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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커피축제(2) - 왜 커피축제를 강릉에서 할까?

강릉커피축제 (2) - 커피랑 강릉이랑 무슨 관계지?

 

 

2013년 10월 3일(목)부터 10월 6일(일)까지 강릉에서는 강릉커피축제가 열려씁니다. 커피축제에 관한 내용은 이미 앞서 다룬 적이 있으니 아래 바로 가기를 참조하시기 바립니다. 

 

 

쉐보레 캡티바 후면부

 

여러분들은 강릉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강릉바다에서 찍은 캡티바가 생각납니다만 (ㅡ.ㅡ) 여러분은 동해바다, 대관령, 경포대, 정동진, 모래시계 그리고 센셋님이 소개하여 강릉 곳곳에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짬뽕! 이런 것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커피 원두가 자루에 담긴 모습

 

혹시 커피를 떠오르신 분이 있다면 왜 강릉과 커피의 연관성을 답하실 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더이상 강릉커피축제에 대한 이 글은 보지 않고 하산하셔도 됩니다. 모르신다면 강릉커피축제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과 강릉인보다 강릉의 매력에 빠진 서울대공원 출신 어른곰™이 풀어가는 이야기를 들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평 산나물 축제 모습

 ▲ 양평 산나물 축제 모습

 

우리나라 대부분의 먹거리 관련 축제는 그 지역의 특산물을 기반으로 실시합니다. 고추축제, 산천어축제, 오징어축제, 인삼축제 등 대부분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축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그럼 강릉에서는 커피가 재배될까요? 강릉에서도 커피나무를 키우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만 기후 탓에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를 하고 생산성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왜 강릉에서 커피축제를 하는 것일까요?

 

커피잔에 담긴 커피와 보헤미안 커피 명함이 나란히 놓여있는 모습

 

강릉커피축제의 1등 공신은 카페 보헤미안의 박이추 선생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커피라고는 인스턴트 커피밖에 모르던 시절에 자가로스팅이라는 방식을 도입한 커피 1세대 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이 분은 커피와 함께 전국 여러 곳을 이동하셨는데 1988년 서울 대학로에 카페 보헤미안을 처음 오픈하셨고 2000년에는 오대산으로, 1년 뒤엔 경포대로, 3년 뒤에는 현재 위치인 강릉 연곡면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카페 보헤미안의 박이추 선생

 


카페 보헤미안은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에스프레소 커피가 아닌 드립커피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두의 원산지와 물을 내리는 방식에 따라 맛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만큼 누가 만드느냐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천 해변에 자리 잡은 카페 보헤미안이 강릉을 커피의 도시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실제 박이추 선생님은 현재 많은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큰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커피 원두가 자루에 담긴 모습

 

보헤미안이 그 이름에서 갖는 뜻처럼 커피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곳이라면 강릉 커피를 좀 더 알린 곳은 커피공장이라 불리는 테라로사 입니다. 

 

카페 테라로사

 

카페 테라로사의 위치는 강릉 바닷가도 아니고 시내도 아닌 아주 한적한 곳에 있습니다. 한적한 구절면 이라는 외곽지역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면 커피공장이라는 이름답게 커다란 로스팅 기계가 있고 커피가 포대에 담겨져 있습니다.

 

카페 테라로사 포레스트점

 

외곽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시내에 분점도 생기게 되면서 강릉에 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씩 들리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주말에는 한두 시간 기다려야 하는 건 예사로운 일이 되었습니다.


사진은  테라로사 포레스트 점입니다. 소나무 숲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나무들을 베어버리지 않고 나무 사이로 데크를 만들어 마치 숲과 카페가 한몸이 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가릉 카페 커피쿠페

 

그리고 세 번째 공신은 커피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커피쿠페라는 곳입니다. 제 생각에 이곳은 커피를 체험하게 해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곳입니다. 커피쿠페 여러 지점 중 왕산면에 있는 매장은 강릉에서도 비교적 온도가 낮은 대관령 기슭에 위치하면서도 비닐하우스에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로스팅을 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세 곳의 카페를 기점으로 하여 강릉이 커피의 고장이 되었고 강릉커피축제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세 곳의 카페는 본점을 기반으로 하여 바닷가, 숲 속 또는 시내에 분점을 내고 각 카페만의 비법을 공유함으로써 커피 문화를 강릉 곳곳에 자리 잡게 하였습니다.

 

한복을 입은 여자가 차를 따르는 모습

 

또 다른 요소는 없을까요? 커피를 만드는데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 바로 물입니다. 강릉은 이미 커피 이전에 차(茶) 유명한 지역이었습니다. 차에 대한 유적지도 곳곳에 있고 허균, 허난설헌 생가터 같은 곳에서는 야외에서 차를 만들어 시음하는 행사도 개최합니다. 다른 곳과 다르게 더 맑고 맛있는 물을 기반으로 한 차 문화가 현대에 와서 커피문화로 바뀐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해안도로를 달리는 쉐보레 말리부

 

다른 요소를 또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곳이 자동차 블로그인 만큼 자동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원래 강릉에서도 커피거리라고 불리는 안목해변은 카페가 많아서가 아니라 커피 자판기가 많아서였습니다.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바닷가를 보고 주차를 하면 커피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딱 들기 때문이죠. 

 

대관령 옛길 앞에 주차된 스파크

 

그리고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 대관령 꼭대기에 주차를 하고 강릉 시내의 야경과 함께 하는 커피 한잔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아마 이곳에도 예전에는 커피 자판기가 있지 않았을까요?

 

카페 전경

 

하지만 무엇보다 빌딩숲이 아닌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곳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욱 커피를 맛있게 느껴지게 하는 것이겠지요. 강릉커피축제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풍경도 맛이다"


지금까지 강릉커피축제의 유래에 대해 커피축제 홈페이지의 내용과 카페가 늘어나는 강릉의 모습을 지켜본 제 사견을 블랜딩하여 풀어 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강릉의 카페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홍대 앞에서 카페 경영에 실패하고 믹스커피를 물처럼 마시며 엔진을 조립하는 어른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