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공급처의 다변화에 대한 이야기
말리부 디젤이 성공적으로 론칭되면서 확인되는 핫 키워드는 ‘독일 엔진’과 ‘아이신 미션’이 아닐까 합니다. 조립의 마무리는 한국에서 하고 핵심부품을 포함한 다양한 파츠들은 국내외 다양한 협럭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정확한 표본이 바로 말리부 디젤인데요.
GM 뿐만 아니라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부품을 글로벌 소싱 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중국발 희토류 폭등사건. (아시겠지만 이게 정말 컸습니다. 10배 넘게 폭등한 소재도 있고요. -_-;;;) 그 이전 해에 있었던 금, 은, 동, 구리 등의 원자재 폭등사건 등 다양한 시장상황을 경험하면서 보다 더 값싸고 성능 좋은 부품을 위해 도입처가 세계 각지로 넓어졌지요. 그리고 이런 추세는 자동차 업체 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확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글로벌 소싱이 확대되면서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네, 부가비용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겁니다. 우선 부품이 국가간 혹은 대륙간 이동을 거치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운송비’가 증가했습니다. 해운업계도 치킨게임의 막바지라 운임이 많이 싸지긴 했지만, 어찌됐던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 건 분명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부품의 안전한 공수를 위해 비교적 튼튼한 포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항공운송의 경우에도 최소 일주일, 해상운송의 경우 한 달이 훌쩍 넘어가는 기간 동안 외부 충격으로부터 부품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는데요. 반납이 불가능한 일회용 포장이기 때문에 (아마 LPG 가스통을 통째로 사야 한다면, 가격도 비싸고 처리도 난감할 겁니다). 아무리 값싸게 하더라도 ‘어느 이상’의 일정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한 어떤 사유에서라도 물건이 나라를 건너게 되면 ‘통관’이라는 걸 해야 합니다. 네 여기서도 추가로 돈이 들어가죠.
문제 물건은 아닌지, 해당 국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사가 되고, 물건에 따라서는 ‘관세’라는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죠. 물건마다 다른데 보통 정액제가 아닌 가격의 몇 % 단위로 부과되기에 비쌀수록 비용이 늘어갑니다. 물론 자동차 부품이라고 해서 예외가 있을 순 없습니다. 관세도 내고, 게다가 통관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꽤 됩니다.
이 외 배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보험이라든지, 실제 손실 비용 등 부품공급처가 세계로 확대되면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들의 규모가 꽤 큰 편 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구매형태가 여전히 매력적인 비밀은 바로 구매단위에 있습니다. GM의 경우 다양한 차종에 공용 부품이 사용되는 사례가 많은데요. 개별단위로 구매하는 것 보다 묶어서 구매하게 되면 가격이 많이 싸지기 때문입니다.
연간 1-2만개를 사용할 분량을 각 GM 유닛별로 묶게 되면 10-20만대 아니 50-60만대까지 물량을 늘릴 수 있게 되는데. 이 물량이 바로 단가를 낮추는 원동력이 되는거지요. 같은 사과를 사더라도 소매상에서 사는 것 보다 도매상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한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결국 말리부 디젤과 같이 엔진과 변속기 전체를 해외에서 공급받더라도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을 유지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이를 원활하게 하는 유관 부서의 노력이 있기에 차량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매의 관점에서 바라본 글로벌소싱. 이상 위저드아이언이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