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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스파크

더 넥스트 스파크의 레이싱 이야기 Part. 3 - KIC1000

더 넥스트 스파크의 레이싱 이야기 Part. 3


안녕하세요? 포이동슈마허입니다. 저번 Part 2 에서는 더 넥스트 스파크가 서킷을 위한 세팅을 마쳤지요. 오늘은 드디어! KIC1000 그 첫 번째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 합니다.



지난 이야기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후원사의 지원으로 새로운 브레이크 패드도 장착하고, 엔진오일도 교환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추가로 튜닝하기 보다는 서킷에서 차량 주행을 해 보고 필요에 따라 하나씩 세팅해 볼 예정입니다. 




달릴 준비를 마친 더 넥스트 스파크

 

경기를 준비하던 중에 지인이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튜닝하면 자동차가 더 좋아지는 거냐고요. 어떤 부분에서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죠. 왜냐하면, 튜닝이라는 영역이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므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이미 더 넥스트 스파크는 개발 단계에서 수많은 엔지니어가 모여서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조건으로 설계되어 제작된 것이니 어설픈 튜닝보다는 순정의 자동차가 완성도 측면에서 훨씬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분별한 튜닝은 오히려 자동차를 충분히 이해 못한 채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 아직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것저것 바꾼다고 무조건 자동차 성능이 좋아진다고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를 위해 더 넥스트 스파크를 튜닝하는 것은 안전 측면이 가장 최우선이고, 퍼포먼스 영역에 대한 튜닝은 경기를 치르면서 하나씩 변경해 볼 예정입니다. 이미 순정 차량이 가지고 있는 완성도가 있으므로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방향으로 차량에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6점식 벨트와 롤케이지. 안전하게 빨리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 드디어 영암에 입성하다


KIC1000 는 6월 5일 첫 번째 경기가 있었습니다. 경기 전날 연습 주행이 있었기에 금요일에 퇴근 후 불금을 뒤로 하고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기상하여 오랜만에 새벽의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려 봅니다. 새벽 운전과 버킷 시트에 몸을 맞춘 채로 달리다 보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졸음이 병이었다니... 치료는 휴식이라니 잠시 쉬어갑니다. 언제나 안전운전! 



잠시 졸음쉼터에서 바람도 쐬고 스트레칭도 하니 훨씬 몸이 가뿐해지네요. 레이싱이라는 꿈을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프로젝트이다보니 피곤해도 즐거움이 크기에 힘을 내고 아침에 있을 서킷 라이센스 교육을 위해 다시 발길을 재촉해 봅니다. 10시부터 시작된 안전교육은 서킷의 소개와 유의사항, 깃발의 용도 등으로 이어집니다. 안전교육이라서 역시 사고 영상을 많이 보여주네요. 순간의 욕심이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서킷에서의 안전교육은 너무나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아무래도 속도 경쟁을 하는 스포츠이다 보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입니다. 안전하면 너무나도 매력적인 스포츠니까요.




실내에서 하는 이론교육이 끝나고 실제 서킷에서 주행을 통해 서킷을 익히고 각 깃발이 나타내는 지시에 따라 주행에 임해 봅니다. 15분 정도의 주행을 별 무리 없이 끝냈으니 이제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연습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실감이 좀 나면서 긴장이 되는군요.



꿈의 실현! 하지만...


경주용 차량에는 협찬사와 후원사의 홍보용 데칼을 붙입니다.


오후가 되자 소나기처럼 간간히 내리던 비가 계속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서킷을 달린다는 기분에 들떠서 말이죠.




다른 클래스의 연습이 끝나고 KIC1000 연습주행 시간이 되었습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다른 자동차의 대열과 함께 합니다.





첫 번째 연습주행은 별 탈 없이 마칩니다. 하지만 두 번째 연습주행에서 상상은 했지만, 안 일어났으면 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코너를 돌던 중 후미 차량이 다가왔고, 순간의 욕심으로 속도를 더 높이게 됩니다. 갑자기 높인 속도와 비가 내리는 서킷 때문에 제 더 넥스트 스파크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때 순간적으로 속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게 되었고, 차량 하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가벼워진 후미가 방향을 잃고 차량이 돌게 됩니다. 한 바퀴를 돌고 버지(Verge) 빠지면서 가까스로 속도를 줄였지만, 가드레일에 조수석 쪽 범퍼를 충돌하게 되었지요. 


* 여기서 잠깐!

언더스티어란? 운전자가 의도한 것보다 회전량이 크게 차량에 작용하여 목표한 방향보다 바깥으로 차량이 벗어나는 현상. 정상원 선회하는 차량이 속도를 높였을 때 앞바퀴의 모먼트가 커지면 속도증가와 함께 선회 반경이 커지며 정상원 선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스티어링 타각을 더 꺾어야 할 필요가 있다. 


차량이 심한 충격을 받지 않아 차량 주행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첫 연습주행에서 쓰라린 추억을 하나 남겼습니다. 아마도 이 포스트가 심심하게 보이지 말라는 누군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라도 마음의 위로를 건네봅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 거짓말처럼 비도 그치고 하늘에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살짝 얄밉기도 하지만, 이쁘기도 한 그런 광경이었습니다.



드디어 첫 경기! 어제의 기억을 지워라



불의의 사고가 있었지만, KIC1000 1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연습주행때와는 다르게 하늘도 맑습니다.  KIC1000은 KIC-CUP 중 하나의 경기이기 때문에, 다른 클래스와 함께 꽤 긴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아침에 브리핑을 끝내고, 오전에 예선전을 치릅니다. 그리고 오후 일정의 마지막에 KIC1000 결승이 진행됩니다.




오늘 경기는 KIC의 상설코스에서 진행되며 총 길이 3.035 km의 코스로 총 10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죠.




예선은 10분의 주행을 통해 가장 짧은 랩타임으로 순위를 매겨 결승전의 출발 순서를 정합니다. 예선 결과, 1분 57초 928의 성적을 냈습니다. 예선 1위를 한 선수가 1분 46초 931이니, 꽤 차이가 나네요. 어제의 사고 탓인지, 예선전을 치르는 10분간의 시간 동안 공격적이면서 차분한 주행을 해야 했는데 심리적인 부분에서 조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뭐... 물론 아직 경험 미숙과 실력 부족이라는 것도 한몫했겠지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결승 그리드의 마지막에서 결승을 치러야 합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에 갔다가 위의 문구가 식당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당시에 사진을 찍지 못하여 돌아온 이후에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한 번 더 문구를 마음에 새겨 봅니다. 어제의 실수가 있었지만, 후회하고 자책하기 보다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는 편이 훨씬 저한테 도움이 될 거라고 다짐하니 한결 마음이 편하더군요. 우연이었지만 이 자리를 빌려 식당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봅니다.




머리도 식힐 겸 다른 클래스의 경기를 관전하며 코스에 대한 생각도 정리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저의 순서가 다가왔습니다. 더 넥스트 스파크에 올라타고 깊은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과 머리를 비워 봅니다. 오히려 결승전이다 보니 마음이 편합니다. 




포메이션랩을 돌고 출발 그리드에 정렬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수없이도 그렸던 광경이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니 엄청 긴장되더군요.




출발선의 적색 램프가 모두 켜지고 드디어 출발합니다. 스타트가 조금 늦은 걸까요? 바로 뒤의 선수가 제 앞으로 치고 나옵니다. 나중에 보니 예선성적이 상위권에 있던 선수였는데 어떤 이유로 맨 뒤에서 출발했더군요. 역시 실력 차이가 나는 거 같습니다. KIC1000은 입문 레이스이긴 하지만, 서킷 경험이 있는 아마추어들도 많더군요. 저도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 될 거 같습니다.



대표이미지


순위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합니다. 지금의 경험이 다음 경기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 글을 쓰면서 사진을 다시 보니, 벌써 서킷에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떤 드라이버가 서킷에 오면 '이걸 내가 왜 하면서 이 고생을 하나?'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집에 가면 '아! 빨리 다음 경기했으면 좋겠다'라고 했었는데 저도 그런 거 같습니다.




10바퀴의 랩을 무사히 완주하고 체커기를 받습니다. 예선보다 3초 정도 베스트랩을 줄였으니 이틀 동안 조금 성장한 걸까요? 모든 게 낯설고 어설펐던 데뷔 무대를 큰 사고 없이 잘 끝내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백반집의 액자에 써 있던 문구처럼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남은 경기를 위한 초석이 되겠지요.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


약간의 사고가 있기는 했지만, 더 넥스트 스파크와의 첫 경기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잠시 쉬고 7월 초에 있을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개인 비용으로 차 튜닝과 대회에 관한 모든 정보를 직접 찾는 등 혼자 경기를 준비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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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준비를 하면서 위에 잠시 언급했던 브레이크 업체(KIC1000 공식 후원 업체)로부터 브레이크 패드도 지원받고, 서킷에 경기 보러 갔다가 알게 된 지인(강영식, 김봉춘님 외 여러분 Thanks to... )한테도 물심양면으로 크고 작은 지원과 도움을 받아서 첫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꿈을 실현하는데 어찌 보면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더욱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차량 관리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만 하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앞으로 할 경험들이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KIC1000 2전에서는 더 좋은 성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언제나 안전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