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색을 바꿀 정도로 기승을 부리던 미세 먼지가 한 풀 꺾이고 흔치 않게 청명한 하늘이 보이던 그 날,
제비꽃같이 아름다운 그 OOO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OOO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우리를 끌어 당긴다. (feat. 도깨비)
우리를 끌어 당기는 그것의 정체, 다름 아닌 '화천 산천어 축제'입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미국 CNN에서 겨울의 7대 불가사의 중 여섯 번째로 소개한 이력이 있는데요. 그만큼 매력이 있는 축제인지라 저는 매 년 습관처럼 화천 산천어 축제를 찾곤 합니다.
그리고 올해 또한 도깨비에 홀린 것처럼 습관적으로 짐을 싸서 화천으로 떠날 채비를 하게 되었지요.
처음 산천어 축제를 방문하던 당시에는 어마무시한 양의 짐을 꾸리다가 차츰 간단하게 짐을 싸는 노하우가 생겼는데요. 두 아드님들(이라 쓰고 갑님들이라 읽는) 덕분에 다시 짐의 양이 늘어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화천 산천어 축제를 방문하기 위한 준비물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화천 산천어 축제 준비물
: 방한복 / 부츠 / 담요 / 핫팩 / 낚시대 / 빙판용 신발 체인 / 의자 / 비닐장갑(물고기를 잡으려면 필수) / 장갑 / 모자 / 워머 / 립밤 / 페이스밤 / 물 / 간단한 간식 / 물티슈 / 비상용 아이들 옷과 신발 (가끔 얼음 구멍에 아이들 발이 빠져서 젖을 수 있음)
패밀리카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 중인 올란도군에게 짐을 싣고 화천에 당도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인천에서 오전 7시에 출발, 오전 9시 반에 축제 장소에 도착을 했는데요. 이른 시각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가득 차있는 장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화천읍 전체가 축제 장소이기 때문에, 주차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주차가 가능하다는 사실!
제 경우에는 축제 행사 장소에서 가까운 화천 한국국토정보공사 건너 편에 주차를 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연락처 메모를 남겨 놓는 것은 필수 매너!)
화천 산천어 축제는 온라인으로 티켓 예매를 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저처럼 티켓 예매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현장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매표소 티켓 구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사실. 행사장 곳곳에 인파가 가득한 것을 보면 예감하실 수 있겠지만, 현장 매표소 앞에 도착한 저희는 엄청난 대기열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지요. 매년 축제 마지막 날을 찾았기에 이 정도 대기열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축제 첫 날에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참고하셔야 하겠습니다.
30분 정도를 기다린 끝에 받은 대기표입니다. 1,622번이라는 숫자가 찍힌 이 대기표를 받아 들었을 때, 400번대의 입장 순서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네요. 여러분, 화천 산천어 축제 첫 날 방문을 하시려면 예매는 필수입니다. (눈물이..)
어느 덧 시간은 11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현실과 타협한 저희는 먼저 점심을 먹은 후, 천천히 낚시를 즐기기로 합니다. 1터널을 지나면 '종합 식당'을 만나게 되는데요. 넓은 공간과 함께 여러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멀리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
식사 이 후에는 소화 운동 겸 빙판 썰매를 타기로 합니다. 현대식 썰매가 아닌 전통 썰매이기에 아이들이 더욱 신기해하는데요.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일단 아이들이 빙판에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물론 어른들도 잘 넘어지지만..) 미리 준비해 온 체인을 신발에 장착해주기만 하면 신나는 썰매 타임 시작!
썰매까지 한참 즐기고 나면 드디어 기다리던 입장 가능 시간! 대기표를 들고 입장권을 구입하여 산천어 낚시를 즐길 채비를 합니다. 참고로 입장권을 구입하면 이렇게 화천에서 사용 가능한 농특산물 교환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태공 모드에 돌입합니다. 물고기를 꼭 잡고 싶다던 두 갑님께서 자못 진지하게 입질을 기다리고 계시네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썰매를 너무 열심히 탄 나머지 낚시를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이렇게 빙판 위에서 숙면을 취하십니다.
갑님들의 소원 성취를 위해 낚시대를 이어 받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연신 낚시줄을 들었다놨다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네요. 매년 20마리는 기본으로 낚아 주위 사람들에게도 온정을 베풀며 베테랑임을 자부했는데, 이번에는 코앞에서 놓친 것만 세 번이나 되네요.
그 와중에도 주위의 가족들은 신나게 산천어를 낚고 있습니다. 이대로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요. 다행히도 물고기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두 마리씩 나눠주는 주최 측의 배려! 우리 갑님들, 아드님들의 실망스러운 표정을 보지 않게 되어 다행스럽습니다.
낚시터에서 잡은(이라 쓰고 받은 이라 읽는) 물고기들을 들고 낚시터를 빠져 나옵니다. 이 물고기들은 낚시터 밖에서 각각 회와 구이로 먹을 수 있는데요. 구이와 회를 기다리며 잠시 불꽃놀이를 즐기는 신선놀음에 빠져듭니다. 갑님들도 만족스러워하시네요.
이윽고 등장한 산천어 구이와 산천어 회! 맛과 향을 직접 전달할 수 없어 아쉽고, '최고'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어 아쉽네요. 갑님들께는 음료를 안겨드리고, 저희 부부는 이슬님을 곁들여 식사를 즐깁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올해는 화천 펜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야간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네요.
근처 볼거리로는 '선등 거리'가 있습니다. 다채로운 색깔의 등이 빛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곳은 인증샷 촬영 장소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갑님들이 강력하게 원하시며 노래를 부르던 그 곳 '얼음 조각 광장',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입니다! 다양한 얼음 조각들과 조명들이 어우러져 신비함을 전하는 이 곳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곳도 입장권을 구입하면 숙박/주유/식당 등 화천에서 사용 가능한 3천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답니다. 저는 이 상품권을 이용해서 D사의 커피 구입에 사용했지요. ^^
매년 느끼지만 화천 산천어 축제는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축제에 속합니다. 먹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편의 시설들까지 어느 하나 빈틈 없이 완벽하게 준비를 해놓았기에, 축제 이용객으로 하여금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지요. 아마 한 번 방문해보시면 왜 저희 가족이 매 년 화천을 찾는 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고온 현상으로 인해 얼음이 많이 얼지 않아 축제 일정도 연기되고, 당초 일정에 맞춰 찾아온 외국인들을 위한 대책으로 수상 낚시터도 마련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곳 또한 얼음 낚시에 버금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얼마 남지 않은 화천 산천어 축제, 여러분도 지금 바로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우리 가족의 든든한 패밀리카 쉐보레 올란도와 함께 한 2017 화천 산천어 축제! 여러분께도 유익한 여행 정보로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산 넘고 물 건너 어딜 가더라도 든든한 올란도와 함께하는 알찬 여행기, 다음에는 더욱 알찬 정보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