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EV와 짜릿한 나들이, 스파크EV 랑 어디까지 갔니?
전기차가 개발된 지도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주변에 전기차를 타봤다는 사람은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저도 제대로 타본 적은 없었죠. 전기차가 개발 초기 단계에는 전기차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브랜드에서 전기차를 출시했고, 모터쇼가 아닌 대한민국의 공공도로에서도 심심찮게 전기차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기차가 미래 기술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도 익숙한 자동차가 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이겠죠. 그러던 중에 기회가 되어 지난 12월에 전기차 시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 익숙한 너의 모습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기차를 처음 만난 건 서울서비스센터. 정비소 2층에서 충전되고 있는 스파크EV 를 처음 만납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이전 모델의 스파크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 새롭다 이런 느낌은 없습니다. 그러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처럼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원래 알던 모습보다 예쁩니다. 사실 스파크EV 는 2012년에 LA오토쇼에서 처음 공개 되었던 모델입니다. 그리고 국내에는 2013년말에 보급되기 시작했죠.
차를 둘러봤으니, 이제 어서 타봐야겠죠? 운전석에 올라타 봅니다.
연료가 가득…아니 배터리가 100% 정도 충전되어 있네요. 주행 가능 거리는 117km 를 나타내고 있는데, 제원에 나와 있는 128km 이랑은 차이가 나는 걸 보니 100% 완충 상태는 아닌가 봅니다. 클러스터가 시원하게 다양한 정보를 보여줍니다. 현재 배터리 수준과 주행가능 거리, 일반적인 주행정보와 번개 모양의 그림도 보이네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일단 첫인상은 맘에 듭니다. 앙증맞은 모습에 세련된 클러스터가 환하게 반겨주니까 좋네요. 이제 정말 출발합니다. 조심스럽게 센터를 빠져 나와서 처음으로 공공도로에 스파크EV를 올려놓습니다. 엑셀을 밟아도 엔진 소리가 나지 않으니 어색하긴 하네요.
방지턱을 만나 엑셀에서 발을 떼어서 속도를 줄여봅니다. 근데… 뭐랄까? 일반차량과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브레이크 살짝 걸리는 느낌인데요. 동행했던 담당자분에게 물어보니, 회생 제동 시스템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생 제동이란 말 그대로 제동을 하면서 전기를 다시 회생하는 것으로 차량이 가속하지 않을 때 바퀴 회전력을 이용해서 충전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회생 제동 시스템이 충전을 하면 클러스터에 번개 모양이 초록색으로 활성화됩니다. 변속기의 L 모드를 사용하면 더 많은 충전을 한다고 합니다. 직접 해보니 그만큼 더 반력이 늘어난 느낌이 듭니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D 모드에서는 금방 적응이 되더군요. L 모드는 익숙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클러스터에 충전되는 양이 표시되니까 한편으로는 충전욕심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오늘의 목적지는 덕평휴게소로 서울서비스센터에서 편도로 70km 정도 되며,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덕평휴게소로 떠나기 전에 도심에 있는 충전기를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차종(단자)별로 충전할 수 있으며, 스파크EV 에 맞는 단자를 꺼내어 충전을 합니다. 멀리 오지 않았기 때문에 10분 정도 충전을 하니 출발했을 때와 비슷한 주행가능거리가 표시됩니다.
위의 링크를 이용하시면 PC 나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충전소 위치와 현재 충전 상황을 알 수 있다니, 꽤 유용해 보입니다. 휴게소로 가는 길은 토요일 아침이라 꽤 차량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의 계획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신갈에서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생각이었으나, 실시간 교통 정보로 탐색해 보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좀 더 빠른 길이라고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휴게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인천 방향이 아닌 강릉 방향으로 진입을 딱! 해버리고 만 거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블로그에 올릴 에피소드가 생겼다며 저 자신을 위로했지만, 전기차를 처음 타 본 저로서는 바짝 긴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천IC 를 빠져나와서 유턴을 기다리며 주행가능거리를 보니, 33km 가 남아 있습니다. 덕평휴게소까지는 10km 남짓 남은 상황. 그러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차내에 모든 전자장비를 off 합니다. 물론 히터도 껐습니다.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차의 히터는 훨씬 전력사용이 많습니다.
극적인 도착! 충전소를 이용해 보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항상 첫 경험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착하고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6km. 좀 더 운행이 가능하지만 다음 충전소가 있는 장소까지는 부족해 보이네요. 처음 계획했던 대로 적당한 목적지를 잘 찾은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에 길을 헤매지 않았다면 30km 이상 주행가능거리가 남아 있었겠지만요.
이제 충전도 하고 잠시 휴식도 취합니다. 충전을 시작하고, 잠시 커피를 사러 갔다 온 사이, 몇 사람이 충전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네요. 아마도 전기차가 충전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던지 생각보다 많은 질문을 하시더군요.
20여분이 지나니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근데 차량의 클러스터를 보니 80% 정도만 충전이 된 거 아니겠습니까? 동행하신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배터리 보호를 위해 80%까지 급속충전을 그 이후로는 완속 충전이 된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한 번 더 충전을 시작합니다. 다시 충전을 시작하고 5분 정도 지나니 93%에서 충전완료 창이 뜨고 충전을 완료합니다. 어떤 원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충전을 마칩니다. 이제 다시 서울로 출발합니다. 생각보다 길 거라 생각했던 충전시간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여유 가질 정도면 완료되니까 기다릴만 했던 거 같네요.
전기차? 너만의 매력
그 사이 교통상황도 변화했는지 도착지까지의 거리가 70km 정도로 올 때와는 다른 경로가 탐색이 됩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가는 토요일의 고속도로는 정체와 지체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전기차의 장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배터리가 조금씩 충전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아주 작은 양이더군요) 어릴때 손잡이를 돌리면 전구에 불이 들어 오던 손전등을 가지고 놀면서 더 밝고 더 빠르게 빛이 나오게 하려고 했던 그 순간처럼 D 모드와 L 모드를 사용하며 충전량을 확인하면서 지루한 운전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약간은 변태(?)스러운 행동도 하게 되더군요. 기존의 내연기관의 차를 탈 때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운전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충전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갈 때보다 배가 더 걸려서 돌아온 서울서비스센터. 주행거리는 44km 가 남았고, 덕평휴게소부터 71km 정도 운행했습니다.
이제 시작된 전기차와의 썸
짧은 시승이었지만, 전기자동차를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었던 거 같습니다. 전기자동차는 아직 내연기관 자동차들에 비해 시장 점유율과 고객 인지도면에서 열세에 있습니다. 도로에 나서면 10분이 멀다하고 주유소를 마주칠 수 있지만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보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고요. 하지만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이제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모델과 가격으로 전기자동차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도 이내 도로 곳곳에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속에 전기자동차를 운전하며 다닐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