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SRX 시승기 6편 - 주행성능 및 연비
안녕하세요, 더플린보이입니다.
오늘은 SRX의 주행성능 및 연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차를 받고 몇 일간은 주로 출, 퇴근 시간에 시내 운행을 하였으며, 후반에는 고속주행과 함께 한계 속도에도 도전해 보았습니다.
1. 캐딜락 SRX 엔진 살펴보기
SRX에는 2,994cc V형 6기통 DOHC VVT 직분사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엔진은 2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바 있는 GM의 3.6리터 직분사 엔진의 컴팩트 버젼으로, 최대출력은 265ps/7,000rpm이며 최대토크는 30.8kgm/5,600rpm입니다. 알페온의 3.0리터와 스펙이 거의 같죠.
처음 차에 올라보면 정숙함이 먼저 다가옵니다. 아이들링시 진동도 잘 억제되어 있어 시트 포지션이 높다는 것만 제외하면 고급 승용차에 타고 있는 딱 그 느낌입니다.
2. 캐딜락 SRX 주행성능
우선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마일드하게 가속해 보았습니다. 승차감도 역시 편안한 중대형 세단 같습니다.
시내 도로에서 2톤이 넘는 차체이지만 상당히 경쾌하게 움직여 줍니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도 무겁지 않아서 여성분들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세팅입니다.
뒤에서 살짝 들려오는 배기음도 꽤 괜찮습니다. 가볍지 않고 꽤 묵직한 배기음인데 사운드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쓴 것 같군요.
고속도로에 올라 좀 더 과감하게 스로틀을 열어보았습니다. 역시 가속감 보다는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중요시한 세팅입니다.
가속 성능만을 생각하면 초반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디젤엔진의 토크감이 조금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닙니다.
대신 타면 탈수록 6기통 가솔린의 부드러운 엔진 질감에 빠져들게 됩니다. 4,000km밖에 뛰지 않은 시승차인데 길이 잘 들어서 그런지 엔진 회전 질감이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3.6리터 엔진을 탑재한 CTS와 비교를 해 보자면 아무래도 CTS의 경우 출력에 차체 무게도 유리하기 때문에 좀 더 전투적(?)으로 드라이브할 수 있으나, 2톤이 넘는 SRX에 3.0리터 엔진의 조합 또한 일상적인 주행에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100km에서는 엔진회전수는 1,600rpm으로 상당히 낮습니다.
실내는 여전히 정숙함을 유지해주고 있으며, 스텔스기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라 공기역학이 좋아서 그런지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군요.
다른 GM 차들과 마찬가지 이지만 역시 고속 주행 안정감은 정말 훌륭합니다. 지금까지 타본 SUV 중 이렇게 고속에서 안정적인 건 처음 인것 같습니다.
140km까지는 언제든 여유롭게 가속할 수 있으며, 190km에서 퓨얼컷이 걸립니다. SUV에 이 속도가 별로 의미는 없겠지만요...
SRX의 장점 중 하나는 SUV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안정된 하체 세팅입니다. 덕분에 롤링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운전을 오래 해도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역시 이 때문입니다.
일반 SUV들은 반복되는 커브를 달려보면 예상대로 따라오지 않는 차체를 컨트롤 하느라 피곤해지기 마련인데, SRX는 원하는 대로 라인을 꽤 정확히 따라가 주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SRX에는 ZF사의 서보트로닉 스티어링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는데 스티어링 응답성이 꽤 민감한 편입니다. CTS와 비교를 해보면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운전 재미도 괜찮은 편이고, 동시에 여성분이 운전하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SRX가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이 탑재되었다는 것입니다.
쉐보레의 고성능 스포츠카 콜벳 부터 시작해 CTS-V, 그리고 최근 ATS에까지 적용된 이 시스템은 노면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댐퍼의 감쇄력을 조절해 주는 서스펜션 장치입니다. 매끄러운 6기통 가솔린 엔진과 어울려 더욱 매끄럽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게 합니다.
여기에 SRX의 4륜구동 시스템은 eLSD와도 잘 어울려 사계절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동력 배분을 이뤄내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3. 캐딜락 SRX 연비
SRX를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부담되는 것은 바로 연비였습니다.
2톤이 넘는 가솔린 SUV인데다가 4륜 구동까지 적용되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동손실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SRX의 공인연비는 구연비 기준으로 8.1km/L, 신연비 기준으로 7.6km/L입니다.
역시 수치상으로도 대형 세단에 맞먹는 연비이죠.
하지만 다행히 실 연비는 생각보다 잘 나오는 편입니다.
정체가 심하지 않은 시내 주행에서는 공인연비를 살짝 밑도는 수준인 평균 6km 내외, 고속주행시에는 10km 정도, 정속주행 시엔 12km 까지 가능했습니다. SRX의 경우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분들. 저와 같이 년간 만 킬로 미만의 주행패턴을 가진 분들에게는 크게 부담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매년 만 킬로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공인 연비가 10km인 세단과 비교해 얼마나 유지비가 더 드는지 계산해 봤습니다.
중형세단과 SRX가 연간 소비하는 유류량은 각각 1,000L와 1,315L이며, 휘발유 가격을 1,780원 기준으로 하여 계산해보니...., 유류비는 1,780,000원과 2,340,700원으로 56만원 차이가 납니다. 이 정도는 캐딜락 타면서 품위 유지비라 생각하면 크게 부담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가끔 과격한 드라이빙을 할 때면 3.6리터 엔진이 생각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SRX의 탄탄한 하체가 좀 아깝기 때문인 이유도 있고요. 하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활용성과 경제성을 생각하면 3.0리터 엔진이 부담 없이 운전하기 좋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RX는 SUV로써 실용 구간에서 괜찮은 종합적 운동성능을 보여주면서도 디젤 엔진을 탑재한 다른 차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정숙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SUV의 실용성에 4륜구동의 안전성을 필요로 하면서도 승용차와 같은 편안함을 원하시는 분,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희소성 있는 차를 원하시는 분들께 SRX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캐딜락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 중 첫 번째는 디젤 라인업의 부재와 부족한 A/S 네트워크 일 것입니다.
현재 국내 수입 자동차시장에서는 디젤 엔진이 강세를 이루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동해 앞바다에서 유전이 터지기 전까진 계속 될 것 입니다.
당분간은 캐딜락에 디젤엔진이 탑재될 계획이 없어 보이기에 ATS에 적용된 것과 같은 다운사이징 된 효율성 좋은 가솔린 터보 엔진이 다른 차종에도 확대 적용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으로서 Fun to Drive 측면에서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프리미엄카로서의 차별화된 승차감도 부각시켜 판매도 늘리고 A/S에 대한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엔 SRX의 편의사양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더플린보이였습니다. 안전운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