기중에는 함께 경쟁하는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추월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함과 동시에 레이싱카의 컨디션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주행해야 하죠. 즉, 머릿속으로 계속 데이터를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좀 큰 편입니다.
20여 분간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쉐보레 레이싱팀의 올해 각오와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도 두 드라이버의 좋은 성적과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전해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10주년을 맞이한 쉐보레 레이싱팀이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며, 주말 나들이 혹은 놀러 갈만한 곳으로 슈퍼레이스 현장을 찾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모터스포츠에 더욱 흥미를 느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