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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레이싱

'기자'이자 '레이서', 더 넥스트 스파크 오너 박혜연 기자 인터뷰

 

 

안녕하세요 원태아버지 입니다. 여러분들은 차에 대해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계신가요? 차는 그저 운송수단의 일부로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열정을 가진 분들 중에는 간단한 차량의 고장정도는 자기 손으로 고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드라이빙의 재미를 깨우치신 분들 중에는 아마추어 레이싱에 도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한국일보의 박혜연 기자 역시 드라이빙의 재미를 깨우친 사람 중 한명이었습니다. 지난 해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에 참여하여 레이싱에 흠뻑 빠졌는데요. 비록 한 시즌밖에 뛰지 않은 초짜 레이서지만 그 마음만큼은 이미 열혈레이서라고 하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쉐보레 스파크를 타고 레이싱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경차'에 불과하니까 레이싱하면 떠오르는 스피드하고 박진감 넘치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어보였는데요. 하지만 이미 대회까지 있었습니다. 바로 아마추어 레이서들을 위한 '슈퍼챌린지 슈퍼스파크 클래스'가 그것입니다. 지난 2014년 시작된 엑스타 슈퍼챌린지의 다양한 클래스 중에 하나인 슈퍼스파크는 오직 쉐보레 스파크만 참가할 수 있는 스파크만을 위한 레이스입니다. 프로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자신의 차를 갖고서 시합을 할 수가 있죠. 즉, 레이스에 참가하여 레이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한 해 슈퍼스파크로 아마추어 카레이싱의 세계에 발을 들인 박혜연 기자를 만났습니다.

 

시원한 질주 본능, 레이싱에 빠지다.

 

처음에 카레이싱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왜 또 저러나, 웬만큼 하다가 말겠지 했는데 왠걸요. 너무 진지하더라고요. 왜 사랑에 빠지면 '뭔가 정리는 되지 않았는데 혼자서 좋아죽으려고' 하는 그런 상황 있잖아요. 여러분께도 박혜연 기자의 그런 신나는 에너지가 전해질 수 있게 가감 없이 인터뷰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대표이미지

 

원태 아버지 : 지난 주 동계훈련은 잘 다녀왔나? 동계훈련이라는 게 뭔가?
박혜연 기자 : 동계에는 트랙에 시합이 없기 때문에 시즌권을 판다. 스포츠주행이 원래 25분에 5만원인데 30장 단위로 90만원에 판다. 그걸 아는 사람들끼리 공동구매 하듯이 사서 나누기도 한다. 지난 주에 갔던 목적은 경주차에 배기를 새로 하고 테스트를 하지 않아서 어떻게 변했는지 좀 보려고 다녀왔다.
원태 아버지 : 그럼 차를 갖고서 인제까지 가는 건가?
박혜연 기자 : 당연하지. 누가 그럼 트레일러에 실어서 떠다 주겠나? 연습 가려는 날, 배기한 후 처음 시동을 거는데 걸렸던 시동이 여러 번 꺼지더라.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처음 세 번 정도만 시동이 꺼졌고 이후로는 문제없이 잘 걸린다. 경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ECU 학습을 위해 고RPM을 유지하며 달려서 연료분사량이 많아진데다 배기를 새로 한 직후라 흡배기가 안 맞아서 그랬던 것 같다.
원태 아버지 : 그럼 인제까지 가서 하루 타고 돌아온 건가?
박혜연 기자 : 세시간 걸려서 인제까지 가고 가자마자 서킷 들어가서 타고 다시 끝나자마자 집에 왔다. 당일치기였다.
원태 아버지 : 대단하다.
박혜연 기자 : 뭘, 다들 그러는데. 배기는 갈 때는 큰 변화를 못 느꼈는데 서킷 들어가서 타면서 조금씩 나아지더라.

 


원태 아버지 : 배기 손봤다는 게 그 ‘마후라’ 손 본거지?
박혜연 기자 : 맞다. 앤드 머플러만 손댔다.
원태 아버지 : 그걸 왜 한 건가? 출력을 올리려고?
박혜연 기자 : 아니, 그냥 뒤에서 부릉부릉하는 소리가 더 크게 나면 운전하는 재미도 올라가거든. 사실 스파크는 경기 규정 때문에 손 볼 수 있는 부분이 되게 제한적이다. 어떻게든 최소비용으로 레이스를 하자는 게 이 클래스의 취지기도 하고. 최대한 선수들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게 중요하니까. 그나마 경기 후원사들 중에 관련업체가 있어서, 이를테면 스프링 회사라든지, 머플러회사라든지. 그들에게 배려를 한다는 차원에서 몇 가지 부품은 규제를 풀어둔다. 선수 재량에 맞게끔 일부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거다.
원태 아버지 : 그래서 만족하나?
박혜연 기자 : 결과적으로는 만족하는데 그게 머플러를 손봐서 그렇게 된 건 아니다. 배기를 손봐야겠다 생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자꾸 내 기록이 쳐지고 남들은 속도도 더 나오고 하는데 내 차는 그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서다. 그런데 원인은 운전실력미숙이었다. 배기는…… 우연인지 몰라도 배기를 손보자 마자 기록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원태 아버지 : 이제 ‘양카’된 건가?
박혜연 기자 : 아니, 양카는 무슨. 아주 조금 손봤을 뿐이다. 소리도 조용하다.
원태 아버지 :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배기소리가 좀 더 커지니까 기분이 업 돼서 그런 건 아닌가?
박혜연 기자 : 배기를 손 볼 때 사실 캠버와 토우값을 조절한 것도 있다. 전륜은 마이너스 캠버를 주고 후륜에 토우아웃도 살짝 줬다. 코너에서 차가 좀더 잘 버티게 되니 진입 시 더 늦게 브레이크 밟고 탈출 시에는 더 빨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수 있게 되어 그런 것 같다. 여기에 배기까지 하니까 코너 진입하기 전 변속하는 시점들이 달라지더라. 레드존 치기 직전 변속해야 하는 데 그 타이밍 자체가 넘어가면서 더 길게 가속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9번에서 10번 코너를 넘어갈 때 시속 110km까지 밖에 안 나오던 구간인데 시속 120km를 넘더라. 변속해야 되는데 속으로 생각하는데 퓨얼컷이 걸려버렸으니 말이다.

 


원태 아버지 : 정말 레이서가 됐구나. 내년 시합도 그대로 나갈 건가?
박혜연 기자 : 캠버 값만 좀 조절해보려고 한다. 잘 타는 선수들 보니까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정보가 있더라.
원태 아버지 : 그런 건 규정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박혜연 기자 : 슈퍼스파크에서는 캠버 조정에 대한 규정자체가 없다.
원태 아버지 : 올해 슈퍼스파크 레이스가 총 다섯 번 펼쳐졌는데 전부 다 나간 건가?
박혜연 기자 : 아니, 4전까지만 나갔다. 5전 장소가 갑자기 영암으로 바뀌는 바람에. 영암 서킷에서 달리려면 라이선스도 새로 따야 하고 거리가 거리인지라 대회 전날 내려갔다가 와야 해서 시간, 비용적인 손실이 커서 포기했다.
원태 아버지 : 슈퍼스파크 선수들은 구성이 어떤가? 일반인이 많은가?
박혜연 기자 : 튜닝업체 종사자나 래핑처럼 자동차 관련업 종사자가 많다. 하지만 다른 클래스보다는 일반인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여성선수도 올해에는 나 포함해서 세 명이었는데 내년 시즌에는 두 명이 더 늘어날 것 같다. 지난주에 연습 갔을 때 다른 팀에서 온 여성 두 분을 만났는데 나 때문에 용기 내서 시작하게 됐다고 하는데 기분이 묘했다.
원태 아버지 : 한국일보에 대회 준비과정부터 참가한 내용을 모두 다뤘지?
박혜연 기자 : 총 13회에 걸쳐 실렸는데 경기에 참가한 건 정작 마지막 3회뿐이고 그 전은 모두 레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다뤘다. 경기하겠다고 선언하고, 경주차 구하러 다니고, 수동 운전 배우고, 프로레이서들에게 테스트 받고……
원태 아버지 : 그만큼 준비할 게 많았다는 거겠지.
박혜연 기자 : 사실 경기 준비 과정이 반응도 더 좋았다. 레이스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내용이 공감을 많이 받았던 것 아닐까?

 


원태 아버지 : 스파크가 첫 수동차였나?
박혜연 기자 : 아니, 첫 수동은 H사의 T모델이였는데 금방 사고가 나서 폐차했다. 그 동안 스파크를 네 대 경험했는데 수동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원태 아버지 : 네 대?
박혜연 기자 : 마티즈 2,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더 넥스트 스파크 C테크 LT 플러스, 지금의 더 넥스트 스파크 L 수동까지.
원태 아버지 : 이정도면 쉐보레 팬 아닌가?
박혜연 기자 : 어쩌다 보니 지엠 차들이 넘치긴 한다. 아버지가 뷰익 파크애비뉴, 어머니께서 매그너스를 타셨었고, 지금은 아베오 타신다.
원태 아버지 : 그럼 지금 타는 수동에 대해서는 이전에 면허 시험 본 게 전부였나? 그 전에는 어떤 교육도 받은 적이 없는?
박혜연 기자 : 전무했다. 브레이크를 잡고 서야 하는데, 초반인 시동이 꺼지는 게 무서워서 자꾸 클러치를 밟고 섰다. 심지어 내가 이렇게 운전하는 걸 보고서 선배기자도 별 코칭을 해주지 않더라. ‘관성운전 하는 거야?’라는 한마디였다.
원태 아버지 : 스파크만 한대 있으면 누구나 시합에 나갈 수 있나?
박혜연 기자 : 스파크를 경주차로 규정에 맞게 튜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속에서 하네스(Harness / 레이싱용 시트벨트)와 같은 부품들도 설치해야 하고 드라이버 개인 장비도 사야지. 기관에서 안전성을 인증받은 헬멧, 슈트, 슈즈, 글로브, 스프린트 경기에는 한스(Hans / 머리와 목을 받쳐주는 안전장비)도 필요하다. 한 번 사면 끝이 아니다. 돈은 계속 든다. 매년 드라이버 라이선스, 서킷 라이선스를 갱신해야하는 것부터, 차 유지관리 비용이 들어간다. 물론 경기 참가비도.
원태 아버지 : 팀을 꾸리지 않아도 되나?
박혜연 기자 : 동네 카센터에 맡겨도 된다. 심지어 유지관리도 선수가 직접 할 줄 알고 시간만 있으면 자가정비 해도 문제없다. 모르니까 문제지. 스파크는 독특해서 더 그런 것도 있다.
원태 아버지 : 독특하다니?
박혜연 기자 : 모든 레이스가 그렇긴 하지만 스파크는 더욱 미리 타본 사람의 경험이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 일례로 다른 클래스에서 1, 2위 하던 선수가 스파크를 타더니 17등, 18등 하더라. 심지어 포르테쿱 클래스에서 1등 하던 선수가 와서 예선경기를 치렀는데 나보다 기록이 좋지 않았다. 엄청 자존심 상해하더라.
원태 아버지 : 1년 타보니 어떤가?
박혜연 기자 : 너무 재미있다. 한두 달 안타면 우울해질 정도다. 
원태 아버지 : 도대체 왜 레이스를 한 건가? 기사 만들려고?
박혜연 기자 : 일 때문이라기보다는 난 원래 모터스포츠 레이스를 하는 게 아주 커다란 꿈이었다. 전 직장에서는 선수로 뛰지 않더라도 근처에라도 있고 싶어서 서킷 취재를 갔었다. 첫 번째 직장에서 수많은 불합리한 상황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경기장을 계속 보내줘서였고. 마지막에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는데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이 그런 서킷에서 얻는 에너지였던 것 같다. 단지 경차 스파크가 아니라 짜릿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스파크의 가치를 아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드라이빙 재미를 느끼고 싶다는 지금 서킷으로!

 

 

어떠셨나요? 스파크와 함께 2017년을 달려온 박혜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레이싱은 그들만의 세계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일반인들은 쉽게 참여하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박혜연 기자를 만나보니 레이싱의 문턱이 한결 낮아진 것 같습니다. 또한 경차라는 이유로 '스파크의 잠재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죠.

 

혹시 일상의 답답함을 날리고 싶거나, 도로 위가 아닌 트랙 위에서 드라이빙의 진정한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아마추어 레이싱에 도전해보시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 포스팅은 에디터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쉐보레 톡 블로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